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직장 남성 박모씨(35. 서울 연신내)는 최근 엄지발가락에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 박씨는 키높이 구두를 신으면 증상이 더 심하다고 호소했고, 병원에서 '무지외반증'을 진단받았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뼈가 검지 쪽으로 휘어져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휘어진 각도가 15도가 넘으면 무지외반증으로 확진하고, 30도가 넘으면 중증도, 45도가 넘으면 중증으로 진단한다.
무지외반증은 주로 하이힐을 신는 여성들에게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10년 간 여성보다 남성 환자수가 더 많이 늘어났을 정도로 이젠 남성도 안심할 수 없는 질환이다. 남성들은 주로 박 씨와 같이 깔창이 든 키높이 구두나 군 복무기간 중의 군화가 가장 큰 요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전적으로 평발이거나 발볼이 넓은 사람에게서 더 잘 생긴다.
무지외반증으로 인해 발가락들 사이를 지나는 감각신경이 눌려 지간신경종이 생기거나 앞꿈치 충격을 흡수하는 아치가 손상되어 만성적인 충격이나 관절염, 또는 발가락 뼈 사이의 관절이 빠지는 탈구가 발생할 수 있고, 정상 보행이 어려워지면서 발목이나 무릎, 고관절, 허리에까지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일부 환자들은 수술을 피하기 위해 증상이 심한데도 소아용 발가락 교정기나 마사지 기구, 스트레칭에 의존하다 증상이 악화되어서야 병원을 찾게 되는데, 이처럼 치료적기를 놓치면서 주변 신경, 인대, 혈관 조직이 손상되어 치료에 더 큰 심리적, 경제적 부담을 안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무지외반증은 뾰족한 신발을 신은 그 당시에 바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보통 10~ 20년 후에 나타난다. 하지만 한번 발생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변형이 심화되는 질환이므로, 증상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무지외반증 초기에는 보조기나 특수신발 등으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그러나 엄지발가락이 튀어나온 부위가 아프고, 신발을 신기 불편한 경우, 오래 걷기 힘들고, 다른 발가락까지 변형이나 굳은살 등 이상이 생긴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예전에는 튀어나온 뼈를 깎아내는 방법으로 수술이 진행되었으나, 최근에는 뼈를 절제하여 굽은 쪽 반대 방향으로 밀어넣는 미세절개 교정 절골술이 주로 시행된다. 1cm 가량의 피부 절개 후 척추내시경을 통해 돌출된 뼈의 일부를 절개해 정상각도로 교정해주는 수술로, 수술 후 흉터가 적고 회복기간이 빠른 편이다.
가자연세병원 김준식 병원장(사진)은 “무지외반증이 심한 경우 수술치료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발 질환에 대한 전문성과 풍부한 수술케이스를 갖춘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라며 “이 외에도 병원이 수술 중 감염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무균수술 시스템, 통증과 출혈, 후유증 발생 위험을 최소화한 수술법, 집중재활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족부관절센터를 갖췄는지 등을 충분히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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