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대법원이 ‘다크앤다커’ 분쟁에서 넥슨의 손을 들어주면서도 게임 간 유사성과 저작권 침해는 인정하지 않으면서, 이번 판결을 둘러싼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영업비밀 침해는 인정됐지만 결과물 자체의 유사성은 부정되는 ‘절반의 결론’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30일 피고 아이언메이스와 관련 인물들이 넥슨의 미공개 프로젝트 ‘P3’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판단하고, 57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책임을 최종 확정했다. 특히 소스코드와 빌드 파일 등 게임 개발 과정에서 생성된 자료들이 보호 대상이 되는 영업비밀로 인정된 점이 핵심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단이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를 넘어, 부정경쟁방지법상 ‘성과물 도용’ 법리를 통해 책임을 인정한 사례로 보고 있다. 즉 결과물 자체는 별개의 창작물로 보더라도, 넥슨이 투입한 상당한 투자와 노력의 성과를 무단으로 활용한 행위는 별도의 위법행위로 판단됐다는 의미라는 것.
넥슨은 이번 판결에 대해 “게임 개발의 근간이 되는 자산이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의미를 강조했다. 이어 공정한 경쟁 환경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서는 형사 절차에서도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아이언메이스는 배상 책임이 확정된 영업비밀 침해 판단과는 별개로, 저작권 비유사성 판단에 무게를 두며 “넥슨의 성과를 부정하게 사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어 영업비밀 침해 판단에 대해서는 “형사 사건과는 엇갈린 결론”이라며, 진행 중인 형사 재판에서 무고함을 입증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번 판결은 ‘아이디어와 결과물’과 ‘개발 과정의 자산’을 분리해 판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같은 게임이 아니더라도 개발 과정에서의 자료 활용 여부에 따라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기준이 제시된 셈이다.
이에 따라 ‘다크앤다커’ 서비스 자체는 저작권 침해를 근거로 한 즉각적인 중단 위험에서는 일단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 넥슨이 영업비밀 침해를 근거로 별도의 가처분이나 추가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점에서, 서비스 지속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민사 판결에서 인정된 영업비밀 침해 사실이 형사 재판에서 유죄로 이어질 경우, 관련자들의 법적 책임뿐 아니라 기업 차원의 부담도 한층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히 최종 결과물의 유사성 여부만 따지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개발 초기 단계의 데이터 관리와 인력 이직 과정에서의 정보 통제 여부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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