2024.05.03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은행

[기자수첩] 승진에 눈먼 은행직원들, 아무도 처벌받지 않았다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은행 직원들이 고객 인터넷·모바일뱅킹 비밀번호를 4만 건이나 무단 변경하는 사건이 있었다. 바로 2년 전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일이다.

 

당시 우리은행 직원 수백 명은 1년 이상 거래가 없는 인터넷 모바일뱅킹 휴면 계좌들을 찾아냈고, 임의로 비밀번호를 바꿨다.

 

이들의 목적은 ‘승진’이었다. 인사고과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성과지표(KPI) 점수에 비활동성 계좌의 활성화 실적이 들어가자 가짜 실적을 만들기 위해 고객 비밀번호에 손을 댔다.

 

법적 문제는 없을까. 비밀번호와 같은 고객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무단 변경할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사안으로 묶일 가능성이 존재한다.

 

근거는 다음과 같다. 개인정보보호법 제 19조에 따르면 개인정보를 제공 받은 자는 이를 목적 이외 용도로 이용할 수 없고, 전자금융거래법 제 26조에 따르면 이용자의 동의를 얻지 않고 이용자의 인적사항을 타인에게 누설하거나 업무상 목적 외에 사용할 수 없게 제한한다.

 

만약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확정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되고,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의 경우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사안이 중대했지만, 자기도 모르는 사이 임의로 비밀번호가 변경된 고객들은 해당 사실과 관련된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했다. 다만 앱을 통해 공식적으로 관련 사실이 통보됐다.

 

사건에 직접 관여한 직원들에게는 아무런 징계 조치도 내려지지 않았다. 고객이 실제 금전적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관리감독 책임이있는 은행과 임원들도 중징계를 피해갔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판결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관련, 지난 16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열리면서 제대로 된 징계나 개선안이 나오리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이날 확정된 내용은 과태료 60억 처분과 임직원 ‘주의’에 그쳤다.

 

결국 고객 인터넷·모바일뱅킹 비밀번호를 4만여 건이나 무단 변경한 은행 직원 중 누구도 징계받지 않은 셈이다.

 

금감원의 과태료 처분이 ‘솜방망이 처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며, 면피성 미봉책이라는 비판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은행 직원 개인의 실적 올리기로 고객 신뢰는 속절없이 녹아내렸다.

 

최근 각종 금융 사건·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여느 때보다 금융사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낮은 상황이다.

 

‘안티프레질’이라는 개념이 있다. 위험한 변수가 생길 때 더 단단해지는 현상을 말하는 것인데 결국 가지치기를 해야 나무가 더 튼튼하게 성장하는 법이다.

 

잘못된 행태나 관행이 확인되면, 적절한 대책 마련과 처분이라는 ‘가지치기’로 문제를 그 즉시 바로 잡는 것이 최우선이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배너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칼럼] 관치금융의 덫에 걸린 농협금융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국장) 최근 농협금융지주와 대주주인 농협중앙회가 NH투자증권 사장 인선을 놓고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여기에 금감원까지 가세하면서 관치금융에 대한 논란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의 연임 도전과 관련이 있다. 정 전 사장은 옵티머스 펀드 사태를 일으켜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장본인이다. 여기에다, 폐쇄적인 조직운영, 개인 사법리스크 등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6년간 장기 집권에 성공한 저력을 보였다. 그러나 증권사태가 범농협 차원의 규제 리스크로 확산되는 가운데 정영채 전 사장이 4연임에 도전하자, 대주주인 농협중앙회가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쟁점을 살펴보면, 농협중앙회는 이번에는 농협 출신 인사를 추천해 NH투자증권의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반면,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자본시장 전문가를 앉혀야 한다고 반발하면서 농협중앙회와 마찰이 일어난 것이다. 전문성이 중요하다는 이석준 지주회장의 말도 일리가 있고, 범농협 차원의 리스크관리가 중요하다는 대주주의 판단도 일리가 있다. 참고로,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지주 지분 100%를 소유한 1인 최대 주주다. 문제는
[인터뷰] 4선 관록의 진선미 의원 “3高 시대, 민생·국익중심 경제정책 전환 시급”
(조세금융신문=이상현 기자) “현재 고물가와 고환율, 고금리 상황을 국내 변수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모든 측면에서 국제 경제 상황과 닿아 있는 문제이며, 따라서 철저하게 국익을 위한 외교・통상・안보 정책을 꾀하지 않으면, 우리 국민들이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그 결실을 향유할 수 없습니다.” 지난 4월10일 제 22대 총선거에서 당선돼 4선 국회의원이 된 ‘경제통’ 진선미 의원이 22일 <조세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총선이 끝나자 정부의 가스요금 인상 움직임을 비롯하여 시장의 생필품과 식품 등 주요 소비재들이 줄줄이 가격인상을 예고하고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4선 의원이 된 진선미 의원은 제21대 국회에서 하반기 기획재정위원으로 활동했다. 조세와 금융, 환율 등 국가 재정정책과 금융정책 전반에 대한 시의적절한 문제제기와 해법을 제시, 소속된 더불어민주당에서 국정감사 우수 국회의원으로 선정됐다. 뿐만아니라 국회 예산정책처와 국회 입법조사처 등 국회의 양대 싱크탱크가 선정한 의정활동 우수의원으로 뽑히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국정감사 기간 중 개최된 국회 예산정책처 설립 20주년 행사에서 정책활동 우수 국회의원으로 선정돼 상을 받는 자리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