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없이 살아온 나날들_김재진
저미는 어스름에
길어진 그림자가 아스라한 저물녘
차츰 움츠러드는 공허한 마음이
더는 혼자라는 삿된 생각에 휩싸여
인기척 없는 소파에 푸석하게 쓰러집니다
차라리
지평선 저 멀리 가볼 수도 있었을 텐데
한 치 앞에만 제정신 이어
옆만 슬몃슬몃 넌짓 하다가는
생각이란 것도 없이
꽤 괜찮은 날들을 허투루 보냈나 봅니다
봄여름 밤의 푸르름이 영원할 줄 알았던가
우적우적 풋풋한 시간들 거덜 내
바닥까지 탕진해버리고는
지는 낙엽이 쓸쓸히 떠나가는 줄도 모르고
무모하기 짝이 없는
인생을 살아왔나 봅니다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몇 번의 사랑은
왜 그다지도 싶게 외면했을까요
아직도 내게 할 수 있는 일들이
남아는 있을까요
만추의 뜨락에는
수북이 쌓인 낙엽만이 스산하게 나뒹굽니다.
[시인] 김재진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사무국장
[시감상] 박영애
평범한 일상생활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요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통해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는 요즘입니다.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감사함 없이 지냈던 시간이 그 무엇보다 소중하고 행복했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생각 없이 살아온 날들’ 작품을 보면서 순간순간을 의미 있게 쓰지 못하고 또 기회가 왔을 때 잡지 못함을 후회하고 안타까워하는 시적 화자의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의 모습을 보고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돌아보면 잘한 것보다는 그렇지 못한 것이 더 가슴에 남아 아쉬움을 두기도 합니다.
지금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있지만, 이 시기를 통해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 보면서 더 희망찬 내일을 향해 힘을 비축할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금주의 시 선정위원장
(현) 시낭송 교육 지도교수
(현) 대한시낭송가협회 회장
(현) 문화예술 종합방송 아트TV '명인 명시를 찾아서' 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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