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김건희 7시간 통화' 방송 파장 촉각…李 "의견 없다" 尹 "언급 안해"

2022.01.16 18:20:02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선국면의 정치권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녹취 방송을 2시간여 앞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씨 통화는 오늘 저녁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를 통해 방송되는데, 대선 정국 한복판에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돌출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과거 사적 대화가 충분한 반론권 보장 없이 공개된다는 점에서 야권에 악재인 것은 분명한데,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윤 후보는 일단 방송 내용을 보고 판단하자는 신중론한 자세다. "드릴 말씀이 없다"며 관련 발언을 자제한 것도 이런 기류를 반영한다. 

 

윤 후보가 선대위 쇄신과 내홍 수습을 계기로 지지율 반등을 시도하던 길목에서 예기치 못한 변곡점을 만난 국민의힘은 "김씨도 통화 녹음에 무슨 내용이 담겨 있는지 100% 알지 못한다"며 "당 전체가 불확실성에 초긴장 상태"라고 난감해했다.

선대본부는 김씨가 통화 상대방인 이모 서울의소리 전 기자에게 캠프 합류를 제안한 통화 녹음 내용을 고리로 여권이 김씨를 '비선'으로 지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사 개입 정황으로 몰아 '최순실 국정농단'의 부정적인 기억을 끄집어낼 것이라는 우려다.

통화 녹음 속 김씨 말투가 회견 당시와 확연히 다를 경우 허위 이력에 대한 대국민 사과 역시 '연기'였다는 프레임을 씌울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 김씨가 대통령 부인으로서 부적합한 것 아니냐는 여론을 조장하려 한다는 것이다.

최근 건강이 크게 악화했다는 김씨 본인은 불필요한 논란으로 남편의 지지율에 타격을 줄까 전전긍긍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와 가까운 한 인사는 "이번 방송의 명백한 여권의 정치 공작"이라며 "이 얼마나 졸렬한 짓인가"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방송 내용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여서 민주당은 당 차원의 공식 대응은 자제하고 있지만 대선 정국에 미치는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민주당은 김씨의 육성이 이례적으로 긴 시간 방송되는 만큼 발언 내용에 따라 '김건희 리스크'를 자연스레 부각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김건희는 그를 바보라고 했다. 망언 사고를 연발하는 후보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가만히 있어야 한다고 했고, 김종인 선생도 연기만 하라고 했다"면서 "가르친다고 안 되니 가만히 있거나 써주는 대로만 하라는 것인데, 그걸 보면 김건희 씨 눈이 정확했다"고 비꼬았다.

한 민주당 의원은 "(윤 후보를 두고) 바보다, 내 말은 잘 듣는다고 발언한 게 사실이라면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관계가 연상될 수밖에 없다"며 "핵심 지지 세력은 몰라도 (윤 후보의) 중도층, 민심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아직 방송 내용을 확인할 수 없어 국민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봐야 해 조심스럽다"면서도 "카메라 속 김씨의 모습과 실생활 속 김씨의 모습이 확연히 다르다는 게 느껴지면 파장이 불가피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선대위에서 활동 중인 카피라이터 정철 씨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지상파 시청률 50%. 이번 일요일 이거 한번 해봅시다"라며 해시태그로 '일요일 저녁 본방사수'와 함께 '음주금지·공부금지·독서금지·입원금지·결혼금지·사망금지·싹다금지' 등을 달기도 했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조국사건이 국민들에게는 공정과 정의로 포장되기는 했지만 본질은 당시 여권 내 권력투쟁이었던 것으로 본다"며 "혹시 오늘 밤 방영될 김건희 씨 녹취록에서 조국사건의 진실이 나올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앞서 정치권에선 김건희 씨 통화 중 '윤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조국 수사를 한 것'이라는 취지의 말이 포함돼 있다는 말이 돌았다.

홍 의원은 이를 거론한 듯 "1년 전 페이스북에 조국 수사의 본질은 민주당 내 권력투쟁이라고 설파한 일이 있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서 경력 쌓기로 법무부 장관에 임명하니, 여권 차기 주자와 검찰이 합심·저항해 조국 사건을 만들었다는 주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작년 경선 토론 당시에도 일부 지적했고, 어떤 경선 후보로부터 '조국수홍'이라는 어처구니없는 공격을 받기도 했다"며 "내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만 확인할 기회가 온다면 당시 경선 토론에 대한 아무런 유감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오전 속초 조양감리교회 예배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방송에 대해 "특별한 의견이 없다"고 간단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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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청하 기자 parkkwg6057@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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