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정부의 고강도 가계부채 관리 기조와 연간 한도 소진으로 은행 대출 창구가 사실상 ‘셧다운’ 상태에 접어들었으나, 2026년 새해가 시작되면서 가계대출 접수가 재개됐다. 시중은행에 이어 상호금융권도 가계대출 빗장을 풀고 있는 분위기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먼저 연초가 시작되면서 그간 제한했거나 중단했던 가계대출 상품 판매를 정상화했고,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지난 2일부터 주택담보·신용·전세자금대출의 타행 대환을 재개했으며, 대출 한도를 실질적으로 축소시켰던 모기지보험 가입 제한도 해제했다. 신한은행은 대출 상담사를 통한 주택담보·전세자금대출 접수를 다시 시작했고, 아파트 담보에 한해 MCI 가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택담보대출을 재개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10월부터 각 영업점에 주택담보·전세자금대출 판매 한도를 월 10억원으로 설정했던 것을 전격 해제했다.
상호금융권에 속하는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올해부터 비조합원 대상 가계대출 접수를 다시 받기 시작했다. 일부 단위 수협의 경우 역시 지난해까지 중단했던 가계대출을 다시 취급하고 있다.
시중은행과 상호금융권이 이처럼 대출 상품 판매를 재개할 수 있게 된 이유는 새해가 도래하면서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가 갱신, 대출 여력이 다시 생겼기 때문이다.
통상 은행들은 연초에 대출 영업을 공격적으로 진행하다가,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가계대출 규모가 목표치에 근접하면 영업 활동을 축소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 지난해 하반기 정부가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 카드를 꺼내들면서 대출 한도가 더욱 빨리 소진됐고, 그만큼 대출 문턱이 높아져 실수요자들까지 발을 구르는 상황이 이어졌다.
시중은행과 일부 상호금융이 새해를 맞아 대출 빗장을 풀면서 실수요자들 입장에서 소위 ‘돈 나올 구멍’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지난해 가계대출 총량이 조기 소진된 경험을 학습한 수요가 올해 상반기에 선제적으로 몰릴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중은행과 상호금융권 모두 한정된 대출 물량을 두고 총량 관리를 해야하는 만큼 향후 한도와 조건 심사가 더 까다로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취재진에 “올해는 대출 가능 여부를 막판에 판단하기보다, 자금 조달 시기와 한도를 미리 계산해 빠르게 움직일 필요성이 커졌다”며 “총량 관리가 유지되는 상황에선 실수요자라도 준비가 늦으면 선택지가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지난해처럼 대출 창구가 갑자기 조여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수요가 상반기에 집중되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은행 입장에서도 한도 배분을 더 보수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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