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의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 판결로 대미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우리 수출 기업들이 미국 현지에서 관세를 합법적으로 줄이고 과다 납부한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이 공개됐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사장 강경성)는 지난 26일 서울 본사에서 한국원산지정보원, TBT종합지원센터와 함께 ‘미국 통상환경 대응 실무전략 설명회’를 개최했다. 국내 수출기업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한 이번 설명회에서 연사로 나선 아프리오(Aprio) 회계법인의 조장환 미국 변호사는 미국 관세청(CBP)의 공격적인 집행 트렌드를 분석하고, 우리 기업이 취할 수 있는 ‘창의적 관세 절감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 “미국 관세청, 이제 감사가 돈줄”… 집행 트렌드 변화에 주목해야
조장환 변호사는 발표 서두에서 최근 미국 정부의 관세 수입이 2024년과 2025년 사이 3~4배가량 폭증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조 변호사는 “미국 관세청은 이제 감사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다”며, “단순히 관세율이 높아진 것을 넘어, 공격적인 감사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들의 컴플라이언스(법규 준수) 비용이 급격히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미국 정부가 관세 징수와 시스템 운영 면에서 매우 창의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우리 기업 역시 법적 테두리 안에서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조 변호사가 공개한 ‘실무에서 즉시 검토 가능한 3대 절감 전략’
조 변호사는 우선 과세 표준을 낮추는 ‘관세 가격 엔지니어링’을 제시했다. 이는 수입 가격(인보이스)에서 비과세 대상 항목을 분리해내는 방법으로 가장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마케팅 지원비, HR 서포트 등 물품 제조와 관련 없는 ‘행정 관리비(Admin Fee)’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비, 연장 보증(Extended Warranty) 비용 등을 따로 계산해 과세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직접적인 관세 절감 효과를 얻는 방식이다.
다만 이러한 모든 전략은 CBP(미국 관세국경보호청) 규정을 준수해야 하며, 실질적으로 정당한 구조를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문서화, 계약 구조 재설계, 인보이스 처리 등 철저한 증빙 관리가 필수적이다.
또한 중간 마진을 걷어내는 ‘퍼스트 세일 룰(First Sale Rule)’도 소개됐다. 이는 3자 거래 구조에서 최종 수입 가격이 아닌 제조사의 ‘최초 판매 가격’을 기준으로 관세를 책정받는 제도다. 조 변호사는 “중간 업자의 마진을 제외한 가격으로 관세를 낼 수 있어 매우 유용하지만, 미 의회에서 이를 금지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만큼 현재 유효한 시점에 거래 구조를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전 가격 조정 시 ‘리컨실리에이션(Reconciliation)’ 필수 등록을 강조했다. 미국 자회사의 수익률 조정을 위해 사후에 가격을 변경할 경우, 반드시 관세청의 리컨실리에이션 프로그램에 사전 등록해야 한다. 조 변호사는 “이 절차 없이 가격만 조정하면 관세청은 절대 환급을 해주지 않으려 할 것”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 “환급 신청은 정당한 권리, 하지만 약점 잡히지 말아야”
조 변호사는 관세 환급(PSC, Protest) 절차와 관련해 기업의 마인드셋 변화도 주문했다. “대법원 판결 등으로 환급 사유가 명백하더라도, 미국 관세청은 환급을 지연시키기 위해 기업의 다른 컴플라이언스 약점을 찾아내려 할 것”이라며, 환급 신청 전 자사의 통관 기록과 서류가 완벽하게 구비되었는지 전문가를 통한 철저한 사전 점검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는 조장환 변호사 외에도 박종훈 관세사(관세법인 커스앤 이사)가 수입신고 정정 및 이의신청 실무를 설명했으며, 한국원산지정보원과 TBT종합지원센터 전문가들이 비특혜 원산지 판정 사례와 해외 인증 지원 사업 등 관세·비관세 장벽 대응을 위한 실무 정보를 전달했다.
강경성 KOTRA 사장은 “통상환경의 변화가 우리 기업에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밀착 지원하겠다”며, 이번 서울 설명회를 시작으로 4월까지 인천, 대구, 부산, 광주 등 전국 12개 지역을 순회하는 ‘찾아가는 지방 설명회’를 통해 우리 기업의 대응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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