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국정농단 주역인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삼성이 사준 말을 어머니 최씨가 ‘네 것처럼 타면 된다’고 말하는 등 삼성측에 불리한 증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오전 10시경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과 삼성그룹 전직 임원들에 대한 39차 공판에서 정씨는 이 같이 밝혔다.
이날 법정에서 박영수 특검팀은 정씨에게 “어머니에게서 ‘말을 굳이 돈 주고 살 필요 없다. 네 것처럼 타면 된다’는 말을 듣고 ‘살시도가 내 말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정씨는 “그런 말은 들었으나 내 말이라고까지 생각하진 않았다”며 “어머니 말을 듣고 살시도를 구입했거나 (소유권 문제가) 잘 해결돼 우리가 말을 소유하게 된 거로 판단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또 정씨는 말 이름을 ‘살시도’에서 ‘살바토르’로 바꾼 것도 삼성측에 의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정씨는 최씨가 독일에서 중개업자 안드레아스 헬그스트란트로부터 ‘살시도’를 포함 세 필의 말을 구입할 당시 삼성이 말 대금을 지급한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후 삼성이 말을 구매해 준 사실은 최씨가 “삼성이 너만 지원해준다고 소문이 나면 시끄러워지니 살시도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말해 처음으로 인식했다고 밝혔다.
또한 정씨는 당시 최씨가 “삼성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하니까 토 달지 말고 이름을 바꾸자”고 말했고, 삼성측 지시대로 실제 말 이름을 ‘살바토르’로 바꿨다고 진술했다.
이뿐만 아니라 정씨는 “(승마코치인) 캄플라데로부터 ‘최씨와 삼성전자 박상진 전 사장, 황성수 전 전무가 코펜하겐에서 만나 말을 교체하는 문제를 얘기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지난 2016년 10월 최씨는 말 ‘비타나 브이’와 ‘살바토르’를 ‘블라디미르’, ‘스타샤’라는 말로 교체했는데 이때 언론에서 삼성의 정씨 승마지원을 보도하자 삼성이 이를 되판 이른바 ‘말세탁’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정씨는 현재 ‘말 세탁’ 과정에 가담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한편 이날 재판에 정씨는 전날 증인 불출석 신고서를 제출했다가 돌연 입장을 바꿔 출석했다. 그는 “여러 사람이 만류해 나오기 싫었지만,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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