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수도권 7곳에 총 13만 가구 규모의 공공주택 공급을 위한 행정 절차가 진전을 보였다. 다만 대부분 지역이 이미 수년 전 지구 지정이나 후보지 발표가 이뤄진 곳이어서, 이번 조치가 단기적인 주택시장 안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31일 의왕·군포·안산, 화성 봉담3, 인천 구월2, 과천 갈현, 시흥 정왕 등 5곳에 대해 공공주택지구 지구계획을 최초 승인하고, 구리 토평2와 오산 세교3 등 2곳을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승인·지정으로 총 13만3000여 가구의 공급 계획이 구체화됐다.
지구계획이 승인된 5곳은 총면적 1069만㎡ 규모로, GTX-C와 수인분당선 등 광역 교통망과 연계된 역세권 개발이 추진된다. 국토부는 이들 지구에 총 480만㎡ 규모의 공원·녹지를 조성하고, 자족 기능 강화를 위한 업무·상업 용지도 함께 공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발표는 새로운 공급 대책이라기보다는, 장기간 행정 절차에 묶여 있던 사업들이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는 성격이 강하다. 의왕·군포·안산과 화성 봉담3, 인천 구월2 등 주요 지구는 2021~2023년 3기 신도시나 공공택지 후보지로 발표된 이후 환경·교통·재해·교육 영향평가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치느라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지구계획 승인은 토지 이용과 가구 수, 임대 비율, 교통 계획 등이 확정되는 단계로, 보상과 분양 준비 절차가 본격화될 수 있는 기준점으로 평가된다. 반면 이번에 지구로 지정된 구리 토평2와 오산 세교3은 향후 광역교통개선대책 수립과 각종 영향평가를 거쳐 각각 2027년과 2028년 지구계획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어 실제 공급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발표의 실질적인 공급 효과에 대해 신중한 시각도 나온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이미 지구 지정이 이뤄진 사업들이 상당수여서 새롭게 시장에 주는 메시지는 크지 않다”며 “공급이 크게 부족한 지역이라고 보기 어려운 곳들이 포함돼 있고, 과천 갈현지구처럼 1000 가구가 되지 않는 소규모 물량도 있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어 “전체적으로는 이미 알려진 사업들을 다시 묶어 제시한 성격이 강하다”며 “공급 숫자 자체보다는 실제 입주 시점과 체감 효과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