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차한잔] 쇼스타코비치 왈츠 2번

2021.06.19 09:32:56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 이레피아노학원 원장) 우리나라의 5·18 민주화 운동을 떠올리게 하는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와 그에 대응하는 시민의 저항에 대한 탄압이 국제사회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힘들게 얻은 몇 년간의 자유를 다시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위대들은 목숨을 걸고 저항하고 있습니다. 사회 각계각층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으로 민주화를 이루기 위한 힘을 쓰고 있는 상황입니다.

 

러시아의 쇼스타코비치의 곡을 들으며 나라의 정치적 이데올로기 속에서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이 어떠했을까 생각해봅니다.

 

쇼스타코비치의 재즈모음곡 2번

 


이번에 소개해드리는 곡은 재즈모음곡 제2번의 8개곡 중 6번째 곡입니다. 2차대전 때 악보를 잃어버렸다가 찾게 된 사연이 있는 곡이기도 합니다. 이 곡은 작곡가 쇼스타코비치가 과거 소련의 스탈린치하에서 만든 곡입니다.

 

 

그도 공산정권하에서 끊임없는 감시와 협박을 받으며 외줄타기하듯 아슬아슬하게 음악을 이어갔습니다. 조금이라도 부르주아적인 서방의 냄새가 풍기면 혹평과 비난이 쏟아지며 억압을 당하고, 그 후 다음 작품이 스탈린의 마음에 흡족하면 다시 풀어지는 식이었지요.

 

자신을 포함해서 그의 주변인물들이 대숙청을 피하기 위해서는 정권 친화적인 곡들만을 발표해야만 했습니다. 그는 그 와중에 재즈 오케스트라를 위한 두 개의 모음곡을 발표합니다.

 

당시에는 재즈에 클래식을 접목한다는 것이 퇴폐적이라 인식되던 상황이니 쉽지 않은 시도였음에도 불구하고 오케스트라에 색소폰을 포함시켜 대규모 구성을 한 재즈적 왈츠를 작곡합니다.

 

이 곡은 제목으로 보나 형식으로 보나 왈츠가 분명합니다. 하지만 왈츠인데 춤추고 싶은 흥은 나지 않습니다. 특히 요한 스트라우스의 왈츠와는 확연히 비교가 됩니다.

 

이 작품 안에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인으로서의 슬픔이 반영이 되진 않았나 추측해봅니다. 예술가에게 창작에 대한 간섭을 하고 표현의 자유를 빼앗는다는 것만큼 비수는 없을 테니까요.

 

이 곡의 멜로디는 러시아의 우수에 찬 냄새가 풍기는데 이 선율을 핑계삼아 우울한 그의 마음도 전달해보려는 듯 보입니다. 격동의 세월을 살며 목숨을 유지해나간 예술가들의 복잡한 마음이 담긴 작품을 이해하는데는 그만큼 많은 한계가 따르겠지만, 편치는 않았던 그의 심경만큼은 누구나 쉽게 헤아려지는 곡입니다.

 

이제는 미얀마 국민들도 정권의 눈치를 보며 구차하게 목숨을 얻느니 과감한 표현을 하고 당당히 맞서는 기세입니다. 용감한 그들의 걸음에 마음으로나마 응원을 보냅니다.

 

쇼스타코비치의 ‘왈츠 2번’ 듣기

 

[프로필] 김지연
•음악심리상담사
•한국생활음악협회 수석교육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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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음악전문기자 · 이레피아노학원 원장 sfad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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