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회원권 동향] 야누스의 제주도, 국내 골프업계 축소판되나?

2022.02.19 09:03:34

(조세금융신문=이현균 애널리스트) 지난 2021년 연말, 기록적 한파의 발생으로 급기야 12월 27일 서울의 최저기온이 –15.5゚C로 떨어지면서 41년 만에 가장 낮은 날씨를 보였었다.

 

때마침 강원, 전라권은 폭설까지 이어지자 안그래도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침울하던 연말 분위기는 더욱 차갑게 얼어붙은 모양새였다. 그래서일까? 으레, 겨울철이면 조금이라도 기온이 높은 곳들을 찾아 골프수요는 남쪽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해마다 보여 왔으나, 그 끝자락에 위치한 제주지역은 이번 겨울에 좀 더 특별하게 부각되는 양상이다.

 

이와 관련해서 에이스회원권거래소는 이색적인 자료를 발표했다.

먼저, 2021년 회원권시장에서 제주지역에 있는 회원권들 대다수가 급등하면서 상승률을 비교한 순위에서 이례적으로 상단에 그 이름들을 올렸다. 제주지역은 한때 증가한 골프장에 비해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상당수가 자의든 타의든 간에 대중제 골프장으로 전환하였고 회원권시장의 기능을 상실할 것이라는 우려감까지 나왔던 곳이다. 그러니 단순하게 반등도 아닌 시세 급등은 의외의 현상이라는 반응들이 나올 법하다.

 


특히, 주요 종목 중에서 핀크스회원권의 경우는 연간 상승률이 105.1%를 보이면서 수도권에 있는 종목들을 제치고 전체 1위에 등극했고 톱10에는 엘리시안제주가 81.8% 상승으로 3위, 블랙스톤제주도 55.7%로 6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뿐만 아니라, 비록 순위 밖이지만 오라와 크라운 같은 종목들도 비교적 큰 폭의 상승세를 시현하면서 이전과는 달라진 분위기가 곧바로 시장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에 대한 원인은, 물론 코로나19로 인한 골프수요의 구조적인 변화에서 기인한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자 골프수요가 전반적으로 증가했으나 사실상 단체팀 운영이 폐지되면서 골프모임은 가족단위로 한정되는 형태로 진화했고 해외투어를 대체해서 숙박이 가능한 리조트형 골프장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이내, 제주도의 발표에 따르면 2020년 골프 내장객이 239만명 수준으로 코로나19 사태 발발 전인 2019년에 비해 20만명 이상 증가했는데, 소비자들은 휴가와 연휴의 가족단위의 투어, 그리고 겨울철 기후여건을 고려하다 보니 지리적으로 제주도가 트렌드에 가장 적합한 지역으로 부각되기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수혜에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제주는 여전히 두 얼굴의 야누스적 현상을 보인다. 최근 시장에서 맹위를 떨쳤던 종목들은 대부분 대기업 소유로, 뛰어난 수준으로 코스와 시설들이 관리되고 있는 곳이고 과거부터 소수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던 곳이다. 그러니 제주도 내에서 고품격 리조트형 골프장으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이미 수급면에서도 물량이 부족했고 거래빈도는 극도로 낮은 형태를 띠고 있다.

 

반면, 이외의 골프장들은 상당수가 대중제 골프장이거나 다른 회원제 골프장 중에서도 회원권 가격대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재무적으로 여전히 불안한 곳들이 상존해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자금난으로 기업회생설이 나오고 있고 과거 불황기에 체납된 세금으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제주시에서 해당 골프장들의 자산에 대해 공매처분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물론, 지금은 골프업종이 활황을 보이고 있으니 해당 골프장 중에서는 M&A성사로 자금난을 극복할 수도 있겠고 공매처분 대상에 오른 곳들도 코로나19 수혜로 이익을 내면서 미납세금을 부랴부랴 납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후부터다.

 

제주지역은 회원제에서 대중제 골프장으로 변모한 대다수의 골프장들이 골프텔을 비롯한 숙박시설이 구비되어 있고 이들의 지분을 활용하거나 이용권 형태로 회원모집에 나선 곳들이 많다. 그런데 금년부터 퍼블릭 골프장들의 편법회원모집이 불가할 방침으로, 경우에 따라서는 이들 골프장들의 유동성 문제가 전면에 불거질 조짐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풍요 속에 빈곤을 겪는 이중적인 모습이 목도될 수도 있겠는데 향후 골프업계 전반에서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프로필] 이 현 균

• ㈜에이스회원권, 회원권 애널리스트
• 에이스골프닷컴 본부장
• MAP(Membership Analysis Project Team) 회원권시장, 시세 마케팅 분석팀장
• 전) 디지털조선 ‘골프회원권 시세와 전망 출연’
• 주요 일간지 및 골프 월간지 회원권 관련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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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균 애널리스트 ink@acegol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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