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법인 조직재편 시 투자자들 '헷갈린다'…"명확한 세법해석 절실"

2024.02.26 17:19:06

오종문 동국대 교수, 23일 금융조세포럼서 주장…"과세 이연 방안 마련 필요"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국내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가 늘어남에 따라 이에 따른 명확한 세법해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조직개편에 따른 과세이연 과세특례 적용대상이 국내법인으로 한정 돼 있어 이에 따른 해외법인의 조직개편과 관련 해서도 적격성을 인정하고, 과세이연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금융조세포럼(회장 김도형)은 23일 124차 금융조세포럼 세미나를 개최하고 ‘서학개미의 세금이슈인 외국법인 조직개편 시 배당 소득 과세’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발제자로 참석한 오종문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 경영학부 교수는 “현행 세법에서 외국법에 준거한 적격 조직재편에 대해 서학개미에게 소득과세가 이연되지 않고 배당소득이 과세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오 교수는 이날 지난 2022년 미국 3대 통신회사인 AT&T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이 국내 증권사를 상대로 집단소송한 것과 관련해 “미국과 일본의 경우 외국법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적격성을 부인하지 않고 각자의 방식으로 적격성을 인정하고 있어 투자자의 과세가 이연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반면 “우리나라 투자자의 경우 여러 논란 끝에 분배받은 주식의 시장가치만큼 국내 세법에 따라 배당소득으로 과세되었다”고 설명했다.

 

2022년 당시 AT&T는 미디어 부문을 스핀오프(분사창업)한 뒤 다른 기업과 합병했고, AT&T주주들에게 신설 합병법인의 신주를 나눠줬다.

 

AT&T는 분사해 자회사로 편입한 워너미디어스핀코(스핀코)를 다른 나스닥 상장사인 디스커버리와 합병해 신설법인인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BD)를 세운다고 발표했던 것. 그러면서 기존 AT&T주주들에게 AT&T 1주당 WBD 0.24주를 나눠준다고 밝혔다.

 

이에 국내 AT&T 투자자들은 주식 배당 기준일인 2022년 4월 5일 이후 스핀코 주식을 받았고, 같은달 8일 스핀코가 디스커버리와 합병하자 1대 1교환 비율로 WBD주식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미국 투자자들은 세금을 내지 않는 반면 국내 증권사들이 국내 투자자들에게 주식 입고 과정에서 각각 다른 세금을 걷으면서 논란이 일었다. 일부 투자자들은 어느 증권사의 계좌를 개설했는지에 따라 세금이 달라지자 이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논란이 거세지자 과세당국은 ‘소득세법에 따라 의제배당에 해당하며 배당소득세는 시가로 평가해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의제배당은 세법상 현금 배당은 아니지만 현금 배당과 동일하게 주주에게 경제적 이익이 발생했다고 간주하는 것으로 과세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소득세법 제17조 제1항 제3호에는 의제배당 유형이 나와 있는데 AT&T사례로 포괄적으로 여기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당시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소득세법 17조 2항 6호에는 ‘분할합병의 상대방 법인의 주주가 분할로 설립되는 법인 또는 분할합병의 상대방 법인으로부터 분할로 취득하는 주식의 가액과 금전은 의제 배당이라고 볼 수 있고, 해당 법률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후 해당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에게 추가로 배당소득세를 징세하기로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오 교수는 "애초에 해당 논란은 당초 우리나라 조직재편 세제에서 주주의 의제배당 과세를 입법할 때 외국법에 준거한 조직재편을 염두에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또 "열거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소득세제에서 우리나라 상법상 절차와 다른 미국의 스핀오프를 세법상 분할로 인정해 의제배당으로 과세할 수 있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강조하고 "의제배당보다는 오히려 현물분배로 과세하는 것이 더 타당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오 교수는 이외에도 "외국법인에 투자한 서학개미들은 외국법인 조직재편 권리락 이전에 팔았다가 되사는 것 이외에 현재로서는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면서 "이에 대한 대책을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2년 당시 투자자측 소송에 참여했던 허진영 법무법인 윤성의 대표 변호사도 이날 토론자로 참석해 "우리 상법상의 기업구조재편 제도가 미국 등 영미 계열의 그것과 체계 정합성에 부합되지 않아 관련 세제 집행을 성문법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 변호사는 "이러한 성문법에 의존하다 보니 법적 안정성을 해하면서 이에 따라 많은 서학개미들이 예측불가한 피해를 양산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허 변호사는 "투자자들은 배당소득 원천징수로 인해 종합소득세 세액과 각종 제세공과금이 함께 오르는 효과가 나타난다"면서 "서학개미들은 AT&T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를 통해 스핀코 주식을 분배받은 것이 아니어서 소득세법 제 17조 제1항 제9호의 배당 소득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같은 항 제6호의 배당 또는 분배금, 현물배당에 해당하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현재 AT&T에 투자한 국내투자자들은 증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 조세불복이 진행 중이어서 사법부의 최종 해석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사)조세금융포럼은 오는 4월 12일 한국거래소 IR센터 회의실에서 '부동산세제의 최근 현황-위헌소송 현황 및 쟁점과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날 세미나에는 법무법인 강남의 장지영 변호사가 발표하며 이전오 기획재정부 중장기조세정책 심위위원장, 유진규 법무법인 세정 변호사와 주성준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가 토론자로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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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명 기자 cma0211@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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