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규·판례] 대법 "중대재해 발생한 공장 '50인 미만'이라도 처벌 가능"

2026.03.24 08:00:00

기소된 일광폴리머 대표 징역 3년 확정...대법 "사업장=경영상 일체 활동 단위" 판시

 

(조세금융신문=송기현 기자) 대법원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받는 '사업장' 기준은 사고가 발생한 공장 뿐만 아니라 본사와 지점 등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는 활동 단위'로 봐야 한다'는 첫 판단을 내놨다.

사고가 발생한 공장이 50인 미만 규모라고 하더라도 본사와 다른 사업장을 합쳐 판단해야 하므로 법령에 따른 중대재해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최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산업재해치사) 혐의를 받는 제조업체 일광폴리머 대표 A씨의 상고를 기각해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된 일광폴리머 법인의 상고도 기각해 벌금 5억원을 확정했다.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됐던 공장장 B씨는 2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형을 선고 받은 후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된 상태였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22년 3월 17일 충남 서천군의 일광폴리머 제조 공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와 관련이 있다. 당시 20대 근로자 1명이 폭발로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10여일 뒤 끝내 사망했다.

검찰은 공장장 B씨가 적절한 안전 조치 없이 정해진 세척 방법과 절차를 무시한 채 인화성 물질인 에탄올로 전기차 히터 부품인 컨덕터를 세척한 후 밀폐된 항온항습기에 넣어 건조하도록 지시해 폭발로 근로자를 숨지게 한 과실이 있다고 보고 그를 기소했다.

대표 A씨는 경영책임자로서 사업장의 안전관리 체계를 갖추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는다. 일광폴리머 법인은 양벌규정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당초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형과 함께 사회봉사 200시간 명령을 받았으나 2심에서 더 무거운 형을 받았다. 2심 재판부는 "이번 사고는 근본적으로 공장에 안전관리 시스템이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A씨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A씨와 일광폴리머 법인은 상고를 제기하며 자신들이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다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지난 2021년 1월 시행됐는데, 당시 부칙으로 '상시 근로자 수 50인 미만 사업장은 공포 후 3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는 경과 규정을 뒀다. 사고가 발생한 공장은 50인 미만 규모였던 만큼, 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게 A씨 등의 주장이다.

대법은 1·2심에서 다투지 않은 쟁점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면서도 중대재해처벌법에서 규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의 기준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대법은 "중대재해처벌법 3조 및 부칙의 '사업 또는 사업장'이라 함은 원칙적으로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면서 유기적으로 운영되는 경제적, 사회적 활동 단위(이하 활동단위)'를 의미한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사, 지점, 공장 등의 개별 조직이 장소적으로 분리되어 있더라도 그 인사 및 노무관리나 재무·회계 처리 등이 독립적으로 운영되지 않은 채 '활동단위'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면 개별 조직 중 한 곳에서 재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활동단위'를 구성하는 조직들 전부의 상시 근로자 수를 모두 합산해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사고가 발생한 공장은 50인 미만이지만, 유기적인 '활동단위'로서 본사와 다른 공장 등 일광폴리머 회사 전체를 하나의 사업장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은 이런 전제 아래에서 판단한 2심 재판부 판결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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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현 기자 sgh@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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