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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여행 칼럼]산티아고 순례길 여행 17일차 - 삶의 경계에서 선택한 길

Terradillos de Templariso에서 El Burgo Ranero까지

(조세금융신문=송민재)

 

시도해보지 않고는 누구도

자신이 얼마만큼 해낼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 푸블릴리우스 시루스

 

다시 길 위에……

전날 사온 간편식을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아침 식사를 해결했다. 아주 맛있다고는 할 수 없어도 그런대로 간편하게 식사하기에는 괜찮은 편이다.

알베르게 마당을 거쳐 밖으로 나오니 하늘을 맑은데 쌀쌀한 냉기가 밀려온다. 도시 안을 가로질러 나가는데 한참을 걸어나가야 벗어날 수 있으니 제법 큰 도시였음을 실감한다.

오늘은 Terradillos de Templariso에서 El Burgo Ranero까지 30km를 걷는 여정이다.

출발을 하려고 짐을 챙겨 나서니 비가 온다. 우비를 꺼내 덮고 출발하니 바람도 제법 분다. 그래도 우비를 쓰니 추위가 덜하다. 한참 가니 Moratinos라는 마을이 나오는데 그대로 지나간다.

 


 숙소에 있는 Bar에서 간단한 아침거리를 사서 식사를 했다. 꽤 넓은 알베르게 안을 잠시 둘러보고 밖으로 나와보니 비가 오고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 정보: Terradillos de Templariso에서 El Burgo Ranero까지>

Terradillos de Templariso에서 El Burgo Ranero까지 30km 구간이다. 안내 책자에는 뜨거운 태양 아래 내 그림자 뿐이라고 소개하는 구간이지만 출발할 때 비가 오는 바람에 Sahagun을 지나고서야 태양에 비친 그림자를 볼 수 있었던 구간이다. 전날에 비해서는 낮은 구릉으로 인해 덜 단조롭긴 하지만 그것도 출발한지 조금 지나지 않아서 역시 지평선을 보며 걸어가야 하는 구간이다.

 

 

 비가 많이 오지 않아서 다행이라 여기며 길을 가는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마을이 나타난다.

  

Moratinos

안내서에는 없는 마을이다. 12km를 가서 Sahagun에 도착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갑자기 튀어나온 것처럼 마을을 지나가게 된다. 지나가면서 보니 규모는 작은 마을이지만 알베르게 겸 Bar가 문을 열고 있어서 늦은 시간까지 걷던 순례자나 여유있는 순례자는 머물렀다 갈 수 있는 마을이다.

 

 

 그리 크지 않은 마을을 지나가며서 여기 저기 둘러 보니 바게트 빵을 배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배달한 차는 떠나고 집주인은 아직 집에 들어 가지 않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마을을 벗어나 걸어가는데 지평선이 멀리 펼쳐져 보이고 비는 거의 그친 상태지만 혹시 몰라 계속 비 옷을 입은 채로 걸어간다. 길을 따라 가는데 안내 책자에는 없는 또 다른 마을이 나타난다.

 

  

San Nicolas Del Real Camino

역시 안내서에는 없는 마을인데 마을을 통과하게 된다. 성당과 Bar가 보이는데 마을 표지판에는 숙소 표시가 없다. 이전 마을에도 숙소 표시는 없지만 실제로는 있었던 것처럼 여기도 안쪽 어딘가에 알베르게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는데 무쏘가 지나가는 것이 보인다. 예전에 타고 다니던 차종을 스페인에서 보게 되니 반가운 마음이 든다.

 

 

 마을을 통과해 지나가는데는 그리 많는 시간이 소요되지 않는다. 짧게 지나가면서도 마을 안에서 벽에 조개가 박혀 있는 모습과 나무 그루터기에 꽃이 심어져 있는 모습과 무쏘가 지나가는 모습 등 나름 기억에 남는 마을이었다.



  

 마을을 벗어나니 이번에는 도로를 따라 가는 길이 펼쳐져 있다.

 

 

 

 Sahagun에 다와 가는 듯 한데 도시가 보이는 지점에서 갑자기 길이 우측으로 안내하기에 따라 왔더니 작은 성당과 조형물들이 있다. 그리고 도시로 향하는 길은 원래 방향으로 다시 바뀐다.

 


Sahagun

12km정도를 걸어서 도착한 곳이다.

레온 주로 들어와서 처음 만나게 되는 큰 도시이다. 큰 도시답게 4군데의 알베르게와 다양한 형태의 숙소와 편의시설이 다 있는 곳이다.

도시 자체는 San Benito 수도원 덕분에 성장했다고 하는데, 오늘날은 큰 아치 입구와 작은 타워들만 남아 있지만 11세기에는 수도원을 중심으로 부자, 지식인, 예술가들이 새로운 문화를 전파했다. 이슬람 예술인 무데하르의 건축양식도 구경할 수 있는 등 예술적으로도 중요한 도시 중 하나였다.

구름이 끼고 흐리던 날씨는 Sahagun에 접어들 때는 맑아지면서 파란 하늘과 따가운 햇살이 느껴져서 우비도 다시 접어 넣고 조금 이른 시간이긴 하지만 간식겸 이른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했다.

 

  

 

 

 도시 안으로 걸어오다 보니 햇볕이 나는 것과 철도가 지나가는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좀 더 걸어서 도시 안으로 들어오는데 햇살이 강해진다. 우비도 벗어서 챙기고 허기진 배도 달래겸 이른 점심을 먹는다. 바게트 샌트위치를 점심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오랜만에 크림이 가득든 빵을 먹어본다.

 

 

 

 순례자 지팡이가 조형물로 있어서. 지팡이를 붙잡고 전통 순례자의 느낌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점심을 먹고 제법 걸어 왔더니 하늘은 파랗게 펼쳐져 있고 다리를 건너면서 Sahagun을 벗어난다.

 

 파란 하늘은 그림처럼 펼쳐져 있고 길을 따라 꿈결처럼 걸어가는데 산티아고까지 315km 남았다는 글이 나타난다.

  

 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길과 계속되는 지평선에 지루해 질 때쯤 다음 마을 표지판을 만날 수 있었다. 실제 마을로 들어가지는 않고 바로 직진해서 또 다른 마을로 걸어가게 되어 있다.

 

 

 

Calzada Del Coto

안내 표지판만 있고 마을은 국도 위에 있는 다리를 건너가면 지나 갈 수 있다. 다리를 넘어 가게 되면 옛 로마 도로 루트를 통해서 가게 되는데 Calzadilla de los Hermanillos 마을이 있긴 하지만 최근 늑대가 나온 숲을 지나가게 되어 순례자들이 잘 이용하지 않는 루트이다. 두 군데의 마을에 각각 상점과 알베르게가 있어서 순례자들이 길을 선택할 수는 있다.

전통 까미노를 따라 갈 때는 마을 옆을 지나가는지 안내 표지판만 보인다.

 

 

 

 안내 표지판만 있는 곳이다. 전통 옛 로마 길로 가려면 도로를 건너 다른 길로 가야 한다.

 

 

 직진해서 가는데 낮은 구름 그리고 지평선과 더불어 유채꽃이 넓게 피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늘에 누군가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처럼 다양한 구름의 모습들이 나타난다.

  

 유채꽃이 더욱 만발하게 피어 있는 곳을 지나가다 다음 마을에 도착한다.

 

  

Bercianos del Real Camino

잊혀진 마을이었던 것을 성당이 생기고, 새롭게 변화 되어 Bierzo 사람들에 의해 새로 마을이 형성되었다고 하여 만들어진데서 마을 이름이 유래 했다고 한다. 입구에 새로 성당이 생기고 나서는 기존 사제관을 이용하던 알베르게는 새로 단장하여 쾌적하다고 하니 머물러 가도 불편함이 없는 곳이다.

 


 마을 안으로 들어오다. Bar가 보인다. 들어 가서 보니 까를로와 마르코가 앉아서 와인을 마시며 쉬고 있다. 그리고 가끔 마주친 잇슨이라고 불러달라고 하는 대만 젊은 친구를 만났다. 맥주 색이 약간 이상해서 물어보니 레몬을 넣은 맥주라고 하는데 레몬을 넣어주고 가격은 똑 같다고 하기에 시켜서 마시니 맛도 괜찮고 시원한게 지쳐있는 몸에 활기를 불어 넣어 주는 듯 하다.

  

 도로를 따라 지루할 것 같은 길을 하염없이 걷다 보니 멀리서부터 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El Burgo Ranero

30km를 걸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Calle Real 거리에는 까미노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고, 마을은 여러가지 순례자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제공한다. 알베르게는 4군데가 있는데 처음 마을에 들어왔을 때는 알베르게를 찾아가는게 조금 헷갈려서 여기저기 헤매다가 La Laguna 알베르게로 들어가서 묵는다. 넓은 마당을 가지고 있어 날이 따뜻할 때는 좋을 듯 한데 잠을 자는 곳은 위치에 따라 조금 춥다.

  

 

 시립 알베르게를 찾다가 어디인지 찾지를 못해 La Laguna 알베르게로 들어 왔다. 시설이 나쁜 편이 아닌데 스팀 난로에서 조금 떨어진데는 춥다고 느껴진다.

 

 

 주방이 딸리 식당이 따로 있어 만들어 먹으려고 하다가 상점에 가서 사온 간편식으로 저녁을 먹는다. 우측 사진에 잇슨과 론이 앉아 있는게 보인다.

 


 마침 잇슨과 합류해서 이런 저런 대화를 하다 보니 포도주를 몇 병 사와서 마시는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어느새 4병이나 같이 나눠 마셨다. 잇슨은 대만 사람들이 산티아고 순례를 많이 안 오는데 초기 개척자가 되기 위해서 왔다고 한다.

 

 

오늘의 일기

오늘은 길은 평이 했지만 30km를 걷는 길은 고되고 힘들다. 2주 넘게 걸었더니 몸이 적응을 했는지 20km까지는 힘이 많이 들지 않고, 10km까지는 휴식없이 한 번에 걸어갈 수 있으니 까미로를 시작할 때는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이제 전체 일정에서 절반을 넘어 후반기 일정으로 진행되지만 여전히 가야할 길이 짧지 않다. 계속되는 길에 적응하는 부분도 있지만 매일 반복해도 여전히 힘든 것도 있다. 그래도 가다보면 도착하리라는 희망은 조금씩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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