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82.5% 세율 압박…매도냐 증여냐, 다주택자 선택 시험대

2026.02.12 14:13:28

세율 최대 30%p 가산·공제 배제 ‘이중 부담’
매물 잠김 vs 거래 절벽…다주택자 셈법 복잡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가 약 석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다주택자들의 선택이 주택 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세 부담 강화를 통해 매물 출회를 유도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거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세무업계는 이번 중과 부활이 단순히 세금을 늘리는 조치에 그치지 않고, 매도·증여·보유 전략을 재편하며 거래 구조 자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과가 ‘세금 변수’를 넘어 ‘거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 거래 흐름 역시 뚜렷한 회복세로 보긴 어렵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는 월별 변동성이 큰 가운데 추세적 증가 흐름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거래량이 방향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관망 국면에 머물러 있음을 의미한다. 시장에서는 매수·매도 모두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거래 정체 구간’이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 세율 인상에 공제 배제까지…중과 부담 어디서 커지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현재 한시적으로 유예돼 있지만, 유예가 종료될 경우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에게는 기본세율(6~45%)에 더해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가 가산된다. 여기에 장기보유특별공제까지 적용되지 않아 세율 인상과 공제 배제가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일부 고차익 구간에서는 최고 실효세율이 82.5%에 이를 수 있다.

 

중과의 핵심은 단순한 세율 인상을 넘어 과세 구조 자체를 바꾼다는 점이다. 공제 항목이 제외되면서 과세표준이 확대되고, 결과적으로 체감 세 부담이 예상보다 빠르게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구조는 세 부담을 단순 세율 문제가 아닌 매도 전략 전반을 좌우할 변수로 만든다는 평가다.

 

세무업계에서는 세율 인상이 중과 부담을 키우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홍 세무사사무소 대표는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최대 30% 수준이지만 중과는 20~30%포인트가 즉시 가산된다”며 “대부분 사례에서 세율 인상의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세무법인 KNP 파트너 박현순 세무사도 “세율이 20~30%포인트 올라가면 체감 세부담은 사실상 두 배에 가까워진다”며 “공제 축소보다 세율 상승이 납세자에게 더 직접적인 압박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세 부담을 과세표준 확대 측면에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세무회계 해봄 김재경 대표세무사는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양도차익이 커진 상황에서는 세율 인상이 세 부담 증가의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보유특별공제가 배제되면 최대 30% 수준의 공제를 적용받지 못하게 되는 만큼 보유 기간이 긴 다주택자일수록 부담을 크게 체감할 수 있다”며 “세율 인상과 공제 배제를 복합적인 요인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세무법인 리치 이장원 대표는 “최근 주택가격 상승으로 차익 규모가 커진 상황에서는 세율 인상과 공제 배제가 동시에 부담을 키운다”며 “어느 하나가 더 크다고 단정하기보다 복합 효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결국 양도세 중과는 특정 요소 하나가 아니라 세율 인상과 공제 배제가 동시에 누진 과세 구조를 자극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세 부담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될 수 있는 구조로, 다주택자의 매도 시점과 보유 전략 전반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평가된다.

 

◇ 팔까·증여할까·버틸까?…다주택자 셈법 복잡

유예 종료를 앞두고 일부 다주택자들 사이에서는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한 ‘막차 매도’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러나 최근 시장에서는 세금보다 거래 성립 가능성을 더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장원 세무사는 “토지거래허가제와 대출 규제가 겹치면서 매수자가 자금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며 “팔고 싶어도 사줄 사람이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홍 세무사 역시 “유예 종료 전에 일부 급매물이 등장할 수 있지만 이는 개별 매도자의 선택일 뿐 시장 전체 흐름으로 확대 해석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중과 시행 이후에는 거래 위축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린다. 박현순 세무사는 “높은 세금을 부담하면서까지 매도하려는 수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중과가 본격화되면 거래량 감소가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경 세무사는 “매도자는 세 부담을 가격에 반영하려 하고 매수자는 이를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줄어드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금이 매도 결정을 좌우하던 국면에서 이제는 ‘거래 성립 가능성’ 자체가 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유예 종료 이전에는 일부 급매 출현으로 가격이 일시적으로 눌릴 수 있지만, 이후에는 매도 유인이 약화되며 거래 절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매물을 늘려 시장 안정을 유도하려던 정책이 오히려 거래 감소로 이어지는 ‘정책 역설’로 작동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시장 심리 역시 관망 흐름을 뒷받침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2026년 1월 기준 전국 매수우위지수는 기준선(100)을 밑도는 흐름이 이어지며 매수세 위축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같은 기간 ‘매도자 많음’ 응답은 62.4%에 달한 반면 ‘매수자 많음’은 8.3%에 그쳐 수요보다 공급 심리가 우위에 있는 시장 구조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매수우위지수가 100 이하이면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많은 ‘매도 우위’ 시장으로 해석된다.

 

 

이는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많은 구조가 고착되며 거래 둔화 압력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 증여 카드 떠오르지만…세금·현금 장벽에 ‘선별 전략’

유예 종료가 가까워지면서 다주택자들 사이에서는 매도 대신 증여를 선택지로 검토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양도세 중과로 인한 세 부담을 피하면서 자산을 이전하려는 전략이다.

 

김재경 세무사는 “장기보유특별공제가 배제되면 과세표준 자체가 커지기 때문에 체감 부담이 상당하다”며 “미래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자산을 자녀에게 이전하려는 심리가 이미 증여 컨설팅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증여 취득세 중과(12%)는 조정대상지역 내 공시가격(시가표준액) 3억원 이상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적용되는 만큼, 실제 세 부담은 수증자의 주택 보유 여부 등 개별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박현순 세무사는 “조정대상지역에서 3억원이 넘는 주택을 증여하면 취득세율이 12% 수준까지 올라간다”며 “20억원 주택 기준으로 취득세만 수억원에 달할 수 있어 현금 여력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자녀의 자금 조달 능력 역시 변수다. 이장원 세무사는 “주택 가격 상승 속도를 근로소득이 따라가기 어려운 만큼 실제 증여가 가능한 가구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증여는 모든 다주택자에게 적용 가능한 해법이라기보다 자금 여력과 세대 전략에 따라 선별적으로 활용되는 카드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증여가 늘어날 경우 시장에 매물이 나오지 않으면서 거래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세 부담 회피 수단으로 증여가 선택될수록 주택이 시장 밖으로 이동하는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가격 상승 기대가 높은 지역일수록 매도보다 증여가 선호될 가능성이 커 시장 유동성을 낮추며 거래 경직성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 진짜 변수는 보유세…“버티기 전략 시험대”

양도세 중과 부활이 예고된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팔 것인가’보다 ‘얼마나 버틸 수 있는가’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매도 시 높은 세율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서 보유 비용까지 확대될 경우 다주택자의 선택지는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장원 세무사는 “매도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억 단위 종합부동산세가 발생하면 버티기 전략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향후 몇 년치 보유세 시나리오를 반드시 계산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보유세 부담은 정책 변화에 따라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박현순 세무사는 “공정가액비율이 상승하면 과세표준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실제 세액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있다”며 “일부 구간에서는 체감 부담이 몇 배로 커질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다주택 중과는 사실상 방향이 정해졌지만 보유세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재홍 세무사는 “다주택 중과는 정해진 수순처럼 보이지만 보유세는 아직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라며 “공정가액비율 조정이나 임대주택 혜택 축소 등 정책 변화를 계속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거래 측면에서는 위축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재경 세무사는 “매도자는 늘어난 세 부담을 가격에 반영하려 하고, 매수자는 높아진 호가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 거래할 유인이 줄어드는 만큼 거래 위축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결국 양도세 중과 부활은 단기적으로 일부 매물을 자극할 수 있지만, 이후에는 보유세 부담과 세제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거래 감소·매물 잠김’ 구조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세 부담이 커질수록 매도 대신 증여나 장기 보유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화될 수 있고, 이는 시장 유동성을 낮추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책 기조가 유지될 경우 시장은 가격 조정보다 거래 위축 형태로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향후 보유세 개편 여부가 시장 흐름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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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욱 기자 lupin7@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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