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3 (화)

  • 구름많음동두천 17.6℃
기상청 제공

문화

[클래식&차한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

Ludwig van Beethoven-Piano sonata No.14 'Moonlight'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귀뚜라미 소리가 스산한 가을의 문턱에 들어왔습니다.

이번에는 가을에 어울리는 곡 베토벤의 ‘월광’을 가져왔습니다. 3악장까지 있는 곡이지만 가을에 감상하기 좋은 1악장을 소개합니다.

 

월 광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월광’은 베토벤이 당시 제자이자 연인이었던 줄리에타 귀차르티에게 헌정한 곡입니다. 이 시기의 베토벤은 청각장애가 점점 심해지고 연인과의 결별로 많은 정신적인 고통 가운데 서 있었습니다.

 

유서까지 쓸 생각을 할 정도로 그의 인생 중 가장 힘든 시절이었지요. 그래서인지 다단조의 1악장은 여타 다른 소나타와 다르게, 조용하고 슬프고 약간은 비장한 기운도 느껴집니다.

 

베토벤은 이 곡의 표현에 대해 ‘환상곡풍의 소나타’라는 부제를 남겨놓았을 뿐이지만 그의 사후 5년 뒤에(1832년) 음악평론가 루드비히 렐슈타프가 1악장에 대해 ‘달빛이 비친 루체른호수 위에 떠있는 흔들리는 조각배’와 같다는 표현을 한 연유로 ‘월광’이라는 이름이 붙여져 오늘에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첫 소절부터 등장하는 셋잇단음표의 반복은 뱃노래처럼 마치 작은 배 한 척이 잔잔한 호수 위에서 출렁이듯 들리기도 합니다.

 

이 곡을 연주할 때는, 평론가들에 의해 지어진 제목이 원래 작곡가의 의도를 흐리게 하고 연주자로 하여금 표현의 폭을 좁힐 수 있다는 견해가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월광’이라는 제목대로의 느낌도 분명 수긍이 되지만, 정형화된 소나타형식에서 조금은 벗어나기를 바란 ‘환상곡풍으로’라는 그의 부제를 기억하며 마음을 열어두고 자유롭게 연주하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1악장(Adagio sostenuto)은 느리게 연주하는 우울한 다단조의 셋잇단 음표가 끝까지 이어집니다. 반주파트가 약간은 단조로울 수도 있지만, 그 안에서 들리는 명확한 멜로디를 섬세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달 밝은 9월

 

굳이 ‘루드비히 렐슈타프’의 해석을 가져와 빗대지 않더라도, 처연하고 쓸쓸한 1악장은 누구든 가을의 달빛을 연상하도록 하기에 충분합니다. 달빛 아래 호수 위를 떠다니는 한 척의 조각배와 같은 음악.

베토벤의 월광, 참 매력적입니다.

 

베토벤의 '월광' 듣기

 

[프로필] 김지연

•(현)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외래교수
•(현)음악심리상담사
•(현)한국생활음악협회 수석교육이사
•(현)이레피아노학원 · 레위음악학원 원장
•음악학 석사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네티즌 의견 0

스팸방지
0/300자







전문가 코너

더보기



[시론] 이재명 vs 김문수, 조세정책의 길을 묻다
(조세금융신문=안경봉 국민대 명예교수,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 2025년 대선을 앞두고 조세정책은 단순한 세금의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철학과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고 있다. 세금은 사회계약의 이행 수단이며, 공공서비스의 재원일 뿐 아니라 미래세대와의 약속이라는 점에서 각 후보의 조세 비전은 중요한 정책 선택의 기준이 된다. 이재명 후보는 ‘조세 정의’와 ‘보편 복지’를, 김문수 후보는 ‘감세와 시장 자율’을 중심 기조로 내세운다. 이처럼 상반된 철학이 세금 정책으로 어떻게 구체화되는지를 살펴보는 일은 유권자에게 실질적 판단 기준을 제공할 수 있다. 이재명 후보: 분배 정의와 조세 환류 이재명 후보는 국토보유세, 금융소득 통합과세, 디지털세, 탄소세 등 자산과 환경에 기반한 새로운 세목의 신설 또는 기존 세목의 강화를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과세를 통해 형성된 세수를 ‘조세환급형 기본소득’ 형태로 전 국민에게 보편적으로 환급함으로써, 소득 재분배와 소비 진작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금융소득 통합과세는 기존의 분리과세 방식을 폐지하고 이자‧배당 등 금융소득을 종합소득에 포함시켜 누진세를 적용함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