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정지은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자신의 2기 행정부 첫 주한대사 후보로 한국계 여성 정치인 미셸 박 스틸(70·한국명 박은주) 전 연방 하원의원을 지명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주한미국대사 지명을 발표하고 연방 상원에 인준을 요청했다.
상원의 인사청문회와 인준 표결을 거쳐 정식 임명되면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임명된 필립 골드버그 전 대사가 지난해 1월 이임한 뒤 현재까지 1년 넘게 이어진 주한미국대사 공백 상황이 해소될 전망이다.
그동안 워싱턴과 직접 소통할 주한미국대사가 공석인 상태가 이어지면서 한국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외교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 왔지만, 이번 지명을 계기로 한미 간 상시적인 외교 소통 채널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주한 미국 대사 공백 기간에는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케빈 김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 부차관보가 대사대리를 맡아왔다.
스틸 지명자는 2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부터 유력한 주한미국대사 후보군으로 거론됐다가 이번에 최종 낙점을 받았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 등 공화당 하원 전·현직 지도부도 공화당 내 대표적인 '지한파'로 꼽히는 스틸 전 의원을 주한미국대사로 추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틸 지명자가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성 김 전 대사(2011∼2014년) 이후 두 번째 한국계 주한미국대사 기록을 세우게 된다.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난 스틸 지명자는 청소년기 일본을 거쳐 1975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평범한 주부였던 스틸 지명자는 로스앤젤레스(LA) 폭동 사태를 계기로 한국계의 정계 진출 필요성을 절감하면서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
캘리포니아주 공화당 의장을 지낸 남편 숀 스틸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정치권에 입문한 스틸 지명자는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국 선출 위원, 오렌지카운티 수퍼바이저(행정책임자)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21년부터 4년간 공화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으나 2024년 11월 선거에서 600여표 차이로 석패해 낙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직전인 2024년 10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스틸 전 의원을 공식 지지하기도 했다.
정치인 출신으로서 트럼프 대통령 측과의 소통 채널을 갖고 있고, 한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진 스틸 지명자가 대사로 활동하면 미국 최고위층의 '속내'를 한국 측에 전달하고, 한국 정부의 입장을 미 최고위층에 전달하는 '파이프라인' 역할에서 외교 관료 출신 대사보다 강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아울러 스틸 지명자가 주한대사로 부임하면 현 강경화 주미대사와 더불어, 처음으로 여성이 한미 양국의 상대국 주재 대사를 맡게 될 수 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