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해외 이주에 따른 국외전출세 등의 문제

2026.02.26 10:59:14

(조세금융신문=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변호사)

 

◆자산가치 상승 등에 따른 해외 이주 고려 사례 증가

 

1950년 상속세법이 제정된 이후 비교적 근래까지도 상속세는 이른바 ‘부자 세금’으로 인식되어 왔고, 실제 2008년경에는 피상속인 기준 전체 상속세 신고납부 건수가 4,000건 미만이었으며 전체 내국세 대비 상속세의 비중도 1%에 미치지 못하는 등 이러한 인식은 통계적으로도 뒷받침이 된다.

 

이는 현행 기준 각각 5억원 가량의 일괄공제, 배우자 상속공제 등 각종 공제를 적용할 경우 그간 상속세는 그러한 공제액을 초과하는 자산을 상속하는 극소수의 ‘부자’들만이 납부를 하여 왔던 데서 기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최근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5억원을 초과할 정도로 서울을 포함한 전국의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대한민국의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세대를 거쳐 부를 축적하는 사람들이 증가함에 따라, 이제는 특별한 ‘부자’가 아닌 중산층 일반의 경우에도 ‘똘똘한 한채’를 보유하거나 일정 정도 재산을 축적하였다면 자산 승계에 따른 상속세 등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국세청 통계를 보더라도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상속세 신고인원은 약 1만 명에서 2만 명 이상으로, 전체 내국세 대비 상속세의 비중도 약 2%에서 3%를 초과하여 점차 증가하고 있는 등 이러한 추세는 쉽게 확인이 되며, 사전 상속 등에 따른 증여세 부담까지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00일 간담회에서 “집주인이 사망하고 남은 가족들이 돈이 없으니까 집을 팔고 떠나야 한다는 것은 너무 잔인하다”며 일괄공제 8억원, 배우자공제 10억원으로 각각 공제 한도를 확대해 총 18억원까지 배우자가 상속세를 물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고, 기획재정부는 2025. 3. 상속세 과세체계의 합리화를 위해 유산취득세 도입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상속세제 개편안이 본격적으로 논의, 추진되었지만 2026년 2월 현재 기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기업이나 자산을 운영, 승계함에 따른 각종 세 부담이나 규제 역시 극적으로 완화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러한 시점에서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해외 이민 컨설팅업체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고액 자산가 해외 유출’ 관련 보도자료를 발표하였다가, 그 내용이 국세청의 해외 이주 신고자 분석 결과에 배치된다고 하여 이슈가 된 바도 있다.

 

이러한 이슈는 사설 컨설팅 업체와 국세청이 각각의 관점에 따라 ‘해외 이주’의 범주를 어느 경우에 대해서까지 적용하였는지에 따라 발생한 일종의 해프닝으로 보이지만, 실무적으로는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해외 이주를 통해 잠재적인 상속세 부담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고민하는 사례들이 증가하고 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국외전출세, 거주자에 대한 고려의 필요성

 

그렇다면, 여하간의 사정으로 해외 이주를 고민하고 있는 입장에서 고려되어야 할 사항에는 무엇이 있을까. 무엇보다 해외 이주를 고려하는 자산가 등의 입장에서는 그에 따른 국외전출세의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 정부는 2016년 소득세법 개정을 통해 자산가 등에 대한 과세권 확보 및 역외 탈세를 방지하기 위하여 이른바 국외전출세(Expatriate Tax, Exit Tax) 제도를 도입하여 2018년부터 시행 중에 있다.

 

이는 세법상 대한민국의 거주자(출국일 전 10년 중 5년 이상 국내에 주소 또는 거소를 둔 경우로 한정된다)가 해외로 이주하여 다른 나라의 거주자(대한민국 기준 비거주자)로 전환되는 경우 그 시점까지 발생한 주식 평가차익 등 일정한 자본이득에 대해서는 비록 그 주식 등을 양도하여 소득이 확정되기 이전일지라도 비거주자로 전환되는 시점의 시가를 기준으로 양도한 것으로 간주하여 과세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위 제도에 관하여 소득의 확정 시점을 기준으로 소득세를 과세하고 미실현 소득에 대해서는 과세를 하지 않는 소득세법상 기본 원칙에 반하고, 국제적 이중과세를 야기할 수 있으며, 그 과세요건과 내용이 명확하지만은 않다는 등의 비판이 있다.

 

그리고 시민권, 영주권 취득 등을 통한 영구적, 종국적인 해외 이주 이전 단계에서 자녀 교육, 해외 취업 등을 위해 각종 비자 등을 활용하여 일시적, 잠재적으로 해외 이주를 하는 단계에 있어서도 국외전출세를 신고납부하는 것이 맞는지 등 현실적인 문제도 있어 세법상 이중거주자로서 대한민국과 해외에서 각각 소득세를 신고납부하고 있는 사례들도 있다.

 

그러나 미국, 일본, 호주 등 각국에서 유사한 제도를 이미 실행하여 오고 있고, 이를 반영하여 소득세법 개정을 통해 위 제도를 도입하여 근 10년 가까이 시행해 오고 있는 이상, 해외 이주로 인해 대한민국의 세법상 거주자가 아니게 되는 시점에서는 국외전출세를 신고납부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 경우 세법상 거주자 판단 기준이 선결적으로 문제가 되는데, 소득세법은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의 거소를 둔 개인’을 거주자로, 거주자가 아닌 개인을 ‘비거주자’로 각각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주소’란 국내에서 생계를 같이 하는 가족 및 국내에 소재하는 자산의 유무등 생활관계의 객관적 사실에 따라 판정하고, ‘거소’란 주소지 외의 장소 중 상당기간에 걸쳐 거주하는 장소로서 주소와 같이 밀접한 일반적 생활관계가 형성되지 아니한 장소를 의미하는 것으로, 그 의미가 분명하다고만 할 수는 없고, 세법과 조세조약상 거주지국 판단에 관한 추가적인 고려사항들도 있으며, 각각의 사실관계에 따라 과세관청, 법원 등에 의해 그 주소와 거소가 국내에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달리 판단되는 사례들도 다수 존재한다.

 

그렇다면, 해외 이주에도 불구하고 세법상 대한민국의 거주자성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함이 명확하지 아니한 이상 연간 183일 이상 해외에 장기적으로 체류하게 되는 시점에 비거주자로 전환되는 것으로 보고 국외전출세를 신고납부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이 경우 추후 영주권 미취득 등의 사유로 (5년 내에) 국내로 재전입하여 다시 대한민국의 세법상 거주자가 된다면 일정한 요건 하에서 기 납부한 국외전출세의 환급을 구할 수 있고, 국외전출세 신고 이후 그 과세 대상이 된 자산을 실제로 양도한 경우로서 그 양도가액이 국외전출세 신고 당시 기준으로 삼은 시가에 비해 저가인 경우에는 조정공제가 허용되며, 해당 자산의 실제 양도소득에 대해 외국 정부에 세액을 납부하는 경우에는 이를 공제할 수 있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한편, 당초 국외전출세의 과세대상에는 국내기업이 발행한 주식 등만 포함되고 부동산, 외국주식 등은 포함되어 있지 아니하였다. 그리고 그 국내 주식 등의 경우에도 일정한 지분(예를 들어 일반 비상장주식의 경우 지분율 4%, 시가총액 25억 원, 유가증권시장 상장주식의 경우 지분율 1%, 시가총액 25억 원)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만이 국외전출세 납세의무를 부담하게 되어 있었다.

 

이는 제도 시행 초기임을 고려하여 부동산 등 더 넓은 범위에 대해 국외전출세를 과세하는 일부 외국의 입법례에 비해 그 과세 범위를 제한한 것이었으나, 향후 제도 시행 경과에 따라 과세 범위를 확대하는 것도 고려하도록 되어 있었다.

 

이후 실제 2018년에는 일반 비상장주식의 경우 지분율 4%, 시가총액 15억 원, 유가증권시장 상장주식의 경우 지분율 1%, 시가총액 15억 원으로 대주주 인정 기준이 하향 조정되었고, 2027년부터는 외국법인이 발행한 유가증권 등도 그 대상에 포함될 예정인바, 향후 그 범위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기타 고려사항

 

위와 같은 국외전출세 외에도, 해외 이주를 고려하는 자의 입장에서는 현지에서의 정착을 위해 초기에 투입해야 하는 자산을 국외로 이전하거나, 일정한 비용을 국내에 다시 송금함에 따른 외국환거래법상 문제, 국내외에 각각 개설한 계좌 상호간 자금, 유가증권 등의 대체에 따른 자본시장법 문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외국환거래법과 자본시장법상 거주자, 비거주자간에 그 규율을 달리하는 사항들이 있는데, 이 때 거주자 개념이 세법상 거주자 개념과 동일하지만은 않고, 일부 규정상 공백이 있어 그로 인해 외환 당국, 금융 당국의 법령 해석, 적용이 명확하지 않은 사항들이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위와 같은 초기 이슈들을 모두 해결하고 해외로 이주하여 장기간 생활을 하다가도 보건, 의료 기타 개인적인 사정으로 국내로 재전입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데, 이 경우 미국, 일본, 호주 등 해외 현지에서도 각국이 정한 세법상 기준에 따라 국외전출세가 과세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른바 상속세 부담을 절감하기 위한 목적에서 해외 이주를 한 경우에 있어서는, 자녀 등이 상속, 증여받은 재산을 향후 처분하는 시점에서의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까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각국의 세법상 과세 방식의 차이에 따라 상속, 증여 시점에서는 상속세, 증여세 명목의 과세가 이루어지지 아니하더라도, 상속인이 자산을 상속, 증여받은 이후 그 자산을 처분하는 시점에 그 상속, 증여시점까지 발생한 평가차익을 모두 포함하여 더 많은 자본소득 과세가 이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전에 이주할 국가의 관련 법령들을 미리 검토하고 자산관리회사 등을 통해 자산을 관리하거나 가족신탁 등을 통해 종국적인 세 부담을 절감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

 

◆결어

 

가족들이 오랫동안 터를 잡고 생활하여 온 나라를 떠나 해외 이주를 하여 현지에 정착하기 위하여는 앞서 본 문제들 외에 여러가지 희생과 노력이 수반될 수 밖에 없고, 그로 인해 최근 여러 국가들이 발급하는 이른바 골든 비자 발급 등으로 방향을 바꾸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각국이 발급하는 골든 비자의 요건, 혜택, 각국 법령상 처리 방안도 상이한 까닭에 이 또한 여러가지 잠재적인 이슈를 야기할 수 있다.

 

결국 자산가들의 입장에서 현 제도에 대한 불만 등을 이유로 쉽사리 해외 이주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고, 이로 인해 실무적으로도 해외 이주를 자문하는 사례에 비해 그 실행이 이루어지는 비율이 적은게 아닌가 짐작된다.

 

다만,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함에도 불구하고, 상속세제 개편 등의 조치가 적시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현실적인 난관들에도 불구하고 해외 이주를 실행하는 국민의 수가 증가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러한 경우 사후적으로 해외 이주자들의 국내 복귀를 장려하는 정책을 펼치기도 쉽지 않고,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각종 선례들에 비추어 보더라도, 실제 그러한 정책이 성공을 거두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정부 입장에서도 해외 이주 통계의 적정 여부를 따지기 보다는, 해외 이주의 잠재적 수요가 증가하는 원인을 냉철히 분석하고 상속세제 개편 등을 통해 그러한 수요가 감소되도록 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할 것이다.

 

그리함으로써 자산의 유무, 다과와 관계없이 국민들로 하여금 대한민국에서 활발히 경제활동을 영위하고 그에 따라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납세의무를 성실히 이행토록 한다면, 이를 통한 우무형의 이익이 당장의 상속세, 증여세 세수 증가를 상회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프로필] 이진우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변호사

•University of Florida(LL..M.. International Taxation, 2022)

•서울대학교 대학원 법학 박사과정(조세법 전공) 수료(2017)

•서울대학교 대학원 법학 석사(2012, 조세법 전공)

•제40기 사법연수원(2011)

•서울대학교 법학과(2007)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조세그룹(2015-현재)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International Tax팀(2014-2015)

•공익법무관(서울지방국세청 송무과 파견, 2011-2014)

•한국세법학회 편집이사(2025-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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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변호사 jinwu.lee@bk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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