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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철 교수의 병의원 경영 컨설팅 ②]

작은 병의원에 미션과 비전이 과연 필요할까?

지난 주 첫 칼럼에서 환자수가 계속 줄고 있어 고민인 병원장에게 우선 직원 교육부터 하자고 말씀드리자 병원장이 내심 실망하였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반면 어느 정도 직원 교육에 대해서 공감하고 있는 병원장들은 그럼 친절교육을 하자고 한다. 국가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정기적으로 친절교육을 실시하는 병원이 많기 때문에 병원 교육하면 친절 교육부터 생각나는 것이 사실이다. 
  
병원은 서비스업이고 고객(환자)과의 대면 접촉이 많기 때문에 친절교육이 중요하다. 그러나 어떻게 친절 교육을 할 것인가를 물었을 때 구체적인 대답을 하는 병원은 많지 않다. 인사 잘 하고, 전화 잘 받고, 미소를 잘 지으면 되지 않겠냐는 대답은 그나마 구체적이다. 
  
우리가 흔히 병원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병원은 매우 다양하다. 예를 들어 대학병원도 병원이고 동네 소아과도 병원이다. 압구정동 성형외과도, 이천 지역 산부인과도 모두 병원이다. 즉 규모에 따라, 설립 방법에 따라, 지역에 따라, 진료과목에 따라 각각 ‘모두 다른’ 병원이다. 여기에 의과 외에 치과와 한방도 있다. 
  
이 말은 다시 말해서 친절교육도 모두 달라야 함을 의미한다. 6개월 넘게 기다려야 하는 대학병원의 친절함과 요즘 들어 환자가 줄기 시작한 동내 터주내감 한의원의 친절함은 달라야 한다. 암환자처럼 중증도 높은 환자들이 밀려드는 대학병원 접수 창구에서 흔한 감기로 찾아온 할머니에게 많은 시간을 들여서 감기를 잘 치료할 수 있는 진료과를 소개해 주는 것이 친절인가? 주로 오전에 60대 이상 노인들이 침을 맞으러 몰리는 한의원이 갑자기 인터넷으로 예약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이 친절일까? 
  
의료전달체계의 정점에서 암환자를 수술할 인력과 시설이 있는 대학병원은 과감히 일반 감기환자를 되돌려 보내야 친절한 것이다. 70대 할머니들이 오전 시간에만 몰려 대기시간이 길다면 오후에 오시면 다리라도 한 번 더 주물러 드리겠다고 말하며 오후에 부가서비스를 제공하여 환자를 분산시키는 것이 친절함이다. 

다시 컨설팅 의뢰를 받은 병원으로 돌아가서 어떤 교육을 해야 하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환자 수를 다시 늘리기 위한 첫 번째 교육은 친절이나 마케팅이 아니라 미션과 비전에 대한 교육에서 시작해야한다. 미션이란 간단하게 말해 존재의의이며 비전은 목표를 의미한다. 
  
가장 먼저 병원장과 직원들에게 왜 우리 병원이 존재하는지부터 묻는다. 의료공급이 부족하던 시절에는 병원 문만 열면 저절로 병원이 잘 되었다. 이후 경쟁 병원이 생기면서 규모, 의료 기기, 인테리어 등 하드웨어 측면의 경쟁이 벌어 졌다. 경쟁 병원이 어떤 의료기기를 도입하였다고 하면 우리도 도입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불안해했다. 대기실 인테리어를 바꿨다면 우리도 다시 인테리어를 해야 하는지 걱정하기 시작했다.
  
바이럴 마케팅이라는 인터넷과 SNS를 활용한 ‘입소문’ 마케팅이 의료계에 대유행을 하면서 이런 경쟁은 더 치열해 졌다. 환자들은 간단한 검색을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병원들을 비교할 수 있게 되었다. 병원장 역시 경쟁 병원의 변화를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되자 이런 하드웨어 경쟁에 대한 불안감은 더 커져만 갔다. 
  
이런 경쟁 속에서 놓친 부분이 바로 미션에 대한 고민이다. 병원을 처음 설립하였을 때 우리 병원은 이래야 한다는 꿈이 있었을 것이다. 지역 주민들에게 이런 의료서비스를 하겠다는 것부터 한국에서 이런 병원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까지 다양한 꿈을 꾸었을 것이다. 그러나 하루하루 환자 수에 신경을 쓰면서 환자는 수익을 위한 숫자로 변했고, 직원들이 퇴사와 채용이 반복되면서 직원은 비용이라는 숫자로만 보였다. 
  
숫자로 보아 이를 관리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그 이면을 함께 읽어야 한다. 환자가 줄었다면 왜 줄었는지, 직원이 자주 바뀐다면 왜 그런지 원인을 살펴야 한다. 그리고 그 원인은 바로 미션에서 시작한다. 진료과를 불문하고 병의원의 공급은 이미 수요를 넘어 선지 오래다. 우리 동네에 이렇게 병의원이 많은데 왜 우리 병원은 존재해야 하는지 스스로 물어 보아야 한다. 
  
미션은 오랫동안 추진해 오던 진료방침을 구체화할 수도 있고, 평소 하고 싶었던 영역을 차별화 포인트로 만들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다른 병원과는 다른 분만철학을 갖고 산부인과를 운영해 왔다면 그 분만철학이 바로 미션이다. 평소에 스트레스가 육체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많은 한의원이 있다면, 정신건강을 한의학을 통해 지키겠다는 미션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미션을 정립하였다면 다음은 비전이다. 비전은 몇 년 내에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이다. 수익이나 환자수, 규모 등 재무적인 지표가 될 수도 있고, 지역 내 평판이 될 수도 있다. 다음 주 칼럼에서는 비전과 전략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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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