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넥슨이 연 매출 4조원을 돌파하며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키웠다. 그간 ‘약점’으로 지적받던 서구권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며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기록적인 매출 뒤에 숨겨진 ‘순이익 32% 감소’는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넥슨은 2025년 연간 매출 4751억엔(약 4조507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 증가한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번 성장은 4분기 출시된 신작 ‘아크 레이더스(ARC Raiders)’와 ‘메이플스토리’ 프랜차이즈의 글로벌 확장이 견인했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아크 레이더스’는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1400만장을 돌파하고 최고 동시접속자 수 96만명을 기록했다. 특히 서구권 이용자 호응을 기반으로 북미와 유럽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배 증가하며 지역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장수 IP인 ‘메이플스토리’ 역시 업데이트 효과와 해외 성장에 힘입어 프랜차이즈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 ‘던전앤파이터’와 ‘FC 온라인’ 등 주요 타이틀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며 실적 기반을 지탱했다.
결과적으로 넥슨은 기존 IP와 신규 IP를 동시에 성장시키는 이른바 ‘IP 확장 전략’의 유효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수익성 지표는 다른 방향을 가리켰다. 넥슨의 연간 순이익은 921억엔(약 8733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1240억엔(약 1조1765억원)으로 사실상 정체된 수준에 머물렀다.
4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이 55% 증가하며 외형이 크게 확대됐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회사 전망치를 밑돌았다.
이는 매출 성장 속도를 비용 증가가 따라잡았거나 이를 상회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업계에서는 신작 출시 과정에서의 마케팅 확대, 개발비 및 라이브 서비스 운영 비용, 환율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거론한다. 다만 구체적인 비용 구조는 추가적인 재무 자료 확인이 필요하다.
시장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최대 매출’ 자체보다 이익 창출력의 안정성이다. 매출이 늘어도 순이익이 감소하면 성장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실적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지역 포트폴리오 변화다. 넥슨은 전통적으로 아시아 시장 의존도가 높았지만, ‘아크 레이더스’를 계기로 서구권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이는 단순한 흥행을 넘어 사업 구조 전환의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특정 지역이나 장수 IP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수록 실적 변동성은 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신작 효과가 일회성에 그칠지, 장기적인 라이브 서비스 매출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결국 관건은 초기 판매 이후 이용자 유지와 추가 과금 구조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느냐다.
넥슨은 2026년 1분기 매출이 최대 1,640억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성장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또한 ‘데이브 더 다이버’ 모바일을 비롯해 다수의 신작을 준비하며 IP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투자 관점에서 다음 단계의 판단 기준은 명확하다. 관건은 외형이 아니라 이익으로 증명하느냐다.
신작 성공이 비용 부담을 상쇄하고 영업 레버리지로 연결될 경우 넥슨은 한 단계 높은 성장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비용 구조가 계속 확대된다면 ‘매출은 크지만 이익은 제한적인’ 구조에 머물 수 있다.
결국 이번 실적은 넥슨이 외형 성장을 넘어 실질적인 수익 구조까지 바꿔낼 수 있을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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