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상승폭은 뚜렷하게 둔화됐다. 특히 강남·서초·송파·용산 등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이 일제히 하락 전환하면서 시장의 무게 중심이 흔들리는 양상이다. 반면 은평·금천 등 일부 외곽 지역은 오히려 상승폭이 확대되며 대비를 이뤘다.
2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월 넷째 주(23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1% 상승했다. 전주(0.15%)보다 상승폭이 축소됐다. 상승 흐름은 유지됐지만 탄력은 한 단계 낮아진 모습이다.
강남구는 0.01% 상승에서 -0.06%로, 서초구는 0.05%에서 -0.02%로, 송파구는 0.06%에서 -0.03%로 각각 하락 전환했다. 용산구 역시 0.07%에서 -0.01%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서울 전체는 상승을 유지했지만 핵심 고가 지역이 동반 하락했다는 점에서 시장 내부의 균열 조짐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양도소득세 중과 재시행을 앞둔 상황에서 고가주택 보유자들의 관망 심리와 일부 급매 거래가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오는 5월 9일부터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를 재시행할 예정이다. 세 부담 확대 가능성이 고가 주택 시장의 심리에 선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일부 외곽 지역은 오름폭이 커졌다. 은평구는 0.07%에서 0.20%로, 금천구는 0.01%에서 0.08%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강서·영등포·성동·마포 등도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대부분 전주 대비 상승폭은 둔화됐다. 전체적으로는 상승 흐름이 유지되면서도 지역별 온도차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고가 아파트 시장은 세금 정책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최근 강경한 정책 메시지 이후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흐름이 일부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를 구조적 하락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김 소장은 “정책적으로 새롭게 달라진 내용은 거의 없다”며 “입주 물량 부족은 여전하고 유동성도 풍부하다. 분양가 역시 계속 오르고 있어 근본 여건이 바뀌었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정이 추세 전환인지 단기 심리 조정인지 판단하려면 최소 몇 주 이상 흐름을 확인해야 한다”며 “특히 향후 3~4주간 거래량과 고가 단지 체결가 흐름이 시장 방향성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통계는 서울 아파트 시장이 ‘상승 유지’와 ‘핵심 지역 하락’이라는 상반된 신호를 동시에 보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가 시장의 숨 고르기와 외곽의 상대적 강세가 맞물리면서 서울 내부에서도 가격 흐름의 축 이동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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