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규‧판례] 심판원, ‘부실 특별 세무조사’로 공소기각급 결정…다른 한 건은 왜?

2026.02.19 08:18:31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조세심판원이 특별 세무조사를 할만한 특별한 사유가 없는 데도 A사에 대해 무통보 세무조사에 착수했으며, 이는 중대한 절차상 하자로 보아 처분을 취소한다는 결정을 내렸다(조심 2025중1805, 2025. 12. 23.).

 

이는 형사로 치면 공소기각급 결정으로, 법원이나 조세심판원은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과세 권한(원천) 자체를 무효로 만드는 판단은 거의 잘 내리지 않는다.

 

최근 공개된 조세심판원 행정심판에 따르면, 2025년 12월 23일 심판원은 특별 세무조사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두 건의 청구에 대해 한 건은 과세유효 판단, 다른 한 건은 절차상 하자로 인한 과세 취소(원천무효급) 판단 등 상반된 결정을 내렸다.

 

단초는 2024년 7월 2일 서울국세청 조사4국은 제약사들에 동시다발적으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하면서 발생했다.

 

특별 세무조사는 구체적 탈루 혐의, 증거 인멸 우려 등이 있을 때 사전 통보없이 기습적으로 착수하는 세무조사를 말한다. 일반 세무조사는 15~20일 전 세무조사 착수사실을 미리 알려준다.

 

A사와 B사도 특별 세무조사를 받았는데, 서울국세청 조사4국에서 특별 세무조사 근거로 끌어다 쓴 법적근거는 국세기본법 제81조의6 제3항 제4호 ‘구체적 탈루 혐의 사실’이었다.

 

해당 조문은 특별 세무조사 발동 조건으로 ① 불성실 신고 ② 허위 신고 ③ 구체적 탈세 제보 ④ 구체적 탈루 혐의 사실 ⑤ 세무공무원에 뇌물 및 알선수재를 제시하고 있다.

 

A사와 B사 모두 특별 세무조사를 할 만한 탈루 혐의 사실이 없다며 조세심판원에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과세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심판 청구했다.

 

우선 B사의 경우는 접대비 대비 광고비 비율이 너무 높아 접대비를 광고비로 포장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고, B사 영업사원이 가짜 영수증을 만들어 의사들에게 불법 현금 리베이트를 전달했다는 사실이 공정위에 의해 적발되기도 했다.

 

불법 리베이트 범죄 특성상 증거인멸, 허위증빙 날조가 공식처럼 뒤따른다는 점을 볼 때 일반 세무조사처럼 세무조사한다고 미리 통보하고 들어가면 증거인멸의 기회를 줄 여지가 높았고, 심판원도 그 점을 고려해 B사에 특별 세무조사를 한 건 맞다고 보았다(조심 2025중1804, 2025. 12. 23.).

 

하지만 같은 날 결정이 나온 코스닥 상장사 A사의 경우는 상황이 달랐다.

 

A사가 특별 세무조사를 받게 된 이유는 특수관계법인들과 시가보다 저가에 증자한 주식을 파는 제3자배정유상증자를 했기 때문인데, 이 경우 국세청은 시가와 유상증자 가격 차이만큼 부당한 자금 지원이라고 보고 세금을 매길 수 있다(불균등 유상증자).

 

사정이 이렇긴 하지만, 사실 특별 세무조사 발동에는 한 가지 조건이 더 필요하다. 일반 세무조사처럼 ‘사전통지를 하면 증거인멸 등으로 조사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여야만 한다.

 

국세청은 여기서 증거인멸 ‘등’의 ‘등’을 이용해 다양한 경우에 특별 세무조사를 사용했고, 조세심판원이나 법원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국세청의 세무조사 권한을 인정해줬다.

 

그런데 A사 유상증자 건은 유상증자 절차나 결과가 공시되고, 유상증자 가격이 명백히 나와 있는 만큼 유상증자 컨설팅 회사들이 가격결정 과정을 꾸며내기가 어렵다.

 

따라서 증거 인멸 외에도 무언가 긴급한 사유가 있어야 했는데, 서울국세청 조사4국은 불균등 유상증자의 경우 A사와 A사 특수관계법인이 진술을 담합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개연성이 있다는 이유 외 특별한 사유를 기재하지 않았다.

 

심판원은 이 건에 대하여 증거인멸 등으로 조사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입증하지 못한 점 ▲유상증자의 경우 관련 사실관계를 공시를 통해 외부에 공개하는 점 ▲따라서 세무조사에 앞서 사전통지를 해도 관련자들이 진술을 담합하기 어려운 경우로 보이는 점을 이유로 절차적 하자로 본 건 부과처분을 취소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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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주 기자 ksj@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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