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세월이 가면

2018.08.27 06:00:00

시인 박인환, 낭송 허무항이, 영상 해송 김경태

 

세월이 가면_박인환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시인] 박 인 환

1946년 <국제신보>에 시 '거리'를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하였다.
<남풍> <지하실> 등을 발표하는 한편 <아메리카 영화시론>을 비롯한 많은 영화평을 남겼다.
주요 작품으로는 <세월이 가면>, <목마(木馬)와 숙녀> 등이 있다.

 

[詩 감상] 양 현 근

  박인환은 30세의 젊은 나이에 심장마비로 요절한 50년대, 모더니즘 계열의 대표적인 시인이다. 긴 이별을 예감이라도 하듯 시인은 이 시를 쓰기 전날, 그의 첫사랑 애인이 묻혀있던 망우리 공동묘지에 다녀왔다고 한다.

  이별은 늘 아프게 마련이다. 미련도 남고 미움도 남는다. 애증이 교차하는 것이 곧 사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애증의 그림자가 희미해질 때 쯤이면 이별은 아련한 추억으로 남는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먹먹해지고 그리워지는 그런 추억 말이다. 전쟁 후 사랑하는 연인과 사랑하는 가족과 생이별할 수 밖에 없었던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고 추억을 어루만진 감정전염(emotional contatagion)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낭송가] 허무항이

시마을 낭송작가협회 기술국장
무진어패럴 재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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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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