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서기수 서경대학교 금융정보공학과 교수) 2026년 제56차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는 1월 19일부터 23일까지 스위스 다보스에서 ‘대화의 정신(A Spirit of Dialogue)’을 주제로 개최됐다.
지정학적 갈등과 파편화된 세계 속에서 65개국 정상과 글로벌 기업인 등 3,000여 명이 참석해 실리적 협력과 AI, 우주, 기후 변화 등 주요 의제를 논의했다.
주요 내용 및 특징을 살펴보면, 주제에서는 ‘대화의 정신’을 내걸었으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고조된 환경 속에서 이상보다는 실리적 비즈니스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라고 볼 수 있다.
핵심 의제는 갈등 속 협력, 새로운 성장 동력, 사람에 대한 투자, 책임 있는 혁신, 기후 변화 대응 등이 다뤄졌으며, 특히 인공지능(AI), 신우주 경쟁, 양자 기술 등이 집중 논의됐다.
주요 참석자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65개국 이상의 정상급 인사와 850명 이상의 글로벌 기업 CEO들이 참석했기 때문에 현재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이벤트라고 볼 수 있고, 향후 전 세계의 주요 이슈와 다양한 관점의 전망을 알 수 있는 자리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의미 있는 2026년 다보스포럼이 지목한 가장 큰 위협은 ‘지경학적 대립(Geoeconomic Confrontation)’이다.
이는 단순히 국가 간의 감정싸움을 넘어 반도체·배터리·핵심 광물 등 경제적 자원을 무기화해 상대국을 압박하는 현상을 의미하는데, 과거 세계화 시대에는 ‘누가 더 싸게 만드느냐’가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누가 더 안전하게 자원을 확보하느냐’라는 안보 중심주의가 경제의 최우선 가치가 됐다. 또 다른 핵심 리스크인 ‘국가 간 무력 충돌’은 더 이상 국지적인 국경 분쟁에 머물지 않는다.
2026년 보고서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잔상이 가시기도 전에 중동의 불안정성과 동아시아의 긴장 고조가 글로벌 공급망을 언제든 마비시킬 수 있는 ‘상시적 뇌관’이 되었음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물리적 전투와 사이버 공격, 가짜 뉴스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쟁’이 확산되면서 전 세계 경제 시스템의 회복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우리가 마주할 실제 위험 시나리오
투자자로서 우리가 경계해야 할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공급망의 분절화(Fragmentation)’로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기술 패권 경쟁이 극에 달하며 기술 표준과 무역 체계가 완전히 두 갈래로 나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다. 이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막대한 중복 투자 비용을 발생시키며 기업 이익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둘째, ‘자원 민족주의의 심화’이다. 희토류뿐만 아니라 리튬, 구리, 심지어는 식량과 물까지도 전략 자산화되고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자원 보유국들이 카르텔을 형성하거나 수출 통제를 강화할 경우, 자원 빈국인 한국과 같은 국가의 제조업은 기초 체력 저하를 피할 수 없다.
셋째, ‘글로벌 인프라의 마비’인데, 국가 간 무력 충돌 과정에서 해저 케이블, 위성 통신망, 에너지 파이프라인과 같은 핵심 인프라가 공격 목표가 될 수 있다. 이는 디지털 경제의 즉각적인 멈춤과 에너지 가격의 초급등을 초래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위험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자산관리 전략을 살펴보면 ‘공격’보다 ‘회복력’에 집중하라고 주문하고 싶다.
이처럼 변동성이 극심한 환경에서는 수익률을 쫓는 공격적인 투자보다 어떤 충격에도 버틸 수 있는 ‘회복력(Resilience)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첫째, 자산의 지리적 분산과 안전 자산 비중 확대이다. 특정 국가나 지역에 편중된 투자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된다. 전통적 안전 자산인 금(Gold)은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가치를 입증해 왔다. 전체 자산의 10~15%는 금이나 미국 국채와 같은 안전 자산으로 배분해 하방 경직성을 확보해야 한다.
둘째, ‘퀄리티(Quality)’ 주식으로의 집중이다. 부채가 적고 현금 흐름이 풍부하며 강력한 독점적 지위를 가진 기업들은 위기 속에서도 생존한다.
특히 원가 상승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는 ‘가격 결정력’이 있는 기업들이 2026년 하이퍼-지정학 리스크 시대의 진정한 승자가 될 것이다.
지정학적 리스크를 역으로 이용해 ‘안보의 시대’에 수혜를 입을 섹터는 명확하다. 이러한 종목들에 관심을 갖도록 하자.
방산 및 우주 항공(New Frontier Defense) 업종이 대표적이다. 국방비 증액은 이제 글로벌 트렌드다. 특히 AI가 결합된 드론 시스템, 자율 항법 장치, 저궤도 위성 통신 등 첨단 방산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은 장기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섹터라고 할 수 있다.
사이버 보안(Digital Fortress)도 중요한 요소다. 하이브리드 전쟁의 주 무대는 사이버 공간이며, 정부와 민간 기업의 보안 지출은 경기 변동과 관계없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필수 비용이 되었다. 클라우드 보안 및 AI 기반 위협 탐지 분야의 선두 기업을 주목해야 한다.
에너지 안보와 원자력(Energy Sovereignty)도 관심 분야로 정해 놓도록 하자. 화석 연료의 가격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은 에너지 자립을 서두르고 있다.
효율성이 검증된 대형 원전과 더불어 차세대 에너지원인 소형모듈원전(SMR), 그리고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ESS(에너지저장장치) 인프라 종목은 강력한 투자 대안이 될 것이다.
핵심 광물 공급망 및 재활용(Resource Loop) 분야는 자원 민족주의에 대응해 폐배터리에서 광물을 추출하거나 특정 국가에 의존하지 않는 독립적인 광산 공급망을 구축한 기업들의 희소 가치가 극대화될 것이기 때문에 역시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하겠다.
결론적으로 두려움을 기회로 바꾸는 통찰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26년 다보스가 경고한 리스크들은 분명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그러나 역사를 되돌아보면 거대한 질서의 재편기는 항상 새로운 부의 이동을 동반했다. 과거의 세계화 시대가 끝났음을 인정하고 ‘안보와 자립’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질서에 발 빠르게 적응하는 투자자만이 자산을 지키고 성장시킬 수 있다.
리스크를 단순히 회피의 대상으로 보지 말고 우리가 어디로 자본을 보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가장 명확한 신호등이라는 관점을 갖자. 지금이야말로 독자 여러분의 포트폴리오에 ‘안보’라는 키워드를 심어야 할 때다.

[프로필] 서기수 서경대학교 금융정보공학과 교수
(현)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
(현)서울시민대학 사회경제분야 자문교수
(전)한미은행, 한국씨티은행 재테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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