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은행권 과징금 결론이 결국 5월로 넘어가게 됐다. 금융감독원이 1조4000억원 규모의 제재안을 금융위원회에 넘긴 지 석 달 가까이 지났지만 금융위는 감경 폭과 법리적 부담, 시장 파장 등을 놓고 최종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29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열린 정례회의에서 금융위는 KB국민, 신한, 하나, NH농협, 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의 홍콩 ELS 제재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지난 15일 정례회의에서도 해당 안건은 다뤄지지 않았는데, 4월 마지막 정례회의까지 상정이 불발되면서 최종 결론은 빨라도 5월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
◇ 4조→2조→1.4조…남은 쟁점은 ‘추가 감경’
이번 사안의 핵심은 과징금 감경 폭이다. 당초 금감원이 산정한 과징금은 약 4조원 규모였지만, 지난해 11월 은행권에 사전 통보된 금액은 약 2조원으로 낮아졌다. 이후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올해 2월 자율배상 등을 반영해 1조4000억원 규모의 과징금과 기관경고를 의결하고 금융위로 안건을 넘겼다.
금융위가 고심하는 지점은 여기서 한 차례 더 감경할지 여부다. 개정 금융소비자보호법상 피해 구제 노력 등을 반영하면 과징금은 최대 75%까지 감경될 수 있고, 은행권은 이미 상당수 투자자에 대한 자율배상이 이뤄진 만큼 제재 수위에 이를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홍콩 ELS 사태가 금소법 시행 이후 대표적인 대규모 불완전판매 사례라는 점에서 과징금을 크게 낮출 경우 ‘솜방망이 제재’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 생산적 금융·소송 리스크까지 겹친 금융위
금융위로서는 정책 기조와의 충돌도 부담이다. 대규모 과징금이 확정될 경우 은행의 자본 여력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정부가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 확대와도 맞물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과징금이 위험가중자산(RWA)에 반영될 경우 기업대출 등으로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추가 소송 가능성도 금융위를 신중하게 만드는 변수다. 은행권은 최종 과징금 수준에 따라 행정소송에 나설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일부 제재 불복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과징금 규모가 1조원이 넘는 만큼 통상적인 제재와는 성격이 달라 금융위에서도 이를 복합 이슈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내부적으로 법적 판단뿐 아니라 시장에 미칠 영향까지 함께 따져보며 결정 시점을 저울질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5월 내 결론 도출도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6월 3일 지방선거가 임박할수록 조 단위 과징금이라는 민감한 사안을 확정하기에는 정책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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