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13일 한국법제연구원과 한국재정법학회는 ‘재정헌법과 재정관리’를 주제로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한국재정법학회 김성수 회장은 개회사에서 “탄핵이라는 국가적 비극 앞에서 나온 개헌논의는 정략적 의도와 별개로 학문의 장에서 논의돼야 하며 지식인의 학문적 책임은 더욱 엄중해 졌다”고 강조했다.
또 “이러한 때 재정법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추후 개헌이 진행될 시 논란이 될 수도 있는 재정헌법에 대한 여러 쟁점을 미리 논의할 수 있는 담론의 장을 가질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우리 재정헌법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뒤를 이은 환영사에서는 이익현 한국법제연구원장이 “오늘 이 자리에서의 치열한 논의가 향후 재정분야 법제도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사회양극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문제점 해결과 재정분야의 법제도적 뒷받침을 공고히 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내다본다”고 전했다.

기조발제에 나선 성균관대학교 박재완 국정전문대학원 교수는 국회예정처, OECD 등 국내외 주요기관들의 통계자료를 근거로 ‘한국 재정의 진단과 과제’에 대한 발표에 나섰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재정수지는 건전한 편이나 계속 악화되는 추세이며, 최근 주요 선진국들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과는 반대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일본과의 비교를 통해서는 우리나라 정부부채는 일본보다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으나 가계부채는 일본보다 비중도 크고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더불어 "최근 15년간 정부 부채 증가율이 OECD 7위 수준으로 증가속도가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빠른 편이라 이에 경계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나라 재정문제를 해결을 위해서는 공공요금 현실화, 공공기관 민영화‧경쟁체제 도입, 자치단체 과세자주권 확대, 차명주식 명의신탁 양성화 추진 등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제1주제 발표는 서울시립대 이상경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재정건전성 확보의 헌법 및 법제적 접근방안’을 주제로 삼았다.
이 교수는 "국회가 자발적으로 재정지출에 대한 다양한 통제방법을 보유하고 국가채무감축을 결의할 수 있는 법적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여‧야 합의를 통해 법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입법조사처 김선화 입법조사연구관은 ‘재정헌법과 의회’에 대해 제2주제로 발표했다.
김 연구관은 "국민의 대표기관으로 국회가 국가재정에 대해서 제대로 심사하고 감시하는 것은 의회의 존재의무라고 강조하면서 정보와 예산편성, 심사, 결정의 투명성, 신뢰성의 제고는 국회나 행정부를 가리지 않는 문제"라고 전했다.
또한 "향후 헌법 개정시 이러한 원칙을 확보하는 거시적인 국가권력구조를 설계하고 국회와 행정부의 관계도 실효성 있게 설정해 장기적 관점에서 재정연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3주제인 ‘재정건전화법안에 대한 법적 검토’에 대해서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최승필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발표자로 나섰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 재정건전성은 OECD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가채무 증가속도가 빠르고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경제가능인구는 점점 줄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상황 변화에 따라 대규모 통일비용도 발생할 수 있다면서 재정준칙을 법률화해 건전한 재정을 유지해나갈 것을 주문했다.
제4주제 ‘조세입법의 재정법적 문제’는 제주대학교 강주영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가 설명했다.
강 부교수는 지자체의 재정지출을 수반하는 무분별한 조례의 입법을 통제하고 지방재정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비용추계제도‧PAYGO제도‧입법평가제도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지방자치법 또는 지방재정법을 개정해 표준 조례안을 제시하고 광역단체에서는 의무적으로 채택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 순서인 종합토론은 성균관대학교 이전오 교수의 진행으로 진행됐다.
강원대학교 문병효 교수는 최순실 게이트에서처럼 국가 재정 낭비 사례를 막으려면 예산법률주의 도입이 필요하며 예산법률주의 도입을 위해서는 대의민주주의 확립이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대의민주주의 확립을 위해서는 대통령‧국회의원‧지자체 의회 등 선거제도를 개선하고 정당도 당대표 독선이 아닌 당원, 국민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체계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뒤를 이은 경북대학교 신영수 교수는 재정정책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정부나 의회보단 유권자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중장기 건전화 방안을 마련하고 강력한 통제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현행 재정건전화법을 뒷받침할 기본법을 제정하자는 목소리도 있었다. 법무법인 태인 최정민 변호사는 국회에서 만든 재정건전화법을 지역예산, 유권자의 요구 등으로 국회 스스로 지키지 못할 경우 이를 통제할 사후관리책이 없다고 설명하면서 재정건전화법을 실효성 있게 통제할 수 있는 기본법을 제정해야한다고 제안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