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준 소믈리에 와인레이블을 읽다]너의 눈, 코, 입

2019.05.24 16:18:15

와인 테이스팅의 3단계

(조세금융신문=최영준 소믈리에) 와인을 그냥 마시기만 하기엔 놓치기 아까운 정보들이 많다. 와인이 뿜어내는 수많은 정보를 뒤로한 채 목으로 넘기기에만 급급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와인의 가격을 떠나 더욱 재밌고 알차게 마실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보겠다.

 

 

많은 사람이 놓치고 있지만 와인의 외관은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색깔에 따라 빈티지를 유추해볼 수 있고, 알코올의 농도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무엇보다 불순물이 있는지 여부부터 확인하는 것 제일 중요하다. 코르크 가루가 떠 있을 수도 있고, 주석산이 들어있을 수도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흰색 배경이 될 수 있는 종이 혹은 냅킨으로 와인의 뒷부분에 대고 45도 각도로 기울여 와인을 체크해보자. 포도 품종에 따라 기본적으로 색의 깊이 차이가 있다. 또는 와인 잔을 위에서 올려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빛의 투과 여부를 확인하여 품종을 유추해볼 수도 있다.

 

 

레드 와인 –빈티지가 영한 와인일수록 보라색이 진하다. 중심부터 가장자리까지 색이 일정하며 테두리에도 색깔이 꽉 차있다. 조금씩 나이를 먹을수록 테두리부터 색이 빠지기 시작해 점점 갈색으로 변한다.

 


화이트 와인 –화이트 와인의 경우 오크의 사용 유무에 따라 색깔의 격차가 크다. 오크 숙성을 통해 노란 황금빛으로 시작하는 반면, 오크를 사용하지 않아 포도 그대로의 청명하고 투명한 색을 매력으로 뽐내는 와인들도 있다. 기본적으로 화이트와인은 레드와인과는 반대로 나이를 먹을수록 색깔이 진해진다.

 

 

와인을 스월링한 후 잔을 따라 흐르는 눈물의 속도로 와인의 알코올 함유량을 유추해볼 수 있다. 스월링을 하면 알코올은 공기와 만나 증발하려 하고, 와인은 중력에 의해 당연히 내려오려고 한다. 고알콜일수록 중력의 저항을 강하게 받기 때문에, 흘러내리는 속도가 저알콜에 비해 더뎌진다.

 

 

즉, 와인이 천천히 흘러내릴수록 알코올의 함유량이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외관을 확인 후 다음 단계는 향을 맡아보자. 처음에는 잔을 내려놓고 스월링하지 않은 상태 그대로 향을 맡아서 1차원적인 향을 먼저 만나보자. 레드와인의 경우, 검은 과실의 풍미인지 혹은 붉은 과실의 풍미인지 먼저 확인할 수 있고, 화이트와인은 사과, 배 등의 가운데 씨가 있는 핵과일 계열, 또는 시트러스 과일 계열 등 캐릭터 짐작이 가능해진다.

 

 

그 다음 스월링을 통해 공기와 접촉시켜 2차 향을 맡으면 비로소 더욱 풍부한 와인향을 느낄 수 있다. 오크향, 허브, 향신료, 보다 확실한 과실풍미도 이때 같이 뿜어져 나오므로 사실상 와인 테이스팅의 가장 중요한 순간이기도하다.

 

 

마무리 단계로, 넉넉한 한 모금을 입에 머금고 잠시 멈추어 마지막 분석을 시작해보자. 탄닌과 산도, 그리고 바디감을 느껴보고 어떤 음식이 가장 어울릴지 생각해보자. 피니쉬(입에서 향이 오래 머무는지 여부)도 따져보고, 코에서 맡았던 향과 어떻게 다른지, 너무 영한 와인은 아닌지, 지금이 마실 시기인지도 직접 판단해보자.

 

그리고 시간 간격을 두고 한 번씩 반복 테이스팅 하다보면 와인이 자연스레 열리는 순간도 맞이하게 된다. 그 때 처음 오픈했을 때와 무엇이 달라졌는지 비교해보는 것도 좋다.

 

P . S : 요렇게 마시지 않았으면 좋겠다…

 

[프로필] 최 영 준

• 현대 그린 푸드 EATALY MANAGER / SOMMELIER
• 제14회 한국 소믈리에 대회 2위
• 제1회 아시아 소믈리에 대회 FINALIST
• Korea Wine Challenge 심사위원
• 전) W Seoul Walker-hill Chief Sommel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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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준 소믈리에 aidan8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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