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강경 메시지를 기점으로 개인사업자대출을 활용한 부동산 투자 관행에 대한 전방위 압박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단순한 경고를 넘어 감독·세무·수사 축이 동시에 움직이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그동안 규제 사각지대로 활용돼 온 사업자대출 시장이 재편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규제 회피 수단으로 지목된 사업자대출이 강남권 부동산과 결합되면서 정책 타깃이 한층 선명해졌다. 자금이 집중된 지역을 정조준했다는 점에서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서울 강남, 서초, 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사업자대출의 용도 외 유용 여부를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단순 모니터링 수준을 넘어 고위험 차주를 선별해 직접 현장 점검에 나서고, 위법 소지가 확인될 경우 수사기관 통보까지 병행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바로 ‘핀셋 단속’과 ‘전방위 압박’의 결합 형태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23일 임원회의를 통해 “용도 외 유용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나 업권에 대해 더욱 철저한 점검과 사후관리가 필요하다”며 “금감원도 직접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용도 외 유용 대출에 관여한 금융회사 임직원과 대출모집인 등은 관련 법령에 따라 엄중 제재하고 필요시 수사기관 통보 등 조치도 적극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 정책 신호에 즉각 반응…감독·세무·수사 연동구조
이번 조치는 대통령 발언 이후 감독당국이 즉각 보조를 맞춘 사례로 해석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사업자대출을 활용한 주택 매입을 사실상 불법 영역으로 규정하며 자진 상환을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실제 이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사기죄 형사 처벌에 국세청 세무조사까지 받고 강제 대출 회수당하는 것과 선제적으로 자발 상환하는 것 중 어떤 선택이 더 합리적일지는 분명하다”고 언급했다.
이는 단순한 경고를 넘어 시장의 움직임 자체를 바꾸려는 신호로 읽히는데, 이후 금감원의 점검 강화 기조와 맞물리며 실제 집행 단계로 빠르게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금융당국뿐 아니라 국세청, 수사기관까지 연계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 전달되는 압박 강도가 과거와는 결이 다르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미 감독당국은 관련 실태를 상당 부분 파악한 상태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6·27 대책 이후 진행된 전수 점검을 통해 개인 사업자대출 약 2만건 중 127건(588억원)이 용도 외로 사용된 것이 확인됐다. 이 중 91건(464억원)은 회수 조치가 완료됐고, 관련 차주는 신용정보원에 등록돼 향후 최대 5년간 신규 대출이 제한된다. 관련 단속이 단순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번 점검의 핵심은 의도적 규제 회피 여부다. 금감원은 ▲사업자 등록과 대출 실행 시점이 6개월 이내로 맞물린 경우 ▲다주택자가 강남권 주택을 담보로 사업자대출을 받은 사례 등을 대표적인 고위험군으로 분류했다.
특히 경락잔금대출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사업자대출을 활용하는 구조에 대해선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는 단순 위반 적발을 넘어 대출 설계 단계까지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경락잔금대출은 법원 경매로 낙찰받은 부동산의 잔금을 치르기 위해 활용하는 대출이다.
아울러 감독 범위는 기존 사업자대출을 넘어 가계대출 약정 이행 여부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처분약정, 추가주택 구입 금지, 전입 의무 등 주요 약정 위반 사례만 지난해 하반기에 2982건이 적발된 만큼 사후관리 부실 여부까지 함께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대출 이후 자금 사용까지 들여다보며 규제의 사각지대를 좁히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를 단순한 단속을 넘어 레버리지 구조 자체를 겨냥한 정책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그간 사업자대출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영역으로 인식되며 고가 주택 시장에서 사실상의 자금 조달 통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해당 경로가 차단될 경우, 자금 흐름 자체가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강남권을 겨냥한 점검이 현실화되면 고가 주택 시장의 레버리지 구조에도 직접적인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 대출 회수와 신용 제약이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이므로, 단순한 규제 강화라기보다 시장에 들어오는 문턱 자체를 높이는 조치로도 읽힌다. 이는 투자 수요뿐 아니라 기존 보유자의 자금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다. 결국 ‘경고 → 자진 상환 유도 → 현장 점검 → 제재·수사’로 이어지는 단계적 압박이 실제로 작동하기 시작한 셈이다.
대통령 발언을 기점으로 당국 대응이 한 방향으로 모이면서, 사업자대출을 활용한 우회 투자도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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