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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이슈체크] 한은, 창립 이래 첫 빅스텝 가능성…'물가→임금→물가' 고리 끊어낼까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원회서 기준금리 빅스텝 여부 결정
물가 잡으려 기준금리 올렸는데 실패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오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창립 이래 72년간 단 차례도 진행한 적 없는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p 인상)’ 단행을 고심하고 있는 만큼 긴장감이 역력한 모습이다.

 

한은은 물가를 잡기 위해 빅스텝을 해결 카드로 꺼내든단 입장인데, 관건은 우리 경제의 펀더멘탈이다. 과연 우리 경제가 빅스텝을 견딜 수 있을 정도의 기초체력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고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가파르게 오르는 물가를 잡으려 기준금리를 올렸는데도, 경기침체는 빠르게 진행되고 물가는 잡히지 않는다면 경기 침체 속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왜 빅스텝인가

 

내일 한은이 빅스텝을 결정한다면, 그 배경엔 두 가지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미국이 빠르게 긴축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로써 한미 금리 역전은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까지 역전될 경우 금리가 더 높은 곳으로 이동하는 자본 특성상, 국내에서 해외로의 자본 유출이 가속화 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이때 한은이 빅스텝에 나선다면 그 격차를 줄일 수 있다. 연준이 이달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면 미국 기준금리는 2.25~2.50%로 인상된다. 한은이 베이비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25%p 인상)에 그친다면 한미간 금리 차는 0.25~0.50%p이지만, 빅스텝에 나설 경우 격차가 0.00~0.25%p로 좁혀진다. 

 

한은은 물가잡기 측면에서도 빅스텝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국내 물가는 국제 원자재와 곡물 가격 상승에 따라 6%까지 치솟았고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에 도달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경제 주체들이 예상하는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로,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을 경우 향후 물가 인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 물가 6%대 시대…아직 멀었다고?

 

6%대 소비자물가는 외환위기 당시던 지난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셈이지만,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는게 한은 측 입장이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이와 관련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고유가 지속과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 증대와 전기료, 도시가스요금 인상 등 영향으로 당분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물가가 오르면 임금 인상 압력이 커지고, 임금이 오르면 시차를 두고 결국 물가도 다시 오른다. 현재 한은의 가장 큰 우려도 바로 고(高)물가의 고착화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적절히 제어하지 않을 경우 고물가 상황이 고착화될 수 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해질 경우 물가가 임금을 자극하고 이는 다시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임금·물가간 상호작용이 강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게다가 미국은 물론 한국 또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다고 해도 그 효과가 곧바로 나타나진 않을 것이란 점도 우려스럽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 금리를 올려 수요를 누름으로써 인플레이션을 낮춘다는 것이 미 연준의 계획이지만 시간이 걸린다. 과거 평균적으로 금리 인상이 시작된 지 15개월 후에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낮아졌다. 금리 인상이 깔끔하게 물가 하락 요인만 있는 것이 아니어서 이자비용이 오르면 기업들이 이를 전가하는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이 심화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실물경제 타격 불가피

 

일각에선 물가 관리에만 집중하면 경제 성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04.3%인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 이자부담이 크게 늘어 소비가 위축되면서 실물 경제가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높은 소비자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 원화 약세 등의 이유로 7월 빅스텝을 예상한다”며 “8월에 발표될 수정 전망에서 한은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높은 물가 및 금리인상으로 민간소비 여력도 감소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올해 3분기부터 침체가 시작돼 내년 1분기까지 3분기 연속 역성장을 이어 갈 것”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공격적 금리 인상과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한은의 금리 인상이 경기 둔화 혹은 침체를 가져올 가장 큰 이유”라고 전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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