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 성실신고확인제 도입되나...세무사회 입법화 본격 추진

2026.04.13 16:52:43

13일 이상식 의원 주최, 한국세무사회와 지방세 학회 공동 주관 세미나
지방세 분쟁의 ‘블랙홀’ 취득세, 사전 검증 시스템 도입 논의 본격화
의원들 “납세자 보호와 지방재정 확충 위한 시대적 과제”...입법 지원 必
전문가들, “예방적 세정 동의...납세자 비용 부담, 직역간 다툼 문제 논의도"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지방세정의 핵심 세목인 취득세가 2023년 과세표준 전면 개편 이후 산정 방식은 국세 수준으로 복잡해졌으나, 신고 시스템은 여전히 과거의 관행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로 인한 납세자의 가산세 부담과 과세관청의 행정력 낭비를 막기 위해 세무 전문가가 신고의 적정성을 사전 검증하는 ‘성실신고확인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국회와 학계에서 나왔다.

 

13일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상식 의원 주최, 한국세무사회와 한국지방세학회 공동 주관으로 열린 ‘지방재정확충 및 지방세정 선진화를 위한 취득세 성실신고확인제 도입 토론회’는 이러한 지방세정의 구조적 결함을 진단하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자리가 됐다.

 

발제를 맡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윤성만 교수는 취득세가 지방세정의 거대한 ‘병목 구간’임을 실증 데이터로 입증했다. 윤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지방세 세무조사 추징액의 무려 73.3%가 취득세에 집중되어 있으며, 과세전적부심사 등 납세자 불복 청구의 95.2%가 취득세에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행정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지자체의 패소율(납세자 승소율)은 32.3%에 달해, 전체 지방세 평균(14.1%)의 두 배를 웃돌고 있다.

 

윤 교수는 “과표 산정 복잡성이 3배 이상 폭증했음에도 비전문가가 신고를 대행하는 관행이 지속되면서 오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며 “일선 공무원의 81%가 취득세 업무를 기피하는 현실은 이미 행정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경고했다.

 

이날 윤 교수가 발제를 통해 제안한 취득세 성실신고확인제 도입 주요 설계안을 살펴보면 ▲성실신고확인제도와 외부조정제도를 병행 도입해 개인(성실신고확인)과 법인(외부조정)을 모두 포괄한 도입 ▲과세표준 30억 원 이상 원시취득(신축·증축) 및 간주취득(지목변경)부터 단계적 시행 ▲수행자 요건 확인서 구성을 세무사 및 세무법인, 공인회계사 및 회계법인으로 지정, 지방세수의 안정적 확보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구재이 한국세무사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방세정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으며 취득세 혁신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구 회장은 "지역 균형 발전과 지역소멸 위기 극복이라는 국가적 과제 앞에서 지방세입을 담당하는 지방세제와 세정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그럼에도 지방세정은 2015년 지방소득세가 독립 세원화된 이후 그 틀과 규모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관성화된 지방세정의 취약성으로 인해 경정청구 등으로 엄청난 규모의 지방세입이 결손으로 치닫고 있다"며 "지방재정을 확충해야 할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지방정부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라고 현 상황의 심각성을 호소했다.

 

특히 구 회장은 취득세를 지방세제의 핵심으로 꼽았다. "취득세는 연간 약 27조 5천억 원으로 전체 지방세수의 22.7%를 차지하는 최대 세목"이라며 "원시취득의 경우 산정 방식이 매우 복잡해 납세자 스스로 신고를 할 수 없을 정도임에도, 승계취득 신고는 전문성 없는 등기 절차의 일부로 전락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 전문 지식을 갖춘 전문가의 사전 확인을 거치는 성실신고확인제가 반드시 도입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원 한목소리 “부실 신고 예방과 납세자 권익 보호가 최우선”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은 제도 도입의 시급성에 공감하며 입법 추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토론회를 주최한 행안위 소속 이상식 의원은 "현재 취득세 산정의 복잡성은 폭증했으나 신고 시스템은 과거 관행에 머물러 있다"라면서 "성실신고확인제는 전문가 사전 검증을 통해 부실 신고를 예방하고 세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임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제도 도입시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라면서도 "그러한 우려를 불식하고 합리적인 제도 도출을 위한 토론회 장이 되어 줄 것"을 주문했다.

 

권칠승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도 이날 참석해 지방세의 공정한 부과와 정확한 신고 체계 확립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확인했다.

 

권 의원은 "성실신고를 유도해 성실 납세자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고 지방세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라면서 "현장의 수용성과 실효성을 갖춘 제도가 설계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대통령실 정무특별보좌관을 맡고 있는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조정식 의원은 "취득세는 지방 재정과 직결되지만 납세자와 공무원 모두에게 가장 까다로운 영역이다"라면서 "국세나 관세처럼 취득세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성실신고확인 방안이 마련되어 행정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예방적 세정 패러다임 전환, 그러나 납세자 비용 부담, 직역간 다툼 문제 소지도"
윤성만 교수 발제 이후에 토론자로 나선 전문가들은 제도 도입이 가져올 긍정적인 변화와 구체적인 보완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윤 교수의 발표에 대해 제도 도입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납세자의 부담 증가와 타 자격사와의 직역 간 갈등 문제 등 현실적인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임상수 교수(조선대, 한국지방세학회장)는 “사후 조사 중심에서 사전 예방 세정으로의 전환은 바람직한 방향이다"라면서 "다만 납세자 비용 부담을 고려해 정교한 대상 기준 설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형태 교수(홍익대, 납세자연합회 사무총장)는 “취득 단계의 가액은 이후 세금의 출발점이다"라면서 "전문가 확인 시 가산세 경감 등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해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고 납세자 입장에서의 다양한 관점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윤현준 변호사(한국지방세연구원 전문위원)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최근 조세심판원의 지방세 불복 접수 건수는 2013년부터 처음으로 2000건이 넘으면서 2023년 5751건, 2024년 3611건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또한 지방세의 연도별 인용률은 2023년 36%, 2024년에는 51%까지 치솟았다. 그 원인을 살펴 보면 23년, 24년경 재건축, 재개발 시장을 중심으로 지방세 심판청구가 급증했다.

 

윤 변호사는 "이러한 수치가 수도권 중심으로 이뤄진 대규모 기획 세무조사 사건들이 연달아 인용결정을 받으면서 인용률이 51%까지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그 어느 때보다 지방세와 관련된 분쟁이 늘어나고 있으므로 해결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대안 중 하나인 취득세 성실신고확인제도가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납세의무자와 과세관청의 양측의 입장을 반영한 다각적인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보원 세무사(세무학 박사) 역시 납세자의 신고 정합성을 높여 합당한 세수를 확보하는 것이 세무행정의 본질적인 목표임에도 현실은 부실신고→세무조사→세액 추징→조세불복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장 세무사는 "이 과정에서 행정력은 소모되고, 피해자는 고스란히 납세자에게 돌아가게 된다"라면서 “책임지지 않는 대행 관행을 끊고, 복잡한 취득 신고에는 반드시 전문가의 사전 검증이 수반되어야 납세자를 보호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한 "법무사 등 세무 비전문가가 세무 처리를 하는 문제점과 관련해서는 전문가 간의 업무 범위와 직역 범위를 명확하게 하는 입법상 개선 방안 조치도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대구시청 납세협력관으로 근무중인 김민수 박사는 "취득세는 지방세 세목으로 신고납부 방식이며, 광역시세에 해당한다"면서 "하지만 구·군에 부과 징수권을 위임하고 있어 실질적인 부과와 징수는 구·군에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이어 "광역시세에 대한 세무조사는 광역시와 구·군 모두 조사권을 갖고 있으나, 구·군의 세무조사 업무는 담당자로 1~2명 정도로 지정되어 있고 광역자치단체의 경우 4~10명이 담당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대구시의 경우는 세무조사를 4명이 담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김 박사는 "적은 인원이 세무 조사 업무를 담당하다 보니 세무조사는 대부분 서면조사에 의존하고 있고, 적극적인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취득세 성실신고확인제는 납세자에게는 가산세 부담을 덜 수 있고 과세관청에서도 많은 행정력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역 실정에 맞춘 과표 기준 조정 등을 통해 안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좌장은 이전오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맡았으며, 김연정 세무사회 연구이사가 사회를 맡아 매끄럽게 진행을 유도했다.

 

한국세무사회는 이번 토론회를 기점으로 전문가들 입장과 과세 방안 등을 꼼꼼히 따진 후에 입법 추진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구재이 회장은 “성실신고확인제는 전문가 사전 확인을 통해 납세자의 가산세 피해를 예방하고 지방정부의 사후검증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연간 2,000억~4,000억 원의 지방재정을 확충하는 일석삼조의 혁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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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명 기자 cma0211@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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