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송기현 기자) 대법원이 지난 2024년 4·10 총선을 앞두고 지역 후보자들의 기후 관련 공약을 비교평가한 뒤 서열을 매긴 자료를 배포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환경운동가들에게 벌금형을 확정지었다.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종권 창원기후행동 고문(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던 원심을 확정했다.
변기수 창원기후행동 공동대표에게는 벌금 70만원의 판결이 확정됐다. 함께 재판에 넘겨졌던 이상용 공동대표는 앞선 2심에서 벌금 70만원이 확정됐다.
이들은 총선을 앞둔 지난 2024년 4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 창원 지역에 출마했던 후보들의 기후 공약 등급을 비교 평가해 낙제·미흡·보통·우수·최우수 5등급으로 나눈 자료를 배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후보자 11명의 기후 관련 공약을 분석해 공약별로 -10점부터 +10점까지 점수를 매긴 뒤 총점을 집계해 등급을 매겼다. '최우수' 후보는 없었고 우수와 보통, 미흡이 각각 3명씩, 낙제가 2명이었다.
공직선거법 108조의3은 후보자의 공약을 비교 평가한 결과를 공표할 수 있도록 하되, 후보자별로 등급을 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서열을 매기는 행위를 금지한다. 이를 어기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1·2심은 환경운동가들이 공표한 자료가 공직선거법에서 금지하는 후보자 간의 '서열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유죄 판결을 선고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금지되는 행위라는 점을 안내했음에도 이들이 발표에 나선 점도 함께 고려했다.
1심은 "공직선거법에서 금지하는 '서열화'는 등수를 나열하는 것 뿐만 아니라 등급을 순서대로 나열하는 것도 당연히 포함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후보자들에게 기후위기 대응 공약을 요구했으나 별다른 성과가 없자 일반 시민들에게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보아 형을 정했다.
2심은 "(박 대표 등은) 기후 관련 공약을 비교 평가한 뒤 이를 가치중립적인 항목으로 분류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검찰과 박 대표 등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대법원도 1·2심의 판단에 수긍해 형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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