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국세청(청장 임광현)이 최근 9개월 간 징수공조를 통해 3개국으로부터 총 339억원(5건)에 달하는 체납세금을 징수했다고 27일 밝혔다.
다소 취약했던 역외 징수공조 기능이 본격화되면서 고액체납자의 해외 재산은닉에 대한 본격적인 징수활동이 예상된다.
징수공조란 체납자의 재산을 은닉한 외국 과세관청이 한국을 대신해 징수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외국 과세관청이 자국 체납자가 한국에 재산을 은닉했을 경우 한국 국세청이 대신 징수해준다.
2025년 7월부터 최근까지 국세청이 징수공조로 추징한 체납자 유형은 ▲국내 재산과 사업체를 정리하고 해외로 활동지를 옮긴 내국인 ▲주로 해외에 거주하면서 국내에서 발생한 일회성 세금을 떼먹는 재외국민이나 외국인 ▲국내에서 활동하다가 소득원이 없어지면 출국하는 외국인 운동선수나 사업가 등이 있다.
국세청은 외국 과세당국이 강제징수해서 거둔 것도 있지만, 강제징수 전에 체납자가 포기하고 자발적으로 납부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한국이 징수공조 체제를 개시한 건 2015년이지만, 실적은 미미했다. 연간 실적은 수억 정도에 불과했고, 2022년 12억8000만원 정도를 거두면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그럼에도 2015~2025년 6월까지 거둔 실적이 33억원 정도에 그쳤다.
이렇게 된 건 기본적으로 징수공조가 대단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일단 상대국이 다른 나라 체납세금을 대신 걷어줄 이유가 딱히 없다. 과거 국정감사에서는 국세청은 상대국이 징수공조 요청을 받아도 몇 년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답변한 적이 있다.
게다가 가장 많은 은닉재산이 있을 것으로 관측되는 미국 쪽은 과세정보는 주되 징수공조까지는 대부분 유보, 사실상 거절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딱히 한국에만 이러는 건 아니고, 다른 나라들에도 문을 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한국 국세청은 최근 징수공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4월 일본과의 징수공조 실효성 제고, 지난해 9월 호주와의 징수공조 업무협약 체결,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와의 징수공조 업무협약 체결 실적을 거뒀다.
올해 2월 태국에 징수공조를 제안했고, 베트남 등 다른 국가들과도 징수공조에 나서고 있다. 외국 과세당국을 설득‧재촉하기 위한 실무급‧고위급 미팅이 정기 또는 수시로 열리고 있다.
최근 동남아 벨트와 징수공조를 하는 것은 대단히 긍정적인데, 동남아 지역은 한국 제조업의 중간기지이며, 특히 베트남은 한국에서 세 번째로 큰 교역국이자, 기업 수로만 치면 가장 많이 진출한 나라이기도 하다.
징수공조의 핵심 도구 중 하나는 과세정보 교환 네트워크다.
한국 과세정보망은 2016년 한미 조세정보자동교환협정(FATCA)을 계기로 크게 확대되었으며, 이밖에도 119개국과 금융정보 자동교환, 163개 국가와는 개별 이슈가 있을 경우 양국 과세관청이 정보교환 여부를 논의한다.
한국 국세청은 해외 과세정보 교환을 통해 체납자 해외재산 정보를 확인하고, 체납자의 해외부동산 보유 정보의 경우 은닉 의심국가에 한데 묶어(grouping) 일괄 정보 요청을 하고 있다.
가상자산의 경우 56개국간 암호화자산 정보교환협정을 통해 내년부터 매년 해외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 거래내역을 제공받으며, 해외부동산은 2030년부터 매년 보유 및 거래현황을 상호 교환할 계획이다.
한창목 국세청 국제조세관리관은 “국세청은 이번 성과와 경험을 발판으로 삼아 앞으로 체납자가 전 세계 어디에도 발붙일 수 없도록 국가 간 경계 없는 철저한 국제공조 체계를 구축하여 소중한 국고를 수호하겠다”라며 “나아가 조세정의를 실현하고 국민이 신뢰하는 공정한 세정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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