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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법인분리 강행…‘脫 한국’ 초읽기?

산은·노조 반대에도 주총 단독결의…후폭풍 거세
한국GM “위상 높이기” vs 노조 “구조조정 포석”

(조세금융신문=김성욱 기자) 지난 5월 가까스로 정상화에 합의했던 한국GM이 다시 격랑에 휩싸이게 됐다. 한국GM이 2대 주주인 KDB산업은행과 노동조합의 반발을 무릅쓰고 단독으로 주주총회를 열어 연구개발(R&D) 법인의 분리 신설을 강행하면서 다시 구조조정과 철수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GM은 지난 19일 주주총회를 열고 R&D 신설법인 ‘GM 코리아 테크니컬센터 주식회사(가칭)’ 설립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1만여명의 직원 중 디자인센터, 기술연구소 등 R&D 인력 3000여명이 신설법인으로 이동하며 GM 본사의 글로벌 제품 개발 업무를 맡게 된다.

 

한국GM 관계자는 “신설법인은 GM 본사가 직접 지휘하며 전 세계 시장에서 판매되는 이쿼녹스 등을 개발하게 된다”며 “법인등기 등 후속 절차를 밟아 오는 12월 3일 법인 설립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인분리가 확정됐지만 한국GM 노조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신설법인은 기존 한국GM 노사간 단체협약을 승계할 의무가 없는 데다 조합원을 분리해 노무관리를 손쉽게 하고 최악의 경우 철수하려는 조치라는 것이다.

 

산은도 추가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한국GM에 투입키로 한 7억5000만 달러 가운데 아직 집행하지 않은 3억7500만 달러를 지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GM은 R&D 법인분리가 장기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R&D는 글로벌 법인과 직접적으로 협업하는 파트여서 분리해 별도 법인으로 만들어야 긴밀한 업무 협조가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GM의 자동차 개발은 미국, 한국, 오펠 연구센터에서 개발해왔으나 GM이 지난 2016년 오펠을 푸조에 매각한 후 이제 GM 연구센터는 미국과 한국 연구소에만 온전한 자동차 개발이 가능하다.

 

특히 부평 디자인센터는 전 세계 6개 GM 글로벌 디자인 스튜디오 중 두 번째로 규모가 큰 곳으로 180여명의 디자이너와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GM의 글로벌 제품 디자인의 핵심 거점이다.

 

이에 따라 GM은 한국GM R&D 법인을 분리해 이를 본사의 직계 회사로 만들어 전 세계를 상대로 소형차와 중형 SUV 부분에서 연구개발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결국 한국GM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수 없다는 주된 주장으로 제시된다.

 

한국GM 관계자는 “연구개발 인력 100명을 추가로 고용해서 3000명 이상의 R&D 법인을 독자적으로 운영함으로써 GM의 해외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차세대 중형 SUV를 한국에서 담당하게 된다는 것은 어마어마하게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 갈등 ‘격화’…멀어지는 정상화

한국GM 법인분리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격화될수록 정상화는 멀어질 전망이다. 한국GM은 지난 2014년부터 매년 수천억원대 적자를 봤고 지난해에는 8541억원까지 적자 규모가 늘었다. 올해에는 사상 최대인 1조원대까지 예상된다.

 

어느새 누적적자가 3조5000억원에 달하게 되는데도 실적회복은 요원하다. 한국GM의 올해 1~9월 누적 판매량은 34만대로 전년 대비 15.1% 줄었다. 내수 시장만 놓고 보면 같은 기간 35.3%나 감소했다. GM이 캡티바와 크루즈, 올란도 등을 단종하며 신차를 배정하지 않아 공장 가동률도 점차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국GM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한국GM의 법인분리는 R&D 강화가 아니라 생산공장의 경쟁력이 없으니 이를 분리해 생산공장을 철수하는 준비라는 주장이다.

 

법인분리를 하지 않아도 한국GM은 이미 GM의 소형차와 경차 R&D의 핵심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명분이 불분명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산은과 GM이 당초 합의한 내용에 없던 사업부 분리 작업이 갑자기 이뤄지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며 “GM이 경쟁력 있는 부문만 살리고 그렇지 않은 부문은 과감히 정리하는 경영 전략을 쓰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한국 공장을 폐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세계 어느 기업도 법인과 연구를 나눠 운영하는 곳은 없다”며 “법인을 나눈다고 해도 전문성이 커지는 것은 전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법인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굳이 GM이 법인분리를 강행하는 의도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용진 서강대 교수는 “한국은 이미 고비용 구조로 더이상 대중차 생산으로는 경쟁력이 없다는 것을 군상공장 철수로 선언한 것”이라며 “R&D 법인 독립은 생산공장이 경쟁력이 없으니 결국 자동차 생산기지로서 한국에서 철수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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