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멍

2020.02.17 06:00:00

 

/ 김희경

 

 

어디서 부딪혔는지

멍 자욱이 무릎에 피었다

꾹꾹 눌러보니 살짝 통증도 핀다


부딪힌 기억조차 없을 때는

아마도 내게 부딪힌 무언가는 아팠겠다

늘 그랬던 것 같다

무심코 던진 말이 누군가를 아프게 한 일은

한참이 지난 어느 날 후회가 피었었다

누군가 던진 말에 내가 상처받으면

늘 오래도록 멍울처럼 매달려 있었고

 

멍이 되도록 삼키지 못해 터진 것들은

늘 시간을 필요로 하였었다

시간이 지우는 건 색깔일지 모르나

상처는 긴 세월 상을 드리우며 괴롭히곤 했다

 

무심한 내게 부딪힌 무엇에게

멍을 쓰다듬으며 마음을 띄워본다

 

내 몸에 새겨진 자국이 너의 눈물이 아니길

너무 많이 아파하지 않길

보이고 나서야, 내가 아파져서야 헤아리게 되는

이 무지함을 정녕 용서해주길

 

미안하다

 

[시인] 김희경

부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시감상] 박영애

살아가면서 무심코 한 행동이 그 누군가에는 큰 위험이 되기도 하고, 아픔이 되기도 하며 상처가 되기도 한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라는 속담처럼 그것이 마음의 상처든 육체의 상처든 아프기는 매한가지다. ‘멍’ 작품에서 시적 화자는 어느 순간에 들었는지 모를 멍을 보면서 화자의 주변을 살펴보고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면서 혹여 누군가에게 그렇게 아픔과 상처를 주지 않았는지 반성을 하며, 또 화자가 입은 상처도 다독여 본다.

살아가면서 무심코 던진 말이나 행동으로 우리의 삶의 흔적이 ‘멍’이 아닌 아름다운 향기로 남아 있기를 바란다.

 

“무심한 내게 부딪힌 무엇에게

멍을 쓰다듬으며 마음을 띄워본다

 

내 몸에 새겨진 자국이 너의 눈물이 아니길

너무 많이 아파하지 않길

보이고 나서야, 내가 아파져서야 헤아리게 되는

이 무지함을 정녕 용서해주길

 

미안하다 “ -‘멍’ 작품 전문 중에서-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금주의 시 선정위원장

(현) 시낭송 교육 지도교수

(현) 대한시낭송가협회 회장

(현) 문화예술 종합방송 아트TV '명인 명시를 찾아서' 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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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경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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