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이란, 호르무즈 ‘선별 통과’ 공식화…K-해운 현금흐름 ‘비상’

2026.03.25 11:11:45

미·이스라엘 연관 선박 차단 방침에 국내 선사 불확실성 증폭
HMM·팬오션 등 물리적 노출 적지만, 장기계약 수행 차질 시 매출 직격탄
카타르 LNG선 15척 ‘불가항력’ 조항 쟁점 부상…선박금융 상환 부담 우려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 봉쇄 대신 자국과 사전 조율된 ‘비적대적 선박’만 통과를 허용하겠다는 이른바 ‘선별적 통항’ 방침을 내세우면서 국내 해운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당장 우리 선박이 나포될 물리적 위험은 제한적이지만, 통항 지연이나 거부가 장기화될 경우 해운사들의 매출 감소와 현금흐름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외신에 따르면, 이란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폐쇄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이들과 연관된 선박의 통항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여기서 핵심은 ‘국적’보다 ‘연관성’이다. 한국 선박이라 하더라도 적재된 화물의 주인, 선박의 실소유주(지분), 혹은 직전·차기 기항지가 미국이나 이스라엘과 연결되어 있다면 이란 측으로부터 ‘적대적 선박’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23일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장관과 전화 통화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 항행 안전 보장과 글로벌 에너지 공급 정상화를 위한 이란의 긴장 완화 조치를 촉구하기도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란은 통항 제한의 원인을 보험사들이 위험 기피 등 외부 요인으로 돌리고 있다”며 상황의 복잡성을 시사했다.

 

주요 선사 노출도 낮지만…‘수익성’은 별개 문제


한국신용평가의 집계에 따르면 현재 해협 내에 위치한 국적 선박은 HMM 5척, 팬오션 2척, SK해운 1척 등 총 8척이다. 전체 보유 선박 대비 비중은 1~4% 수준으로 높지 않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위험이 ‘선박 수’가 아닌 ‘계약 구조’에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중동 지역 장기운송계약(CVC)을 수행하는 선사들의 경우, 해협 통과 거부로 항차를 완료하지 못하면 운임 자체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는 곧바로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 대체 항로를 선택하더라도 우회에 따른 유류비와 항비 등 운송원가가 급증해 수익성이 악화되는 구조다.

 

카타르 LNG선 15척 운명은? ‘불가항력’ 조항 쟁점


가장 큰 변수는 카타르에너지와 맺은 LNG 장기공급계약이다. 현재 팬오션, 에이치라인해운, SK해운은 각각 5척씩 총 15척의 LNG운반선을 카타르 노선에 투입하고 있다.

 

이 중 14척은 현재 해협 밖에 머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계약상 ‘불가항력(Force Majeure)’ 조항 적용 여부가 도마 위에 올 수 있다.

 

한신평은 “장기계약을 기반으로 선박금융 원리금을 상환해야 하는 선사들에게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는 현금흐름 관리 측면에서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국내 화주들과 선사들은 호르무즈 외 대체항을 지정해 화물을 내리거나 인도양 인근에서 행정 절차를 밟으며 대응책을 모색 중이다. 하지만 이란이 선박별로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선별 통과’ 카드를 쥐고 있는 만큼, 우리 해운업계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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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명 기자 cma0211@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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