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쿠팡을 상대로 열린 연석 청문회에서 정부 당국 고위 관계자들이 연달아 향후 쿠팡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천명했다.
30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임광현 국세청장,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등은 쿠팡에 대한 정밀 검증을 시사했다.
이날 임광현 국세청장은 “현재 쿠팡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김범석 쿠팡 창업자에 대한 탈세 혐의가 나오면 관련인으로 추가 선정해 끝까지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국세청(IRS) 등과 공조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할 방침”이라며 “철저하게 조사해 조세 정의를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2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서울 송파구에 소재한 쿠팡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사옥과 쿠팡 본사에 있는 CFS 사무실 등에 조사원 100여명을 투입해 비정기세무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쿠팡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여부를 적극 검토함과 동시에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 등을 들여다 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시장지배적 사업자 여부를 적극 검토할 것이고 현재도 검토 과정을 진행 중”이라며 “쿠팡의 경우 지난 5년간 시장 점유율이 지속 변했고 지금은 상당히 시장점유율이 많이 올라갔다”고 밝혔다.
또 쿠팡의 ‘끼워팔기’ 및 ‘입점업체 직매입 강요’ 의혹 등에 대해선 “해당 사안에 대한 심사보고서가 작성됐고 근시일 내 심의가 이뤄질 예정”이라며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따진 뒤 제재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일부 미국측 정부인사가 쿠팡을 상대로 한 한국 국회의 대응을 ‘차별적 조치’라고 지적한 것과 관련해서는 “공정위는 국내 기업과 국외 기업 모두 공평하고 똑같은 비차별적인 방식으로 법을 적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쿠팡 사태 범정부 TF’ 팀장을 맡고 있는 배경훈 부총리는 최근 쿠팡이 밝힌 자체 조사결과와 공시내용 등에 대해 하나하나 반박했다.
쿠팡은 29일(현지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Form 8-K/A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개인정보 유출사고 피해 고객 3370만명에게 1인당 5만원,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바우처를 지급한다고 공시했다.
문제는 쿠팡이 보고서를 통해 “3300만개 계정에 접근이 있었으나 범인이 실제 저장한 데이터는 약 3000건에 불과하다”고 명시한 점이다. 또 쿠팡은 “회수된 기기 분석 결과 유출된 데이터가 제3자에게 공유되거나 전송된 증거가 없다”고 기재했다.
이에 배경훈 부총리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 3300만건 이상의 이름, 이메일이 유출됐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 민관 합동 조사단에서 해당 사실을 확인했다. 이외에도 추가로 배송지 주소, 주문 내역 등도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쿠팡이 합의되지 않은 결과를 사전 발표했다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싶다. 지극히 악의적인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쿠팡은 용의자 노트북, 컴퓨터 저장 장치 등 총 4개 증거물 중 노트북을 압수해서 이중 확인된 3000건만을 유출된 정보라고 주장하는 것”이라며 “용의자가 노트북, 컴퓨터 외에도 클라우드에 정보를 올렸을 수도 있기에 모든 사례를 대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김범석 쿠팡 창업주(현 쿠팡Inc 이사회 의장)와 그의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는 이전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뒤 이날 열린 연석 청문회에는 끝내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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