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회원권 동향] 카카오그룹 사태와 골프회원권

2024.01.10 10:27:40

(조세금융신문=이현균 회원권 애널리스트) 지난해 카카오그룹이 주가조작 논란과 내부 비리폭로 등의 내홍을 겪으며 안팎으로 어느 때보다 유독 시끄러운 연말을 보냈을 듯하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필두로 혁신의 아이콘을 상징하던 모습은 어느덧 사라지고 이미 골목상권 침해논란에 영세 상인들과 자영업 및 관련 근로자들의 불만이 가중되어온 터이다. 그러니 이 마당에 새롭게 터진 문제들이 언론에 도배되다시피 하면서, 카카오그룹 임직원들뿐만이 아닌 지켜보는 국민 다수의 피로감까지 한층 가중시켰을 것이다.

 

물론 혁신을 발판으로 급격한 성장을 추구하자면, 여느 위대한 기업도 그 과정에서 다양한 부작용이 부수적으로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 부작용에 대한 문제점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여러 잡음이나 때로는 불편한 진실들도 마주치기 마련이다.

 

그런데 카카오그룹의 이번 쇄신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개인적으로 정작 의아스러운 지점은 따로 있었다. 바로 문제의 중심에 누구도 예상치 못한 ‘골프회원권’이 한몫 제대로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왜 하필 골프회원권이고 무엇이 문제일까?

 

일반적으로 중견, 대기업 정도 규모의 회사라면 이제 골프회원권은 대부분 필수적으로 매입을 하는 것이 작금의 흐름이다. 비록 회사의 주요 주주나 소유주 본인이 직접 골프를 즐기지 않는다고 가정하더라도 비즈니스 차원에서 접대와 모임이 골프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웬만해선 임직원들의 골프를 회사차원에서 무작정 외면하기 힘들다.

 

게다가 대기업들은 이러한 접대성향의 목적 외에도 주요 임원으로 승진하거나 부서를 이동하는 경우, 회사차원에서 골프회원권을 매입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혜택을 주는 곳들이 상당수다. 소위 별을 단다는 표현을 쓸 정도의 위치에 등극한 이들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특권과도 같은 배려다.

 

그러니 카카오그룹 또한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어느덧 대기업의 위상으로 변모했고 이후 계열사가 증가하면서 각 자회사별로도 골프회원권 매입과 사용에 대한 특별한 제약을 두지 않았던 것이 내부적인 관례였을 것이다.

 

이처럼 골프회원권은 기업들의 주요 자산 중 하나로 자리 잡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업무용 자산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특히, 세법상으로도 대체로 부가가치세 환급이 안 되는데 골프회원권은 콘도회원권처럼 다수의 직원들이 공용하지 않고 특정 임원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직원복리후생과는 거리가 있다는 해석들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과거 국세청에서는 골프회원권을 두고 준 사치품의 성격을 들어 세제상의 혜택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국내 골프인구가 수백만 명을 넘었고 잠재적인 골프 활동인구로 계산하면 이미 1000만 명을 넘어섰다는 기록이 최근에 나오고 있을 정도다. 이제 골프가 국민적 스포츠임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이나 국민여론은 여전히 부정적인 시선이 만연하니 때때로 그 눈길이 너무나 따갑기만 한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결국 이번 사태에서 카카오그룹은 내부 쇄신차원에서 골프회원권을 거론한 것이겠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왠지 골프에 대한 불온한 인식을 바탕으로 일부 임원들의 과도한 특혜와 비위성향이 짙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결과를 불러왔다는 반응이다.

 

이미 카카오는 자체 브랜드를 활용해서 스크린골프와 골프 굿즈 판매, 그리고 직접 골프장 운영과 골프부킹 사업까지 대대적으로 하고 있던 상황인데 말이다. 물론, 이러한 해석도 외부에서 체감하지 못할 정도의 심각한 모럴헤저드와 위기의식이 반영된 오해에서 비롯된 단면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사태의 여파는 다각적으로 퍼졌다. 회원권시장에서는 법인들이 선호하던 초고가 종목들의 매물이 급작스레 유입되면서 시세가 술렁이기도 했고 이번 기회를 통해 골프회원권이 일부 임원들만 사용하는 전유물이 아닌, 임직원들이 두루 쓸 수 있도록 사내 분위기 조성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전해진다. 어려운 문제지만 일부 그런 기업들도 틀림없이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카카오그룹이 우리 삶에 부여해온 편의나 후생을 고려해서라도, 더이상은 만시지탄의 질책이 나오지 않도록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프로필] 이 현 균

• ㈜에이스회원권, 회원권 애널리스트
• 에이스골프닷컴 본부장
• MAP(Membership Analysis Project Team) 회원권시장, 시세 마케팅 분석팀장
• 전) 디지털조선 ‘골프회원권 시세와 전망 출연’
• 주요 일간지 및 골프 월간지 회원권 관련 기고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현균 회원권 애널리스트 ink@acegolf.com



관련기사






PC버전으로 보기

회사명 : 주식회사 조세금융신문 사업자 등록번호 : 107-88-12727 주소 : 서울특별시 은평구 증산로17길 43-1 (신사동 171-57) 제이제이한성B/D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01713 등록일자 : 2011. 07. 25 제호 : 조세금융신문 발행인:김종상 편집인:양학섭 발행일자 : 2014. 04. 20 TEL : 02-783-3636 FAX : 02-3775-4461 Copyright @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