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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식은 시장에 쌓이는 돈…가상자산 ‘관망 장세’ 진입

거래 14% 감소에도 예치금 급증
소형 코인 비중 높아 변동성 리스크 여전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가상자산 시장은 가격과 거래는 식었지만, 자금과 계정은 늘어나는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거래 위축과 대기 자금 유입이 맞물리며 시장 구조의 불균형이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25일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해당 기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실적과 거래 지표는 일제히 둔화됐다.

 

지난해 하반기 거래소 매출은 9736억원으로 상반기 대비 15%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3807억원으로 38% 줄었다. 같은 기간 거래금액은 1001조원으로 14% 감소했으며, 일평균 거래규모 역시 6조4000억원에서 5조4000억원으로 축소됐다. 거래량 감소가 곧바로 실적 악화로 이어지는 구조가 재확인된 셈이다.

 

수익 구조의 편중도 여전했다. 전체 매출의 98.8%가 거래 수수료에서 발생했으며, 특히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원화 거래소에 의존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거래가 줄면 실적이 바로 꺾이는 구조라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

 

시장 규모도 함께 축소됐다. 지난해 말 기준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87조2000억원으로 상반기 대비 8% 감소했다. 금융당국은 상반기까지 이어졌던 금리 인하 기대와 규제 완화 기대가 10월 이후 약화되고, 미·중 무역 긴장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 개인 투자자 중심 구조 고착…소액 계좌 74%

 

반면 원화 예치금과 이용자 흐름은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원화 예치금은 8조1000억원으로 31% 증가했고, 거래가능 계정 수 역시 1113만개로 늘었다. 거래는 줄었지만 자금은 빠져나가지 않고 쌓이는 모습으로, 향후 반등을 기대한 관망성 대기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용자 구조를 살펴보면 개인 투자자 중심 흐름이 이어졌다. 거래 가능 계정의 99.99%가 개인 계정이었고, 보유 금액 기준으로는 100만원 미만 소액 계좌가 74%를 차지했다. 투자 저변은 넓어졌지만, 실질 투자 규모는 제한적인 ‘소액 분산형 구조’가 고착화된 모습이다.

 

자금 흐름에서는 해외로의 이동이 두드러졌다. 거래소 외부 이전 금액은 107조3000억원으로 늘었지만, 트래블룰 적용 대상인 고액 이동은 감소했다. 대신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으로 자금이 빠져나가는 흐름이 강화됐다.

 

또한 거래 종목 수는 늘었지만 시장 변동성은 여전히 큰 상태다. 거래 가능한 가상자산은 1732개로 13% 증가했다. 다만 단독 상장 종목의 40% 이상이 시가총액 1억원 이하로, 가격 변동 위험이 큰 소형 코인 비중이 높은 상태다. 신규 상장과 상장폐지도 동시에 늘며 종목 교체가 빨라지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흐름이 단기 변동을 넘어 구조적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격 하락과 거래 감소에도 불구하고 자금 유입이 지속되는 등 시장 구조가 복합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시장 감시를 강화하고 투자자 보호와 자금세탁 방지 체계를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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