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인) “절벽 앞에 선 한국경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현재의 우리 경제상황을 함축한 표현이다. 마이크 허너키씨가 집필한 ‘도전하지 않으면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라는 책에 “결심이 굳으면 바위를 뚫는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여기에는 “도전해야만 답을 찾을 수 있다”는 저자의 강력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요즘 언론에는 우리가 처해있는 암울한 현실을 반영한 신조어 ‘인구절벽, 고용절벽, 생산절벽, 수출절벽, 금리절벽’이란 단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산되고 있다. ‘절벽’이란 단어는 매우 가파르고 위험한 낭떠러지를 표현할 때 쓴다. 그만큼 우리 경제상황이 ‘일촉즉발’의 위기에 처해있다는 얘기다. 국내 기업들이 내년 경기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다보고 투자축소에 나서자 은행들도 대출처 찾기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경기침체를 우려하여 투자를 중단하거나 축소하면서 이미 기업대출 수요가 실종된 상태다. 한국은행은 늪에 빠진 한국경제를 살리기 위해 올해 두 번이나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 수준인 1.25%까지 내려앉았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라는 극약 처방에도 국내경기는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둔화의 골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인) 우리 속담에 “독도 잘 쓰면 약이 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의사의 처방이 중요하단 예기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린 연구논문에 따르면, 육식 동물인 호랑이나 사자도 자신의 몸에 기생하는 기생충을 죽이기 위해 독이 있는 식물을 주기적으로 먹었다고 한다. 이러한 행동은 그들이 수백 년 동안 실패를 거듭하면서 터득한 동의보감과도 같은 귀한 지혜로 생각된다. 또한 현재까지 건강하게 종족을 번식시킬 수 있었던 것도 이처럼 훌륭한 처방전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국세청은 지난 6월 3일 주류시장의 불법 리베이트(판매장려금) 근절을 위해 '주류 거래질서 확립에 관한 명령 위임 고시'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밝혔다. 입법 예고된 개정안은 오는 20일 까지 각계의 의견 수렴을 거친 후 다음 달 1일 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국세청 고시에는 '주류 거래와 관련해 형식 또는 명칭이나 명목 여하에 불구하고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받아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명확히 했다. 즉,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주류 제조·수입업자뿐만 아니라 이를 받아들이는 도소매업자도 함께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번에 강력한 제재 수단인 일명 ‘쌍벌제’를 시행해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인) 정부가 국민연금을 기존보다 더 많이 오랫동안 내고 늦게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국민은 개탄스러워하며 한숨을 쏟아내고 있다. 국민연금을 빛 좋은 개살구로 만든 정부가 모든 책임을 국민에게 뒤집어씌우려 하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제4차 국민연금 재정계산 결과가 발표됐다.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이하 제도위)는 현재 635조원인 국민연금 기금이 2041년 1778조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급격히 감소해 2057년이면 완전히 소진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재정계산은 향후 70년간 장기재정수지를 전망하고 재정상태를 미리 진단해 제도와 기금운용 전반에 대한 정책을 선제적으로 수립하려는 취지에서 2003년부터 5년마다 이뤄지고 있다. 올해가 그 4번째로 70년 뒤인 2088년에 맞춰 개선방안을 만든 것이다. 이날 제도위가 발표한 정책 개선방안은 권고안일 뿐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첩첩산중이다. 국민의 동의는 물론 사회적 합의까지 얻어내야 할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개정안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도배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안이 아니다”며 “국민 동의 없는 국민연금 개편은 없다”고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제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인) 대한항공 직원들이 ‘벤데타’ 가면을 쓰고 조양호 회장 일가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벤데타는 이탈리아 사투리로 복수(復讐)를 뜻한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평범한 복수가 아닌 피의 복수, 앙갚음이라는 의미로 통용되기도 한다. 벤데타 가면은 영화나 연극 등에 자주 등장한다. 가족이나 가문 그리고 조직의 명예를 위해 목숨을 바쳐 상대를 응징하는 ‘피의 복수’를 할 때 벤데타 가면을 사용한다. 이 가면은 16세기 영국인 가이 포크스(Guy Fawkes)를 기리기 위해 고안됐다. 가이 포크스는 부패 척결을 위해 ‘화약음모사건’에서 폭파를 담당했던 영웅적인 인물이다. 오늘날 가이 포크스는 권력의 부패에 대항한 우리나라의 의인 ‘홍길동’과 같은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왜 직원들이 가면을 쓰고 ‘조양호 회장 일가 퇴진’ 촛불집회를 시작했을까? 아마도 조 회장 일가의 탈세와 갑질을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직원들이 들고 일어난 것으로 보여진다. 비록 사측의 현장 체증을 우려해 가면을 썼지만 그들이 든 팻말과 구호에서 회사를 생각하는 간절한 염원을 엿볼 수 있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던진 ‘물컵’ 하나가 무소불위(無所不爲)의 대한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인) 지난 해 대통령 선거가 전국적인 인물중심의 선거였다면 오는 6월 지방선거는 지방분권에 적합한 후보를 뽑는 선거가 돼야 한다. 실제로 지난해 말과 올해 설날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후보의 인지도도 중요하지만 결국 당락을 결정하는 것은 중도층의 지지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 예로 경남지사 후보에 대한 여론조사의 경우 지난해 12월 28일 한국 갤럽의 조사결과에서는 인물적합도가 부각됐다. 하지만 올 2월말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30~40% 수준의 ‘무응답이나 지지자 없음’을 나타낸 유권자 층을 공략할 수 있는 확장성이 있는 후보가 인물적합도가 가장 높은 후보와 겹치지 않는 결과를 나타냈다. 최근 유권자들 역시 지방분권시대에 적합한 후보를 원하기 때문에 전국적인 인지도보다 지역 내 인지도와 지방행정 경험을 지닌 후보를 우선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인 지역민심의 흐름을 역행하는 선거전략 중 하나가 전략공천이다. 큰 틀에서 보면 이번 선거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세우는 시험대이다. 전략공천이 일종의 ‘취업청탁’이 될 경우 지방분권의 적임자보다 인기영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인) 금융감독원이 ‘비리백화점’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분골쇄신(粉骨碎身)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진정성을 믿는 사람은 드물다. 매번 대형 사건이 터질 때마다 극약 처방전을 내놨지만 효과는 일시적일 뿐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다. 금감원은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반부패시책 평가에서 공공유관단체 중최하 등급을 받아 감독기구로서의 독립성을 스스로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채용비리와 직원 불법 주식 거래, 사내 불륜 스캔들까지 줄줄이 터지는 역대 최악의 한 해를 기록했다. 특히 감사원 감사에서 수석부원장, 부원장보 등 고위 임원이 채용비리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 감독기관에 망신살이 뻗쳤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도덕적 ‘불감증’에 빠져 위신이 땅에 떨어진 상태로 어떻게 금융기관을 감독하겠다는 건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이에 최흥식 금감원장은 △인사·조직문화 혁신 △금융감독·검사제재 혁신 △금융소비자 권익 제고 등 금융감독 3대 혁신 방안을 내놨다. 아울러 임원 13명 모두와 부서장 85%를 교체하는 등 인적 쇄신을 위해 강도 높은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올해 채용비리와 방만경영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인) 대한민국 역사에 치욕으로 남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진지 1년이 지났다. 당시 충격에 빠진 국민은 분노의 촛불을 들고 거리로 뛰쳐나와 참담한 현실을 한탄하며 무능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다. 국민의 염원을 담은 촛불의 힘은 2002년 월드컵 신화 이상의 열기였다. 결국 헌법재판소는 헌법을 지키지 않아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파면시켰다. 이후 촛불의 힘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쌓여있던 고질적인 적폐를 뿌리 뽑기 위해 칼을 들었다. 이에 보수 언론과 야당에서는 정치보복이라고 맞섰지만 새 정부는 적폐청산을 위해 구석구석을 파헤쳐 썩은 부위를 도려냈고 여기저기서 비명이 쏟아졌다. 우리나라 대표적 실학자 다산 정약용은 뇌물을 주고받는 행위를 남녀의 육체관계에 비유하여 뇌물은 “여자가 정절(貞節)을 잃는 것과 같다”고 했다. 뇌물은 남녀관계처럼 은밀하게 이루어져 양심을 더럽히는 일과도 같다는 뜻이다. 중국 송(宋)나라 학자 육구연이 쓴 상산록을 보면 청렴이란 “봉급 외에는 먹지 않으며, 먹고 남은 것은 집에 가져 가지 않고, 벼슬을 그만두고 떠날 때는 한필의 말(퇴직금)로 만족하고, 깨끗하게 귀향해야 한다”라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인) 병법에 관문착적(關門捉賊)이라는 전술이 있다. 원래 뜻은 도적이 물건을 훔치러 들어오면 문을 잠가야 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즉, 너구리를 잡을 때 동굴에 불을 피워 연기로 퇴로를 차단하여 포획하는 수법이다. 야인시절 ‘재벌 저격수’로 불리던 김상조 교수가 공정거래위 원장으로 취임함에 따라 재벌들은 매운 연기를 마신 너구리 신세가 됐다. 지난 4년 박근혜 정부와 놀아났던 재벌들은 하루라도 빨리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여 국민들과 함께 상생하는 법부터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은 국정농단사태 이후 4대그룹(삼성, 현대차, SK, LG)들의 탈퇴로 56살 먹은 맏형의 위엄은 찾아볼 길이 없다. 최근엔 단체명 까지 바꿔가며 쇄신을 준비하고 있으나 당분 간은 회복하기 힘든 중증 환자 모습이다. 새 정부 내각이 하나둘씩 짜여 짐에 따라 재벌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재벌들은 이번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면서 국민들에게 부정부패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반성보다는 우선 법망을 피해 살길을 모색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정부의 정책에 억지로 코드를 맞추기 위해 대관 라인을 풀가동하는 등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들이 참으로 측은해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인) 지난달 미국 기준금리가 1%대로 올라섬에 따라 한·미 간 금리 격차가 좁혀져 자본 유출과 금리·환율 상승 압력이 커지게 됐다. 문제는 지금보다 추후에 있을 금리인상을 대비해야 하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가장 염려스러운 것은 우리나라의 가계부채에 적신호가 들어왔다는 것이다. 빚내서 집사라고 부추긴 ‘초이노믹스’ 정책 때문에 시중에는 1350조 원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돈이 풀렸다. 결국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된 것이다. 한은은 지난달 미국의 금리 인상 발표 때 “당장 금리를 인상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중은행은 대출금리를 경쟁적으로 인상하여 서민들의 목줄을 조여 왔다. 한은이 발표한 가계대출 금리 추이를 보면 지난해 8월 2.95%에서 지속적으로 올라 올 1월에는 3.39%를 기록했다. 한은 기준금리는 8개월째 동결 중이지만 연 2%대였던 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5년 만기·고정형)는 연 3.43~4.81%로 5%대에 진입하고 있다. 반면 수신금리는 오히려 떨어지면서 1월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는 2.0%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은행들은 예대마진으로 큰 이익을 보면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결국,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인) 공직기강을 바로잡고 우리사회에 뿌리 깊게 박혀있는 부정·부패를 없애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 된지 한 달이 조금 지났다. 그러나 법령해석에 대한 유권해석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여 곳곳에 혼란스러운 모습이 역력하다. 이 법은 그동안 우리사회에 ‘관행’으로 용인되어 왔던 수많은 부정청탁을 바로잡자는 취지에서 2012년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이 입법 발의했다.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2011년 ‘벤츠검사’사건이다. 대법원은 지난해 내연의 관계였던 여검사와 변호사간의 벤츠 등 거액의 금품수수가 ‘선물’일 뿐 ‘대가성’은 없어 보인다고 최종 무죄 판결했다. 권익위에서는 이 사건을 김영란법에 적용한다면 3년 이하의 징역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결국 김영란법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지난 9월 28일 0시를 기해 발효됐다. 이 법이 시행되면 사람들 간의 ‘정’이 메말라 삭막한 세상이 될 거라며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다. 그러나 지난 우리의 과거는 어땠는가. 일명 ‘금수저’ 그룹들이 쌓은 부(富)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들이 쌓은 부(富) 대부분은 각종 편법과 청탁을 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