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천년의 기다림

2020.10.12 06:00:00

 

천년의 기다림 / 김락호

 

나는

한지의 이름으로 숨을 쉬어야 하는 종이이면서

땅에서 솟아오른 천년의 그리움이다.

 


바람 부는 길가에 서서 세상을 노래하다가

이제 더 이상 나무이고 싶지 않아

사람의 숨결 속으로 파고들었다.

 

나는

어떤 이에게는 가슴에 매달린 꽃이 되었다가

어떤 이에게는 고향을 기억하는 인형이 되었다가

마주 앉은 부부의 사랑 터가 되었다가

우아한 기품을 품고는 문설주의 친구도 되었다.

 

백번을 두드려 천번을 씻어 내린 모습으로

한 땀 한 땀 바늘이 지나간 자리엔 천사의 날개를 달고

절망의 고독 속에서도 변치 않은 아름다움을 품어

세상을 향해 던지는 미소에 수수함도 담았다

 

또 한 번 세상은 영혼을 위한 잔치를 준비하고

밝은 것 어두운 것도 없고 거친 것 무른 것도 없는

세상에 단 하나

오로지 천년을 살아갈 수 있는 모습으로 나는 비상을 꿈꾼다

 

천상의 생명이 가슴에 내려앉는 날

거친 닥나무 결에 숨어서 기다린 갈빛 세월을

신비로운 탄성의 미학으로 승화시키며 나는 춤춘다

 

당당한 옛스러움을 안고 찬란한 하늘을 날아오른다.

 

[시인] 김락호

(현)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이사장

(현) 대한문인협회 회장

(현) 도서출판 시음사 대표

(현) 대한문학세계 종합문화 예술잡지 발행인

저서:《눈먼 벽화》외 11권

편저:《인터넷에 꽃 피운 사랑시》외 250여권

명인명시 특선시인선 매년 저자로 발행

시극: <내게 당신은 행복입니다> 원작 및 총감독

(CMB 대전방송 케이블TV 26회 방송)

 

[시감상] 박영애

닥나무의 껍질에서 보이지 않는 수많은 과정을 거쳐 한지로 완성되어 우리 삶 속에 들어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인내와 정성 그리고 세월이 묻어 있을까? 그 기다림 속에 닥나무의 껍질은 한지로 완성되어 그 누군가에게 꽃이 되기도 하고, 아름다운 추억의 인형이 되기도 하며, 또 사랑을 나누는 터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은은한 향처럼 고고함으로 우리의 삶 깊이 들어와 많은 것을 함께하고 있다.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그것을 지혜롭게 견디고 이겨낼 때 또 다른 아름다운 삶을 만들어갈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면서 귀하게 만들어진 한지를 더 사랑하게 된다. 이 시는 ‘서울 국제 종이공예 박람회’ 때 의뢰를 받아 지은 시로 박람회장 개막식에 시낭송으로 웅장하게 울려 퍼지기도 했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금주의 시 선정위원장

(현) 시낭송 교육 지도교수

(현) 대한시낭송가협회 회장

(현) 문화예술 종합방송 아트TV '명인 명시를 찾아서' 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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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락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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