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2018년 경기 전망은? ‘신(新) 3고(高) 현상’!

2018.02.15 12:58:46

무역이 술술 풀리는 무술(戊戌)년을 기대하며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2018년이 밝은 지도 벌써 한 달이 되었다. 우리나라는 설을 양력과 음력으로 나누어 두 번 쇠기 때문인지 아직 진짜 새해가 한 번 더 남은 듯하다.


보통 연초에는 많은 기관에서 여러 데이터를 들이대며 그해의 경기 전망을 내놓곤 한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서 그 분야만을 고민하는 사람들인 전문가 집단이 관련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준비와 대비를 할 수 있게끔 도와준다.


마치 많은 사람이 재미로라도 연초만 되면 한 해 운수를 예측해 보는 것과 비슷한 이치인 것 같다. 그나마 각 분야의 전문가 집단에서 내놓는 미래 보고서는 충분한 근거와 과학적 논리로 예측한다는 점에서는 한해 운수를 점쟁이에게 맡기는 것보다는 좀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2017년 경기전망을 부정적으로 바라본 이유
지난해는 우울한 새해 전망으로 출발했었던 것 같다. 당시 기업들이 2017년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았던 근거를 대내적 요인과 대외적 요인으로 나눠볼 수 있다.

 


먼저 대내적 요인으로는 탄핵정국으로 인한 정치 갈등에 따른 사회혼란, 자금조달 어려움, 기업관련 규제, 소득양극화 현상의 심화 등이 있었다. 대외적 요인으로는 사드의 여파로 인한 대중 교역 축소와 중국성장률 둔화, 전 세계 보호무역주의 확산,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금융여건 악화, 환율변동성 확대 등1)이 있었다.

1)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400여 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17년 1분기 경기전망지수(BSI) 조사’를 실시한 결과 참조


그래서 당시 기업들은 새해 경영방침으로 보수경영·군살 빼기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을 정도였다.
그런데 결과는 어떠한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7 연간 수출액은 전년 대비 15.8% 증가한 5739억 달러(약 613조원)로서 1956년 무역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또한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수출이 차지하는 점유율 부분에서도 역대 최대인 3.6%까지 증가했다. 전 세계에서의 수출 순위도 8위에서 6위로 껑충 뛰어 올랐으며, 수출입 무역 규모도 1조 520억달러를 달성했다. 이는 3년 만에 다시 1조 달러로 회복한 수치로서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 2년 동안의 수출 침체기를 완전히 회복한 모습이다.


분위기가 연초 예상과 완전히 다르게 반전된 것은 2016년 3월에 우리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던 알파고로 알려지기 시작한 ‘제4차 산업혁명’ 덕이라고 할 수 있다.


인공 지능,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경제·사회 전반에 융합되어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차세대 산업혁명2)의 붐으로 우리의 주력 아이템인 반도체 수요가 폭발했다. 반도체 수출은 거의 매월 수출 신기록을 달성하였고 단일품목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연간 수출액 9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 기록은 지난 1994년 우리나라총 수출액인 960억 달러보다 많은 금액이다.


2)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IT용어사전 참조


지난해 초만 해도 전세계 경기 호조와 어마어마한 반도체 호황이 일어날 것이라고 상상하기는 쉽지 않았다. 인간의 감정을 가능한 한 뺀 과학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교하게 설계한다 할지라도 경기 예측이라는 것은 실로 힘들다는 것이 이러한 결과를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예측에 사용되는 데이터라는 것이 그 당시 최선의 것으로서, 시간이 흘러가며 발생하는 약간의 변수에는 전혀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초에 발표되는 각종의 예측 자료는 그나마 불확실 성을 헷지(hedge)하고자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아주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원화강세·고금리·유가상승’ 2018년 경기 전망은?
그런 의미에서 2018년을 요약해 수출입 경기 예측을 해본다면 우선 신(新) 3고(高) 현상을 먼저 떠올릴 수 있다. 새해 벽두부터 나타난 원화강세, 고금리, 유가상승은 우리에게 어느 것 하나 유리한 것이 없다.


미 트럼프 행정부의 하루가 다르게 변동하는 불안정한 정책과 불확실성으로 미 경제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미 달러화를 약세화하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의 엔화도 여당의 총선 승리로 아베노믹스가 지속되면서 통화의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되어 약세로 예상한다.


한편 원화는 글로벌 경기와 중국의 수입수요 회복, 그리고 제3신흥 시장으로의 거래선 다변화 등으로 한국 수출은 지속적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수출의 확대로 경상수지 폭이 확대됨에 따라 달러대비 원화 강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물론 원화의 약세를 결정하는 요인인 브렉시트 협상으로 인한 새로운 유럽과의 경제구조 재편, 미국의 금리 인상, 북핵 리스크 등이 있지만 원화 강세 요소가 더욱 클 것으로 보이며, 이는 우리 수출 기업에는 녹록지 않은 비즈니스 환경을 의미하기도 한다.


주요 국가의 경기 회복세가 점차 가속화되고 신흥국의 원유 수요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베네수엘라 국영석 유회사의 디폴트 우려와 쿠르드족의 독립 분쟁, 미국과 이란 간의 핵 협상 등 일부 산유국의 불안정한 정국은 원유 생산에 차질을 빚는 장해 요소가 된다. 이런 이유로 고유가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신 3고 현상’ 이외에도 한-미 FTA 재협상 등 보호무역주의의 확대, 중국과 미국의 통상 압박, 사상 최대의 최저 임금 인상과 북한으로 인한 지정학적불안정 요소 등을 꼽을 수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2018년도 2017년 초와 마찬가지로 장밋빛 희망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예상과는 달리 사상최대의 성적표를 받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행간에 있는 희망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언제까지 반도체가 호황을 이어갈지 모른다는 점에서 불안한 점이 없지 않지만 당분간 이 분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다음 무대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준비는 기업이든 정부든 필요하다.


수출 품목의 양적, 질적인 고도화와 중소기업이 대기업에만 기대지 않는 수출기업으로의 전환, 제조업의 스마트화,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콜라보레이션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정부는 기업에 일괄적으로 기성복 같은 지원이 아닌 맞춤지원을 해주어 기업의 가장 답답한 부분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줘야 한다.

 

또한 발효된 지 꽤된 FTA의 추가 자유화 협상을 통하여 제한된 일부 상품의 양허 기준과 원산지기준을 고도화하여 우리 무역업계가 FTA 활용과 향유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부가 할 수 있는 부분은 해야 한다.


새롭게 맞이하는 2018년은 육십갑자로 무술년에 해당한다. 무(戊)는 땅이나 큰 산을 의미하며, 색으로는 노란색, 황금색을 뜻하고 술(戌)은 십이지 동물 중 개를 의미하여 올해를 황금 개띠 해라고도 부른다. 황금 개띠 해인 2018년은 그 이름에 걸맞게 모두가 잘사는 태평성대의 한해로 기억되길 기대해 본다.

 

 

[프로필] 고 태 진
• 관세법인한림(인천) 대표관세사

• 관세청 공익 관세사

• NCS 워킹그룹 심의위원(무역, 유통관리 부문)

• 「원산지실무사」 교재집필 및 출제위원

•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대학 졸업

• 서울시립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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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telekeb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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