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준 소믈리에 와인레이블을 읽다]쉿! 와인 양조의 비밀<2편>

2020.04.12 10:57:05

(조세금융신문=최영준 소믈리에) 지난 호에서 포도의 생장주기와 포도나무의 적인 필록세라와 박테리아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수확한 포도가 와인병에 병입되는 과정까지 들여다본다. 포도의 탄생이 와인으로 바뀌어 우리가 마실 때까지 그 험난한 여정을 함께해 본다.

 

양조장에서는

 

수확한 포도가 양조장에 도착하면 본격적으로 양조가 시작된다. 날씨가 더우면 양조 시작 전까지 바로 냉장고에 넣어 포도를 보관하기도 한다. 90년대 이후부터는 대부분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손으로 여러 차례 꼼꼼하게 포도를 선별하고 있다. 포도를 잘 관리하고 키우는 역할은 하늘의 뜻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전적으로 양조자의 책임이다. 양조장에서는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로, 양조에 필요한 설비와 재료들을 미리 준비해둔다.

 

양조자는 포도를 파쇄할 때 얼마나 줄기를 제거할 것인지, 발효 시 무엇을 얼마나 넣을 것인지, 포도의 본연 과실의 신선한 향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산소에 노출시켜 2차향을 기대해볼 것인지, 효모는 배양 효모와 천연 효모 중 어떤 것을 사용할 것인지, 숙성을 얼마나 시킨 후 출고 시킬지 등 엄청난 변수와 판단들을 해야 한다. 양조자는 우리가 마시는 와인 맛의 직접적인 책임자로서 막중한 임무를 가지고 있다.

 


제경 및 파쇄

 

레드와인

제경을 위해 파쇄기로 옮겨진 포도는 가지와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하는데, 와인 자체에 구조감과 복합성을 부여하기 위해 줄기 일부나 전체를 함께 넣기도 한다. 이렇게 껍질과 과육이 함께 들어있는 것을 ‘머스트’라고 부른다.

 

화이트와인

반면, 화이트와인은 섬세하고 신선한 과실 향을 보존하기 위해 줄기와 껍질로부터 분리 후 바로 압착을 먼저 진행하여 과즙을 빼낸다.

 

※ 레드와인 –파쇄 후 발효 / 화이트와인 –파쇄 후 압착

 

발효 및 압착

 

레드와인

뚜껑이 열린 발효통으로 옮겨진 레드와인은 발효 탱크에 으깬 포도를 쏟아 붇는다. 그리고 껍질에 있는 색소와 풍미를 뽑아내기 위해 공기에 노출시켜 위로 떠오른 껍질 층(캡)을 아래로 밀어 넣어 저어주는 작업을 진행한다. 이 때 발효를 빠르게 진행하고자 열을 가하기도 하며, 발효를 지연 시키고자 ‘머스트’를 차갑게 식히기도 한다.

 

화이트와인

반면 화이트와인은 발효 탱크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냉각과정을 통해 철저하게 온도를 조절한다. 산화 및 향의 손실의 최대한 예방을 위해 일정량의 이산화황을 첨가하기도 한다. 그리고 압착기를 이용해 과육만을 빼내어 침전탱크로 이동시킨다. 옮겨진 과즙은 부유물들이 아래로 가라앉아 맑아 지기를 기다린다.

 

발효(젖산 발효)

 

레드와인

양조자의 판단에 따라 ‘머스트’의 침용시간을 더 진행할지 판단한다(침용시간이 길어질수록 폴리페놀의 추출이 증가된다). 이때 발생하는 가스에는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포함하고 있어, 이 시기의 양조장 내부에 조금만 있어도 취한 기분이 든다. 이제 오크통으로 옮겨진 레드와인은 22~28도를 유지하면서 젖산발효를 시작한다.

 

젖산 발효는 포도의 1차 구성분인 사과산이 젖산으로 변하는 현상으로 대부분의 레드와인 양조에 진행한다. 산도의 총량이 감소하며 와인이 순해지고, 화이트와인의 경우 풀바디한 스타일의 와인을 양조할 때 사용하여 복합미를 증대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일부 ‘쇼비뇽 블랑, 리슬링’처럼 뚜렷한 과실 향을 뿜어내는 화이트와인을 양조할 때는 실시하지 않는다.

 

화이트와인

부유물이 가라앉은 화이트와인은 발효 탱크로 이동하여 효모를 주입한다. 레드와인보다 비교적 낮은 온도인 12~17도로 발효를 진행한다. 발효 기간은 양조장에서 정하기 나름인데 보통 한달 이내에 끝낸 후, 탱크로 이동하여 낮은 온도를 유지한 채 보관한다.

 

[프로필] 최 영 준

• 현대 그린 푸드 EATALY MANAGER / SOMMELIER
• 제14회 한국 소믈리에 대회 2위
• 제1회 아시아 소믈리에 대회 FINALIST
• Korea Wine Challenge 심사위원
• 전) W Seoul Walker-hill Chief Sommelier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영준 소믈리에 aidan84@daum.net



관련기사






PC버전으로 보기

회사명 : 주식회사 조세금융신문 사업자 등록번호 : 107-88-12727 주소 : 서울특별시 은평구 증산로17길 43-1 (신사동 171-57) 제이제이한성B/D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01713 등록일자 : 2011. 07. 25 제호 : 조세금융신문 발행인:김종상 편집인:양학섭 발행일자 : 2014. 04. 20 TEL : 02-783-3636 FAX : 02-3775-4461 Copyright @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