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 취임 이후 첫 정기 임원 인사를 앞두고 전무이사(수석부행장) 인선 구도가 윤곽을 드러내는 가운데, 산업은행 노조위원장이 본점 이전을 주도했던 인물들의 차기 경영진 선임에 반대하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노조는 전무이사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를 지목하며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어 연말 인사를 앞둔 산은 내부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빠른 시일 내 이사회를 열고 신규 부행장단 구성을 포함한 정기 임원 인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는 박 회장이 지난 9월 취임한 이후 처음 실시하는 정기 인사로, 당초 오는 24일 발표로 알려졌으나 일정이 좀 더 소요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된다.
산은 안팎에선 이번 부행장단 인사와 맞물려 전무이사 인선이 함께 이뤄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수석부행장을 맡고 있는 김복규 전무이사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 남았지만, 전무이사는 산은 내에서 회장에 이어 핵심적인 역할을 맡는 보직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특히 산은 전무이사는 3년 임기 이후 연임한 사례가 거의 없으므로 교체 수순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산은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김 전무의 후임으로 이봉희 기업금융부문장, 부행장 후보로 김사남 혁신벤처부문장 등이 내부에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이번 임원 인선을 두고 노사 갈등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김현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산은 노조)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산은 본점 로비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산은 본점 이전을 주도했던 인물들의 차기 경영진 선임에 반대하기 위한 목적이다.
김 위원장은 “산은 본점 이전은 국가 금융경쟁력을 훼손하는, 이른바 ‘경제 내란’이었다”며 “이번에 본점 이전을 주도한 인물들을 뿌리뽑지 않는다면 산은과 금융산업을 망친 정책들이 반복될 수 있다”고 단식 농성에 돌입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본점 이전을 주도하며 직원들의 마음에 상처를 남긴 자들이 나란히 경영진에 선임되는 것은 마치 내란 세력이 다시금 활개치는 꼴”이라며 “박상진 산은 회장이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을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은 노조는 윤석열 정부 시절 산업은행 본점 이전을 주도했던 인물들이 차기 경영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노조 측은 “윤석열 정권의 낙하산 강석훈 전임 회장의 비서실장이 은행 2인자인 수석부행장 후보로 올라오고, 본점 이전준비단의 총괄 팀장을 맡았던 인물은 차기 부행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며 “이들 모두 전 직원 대상 설문조사에서 최하위를 기록한 인물들”이라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본지 취재진에 “단식 농성은 ‘부산 본점 이전 관련 인사의 경영진 선임 철회’ 조건이 충족될 때 중단될 것”이라며 “인사 검증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대통령실에도 노조 입장이 전달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산은 전무이사는 회장 제청을 거쳐 금융위원장이 임명하는 자리이므로, 현재 대통령실 중심으로 인사 검증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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