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12·3 비상계엄 및 내란 행위 등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성공하지 못했고, 물리력 행사 최대한 자제했고, 고령이란 이유로 법정형 사형은 면하게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선고 공판에서 피고인 윤석열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우선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만으로는 헌법상 권한 행사로 내란죄도, 재판대상도 아니지만, 그 목적에 따라 내란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비상계엄에서도 국회 권한을 제한할 수 없는데, 군을 투입해 상당 기간 저지하거나 마비시키려고 했다면, 이는 헌법상 대통령 권한 행사가 아니라 대통령이라도 할 수 없는 실력행사이며 따라서 국헌문란 목적 내란죄가 성립한다고 보았다.
또한, 계엄의 종료시기를 별도로 정해두지 않음으로써 장기간 국회 권한을 제한하려 한 목적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윤석열 측이 계엄의 명분을 야당의 관료 줄탄핵·예산삭감 등에 따른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한 계엄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계엄의 정당성은 별론으로 미뤘지만, “성경을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을 훔칠 수는 없다”며 명분이 정당해도 행위 역시 정당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다만, 노상원 수첩의 증거능력은 인정하지 않았다. 해당 수첩은 피고인 윤석열이 장기 독재를 하기 위해 2023년께부터 비상계엄 선포 및 국회 제압을 위한 내외적 여건을 조성했다는 특검 측 증거다.
재판부는 “작성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없고, 일부 내용은 실제 이뤄진 사실과 불일치하며 모양, 형상, 필기 형태, 내용 등이 조잡한 데다가 보관하고 있던 장소와 방법 등에 비춰봐도 그렇게 중요한 사항이 담겼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또한, 계엄 후 각종 조치를 보면 지나치게 준비가 허술하고, 국회를 무력화시킬 계획 등에 관해 별다른 증거나 자료, 흔적도 찾아볼 수가 없다며 우발적 계엄 여지를 강조했다.
재판부는 내란죄는 범죄의 결과가 있어야 미수가 아닌 실행범으로 처벌하는 일반적 형벌과 달리 내란은 그 행위 만으로 법정형으로 처별한다면서도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물리력 행사를 최대한 자제시키려 한 사정 ▲실탄 소지나 직접적인 물리력과 폭력을 행사한 예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던 점 ▲대부분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간 점 ▲범죄 전력이 없는 점 ▲장기간 공무원으로 봉직해 왔으며 ▲현재 65세에 비교적 고령인 점 등을 유리한 양형 사유로 참작했다.
내란에 성공했다면, 처벌은 거의 불가능했을 것이며, 물리력 행사는 확대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또한, 형량상 고령이 의미 없는 무기징역임에도 굳이 고령을 양형 사유에 두어 다른 공범 등에 대해서 감경 여지를 남겼다.
내란 중요임무종사죄가 인정된 피고인들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징역 30년),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징역 18년), 조지호 전 경찰청장(징역 12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징역 10년),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징역 3년)이다.
재판부는 이들에 대해 공통적으로 물리력 행사 최대한 자제했던 것으로 보이고, 내란을 성공하지 못했고, 고령이라는 점 및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비상계엄 사전 모의 혐의)과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정치인 체포조 운영 가담 혐의)은 무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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