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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전문가 칼럼]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 등록 2015.06.13 16:49:44

엄명용-프로필사진.jpg
엄명용 유퍼스트 서울지사장

[조세금융신문] “보험은 남을 돕는 것이고, 돕는 분도 도움을 받는 분도 떳떳하게 주고받을 수 있는 좋은 금융제도이다. 예를 들어 암보험을 가입한 사람은 누구를 돕는다는 의식없이 가입과 동시에 이미 누군가를 돕는 것이고, 암보험금을 수령하는 고객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는다는 부채의식 없이 떳떳하게 보험금을 수령하니 참 좋은 제도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이야기냐’ 구요? 지난 신규리쿠르팅 면담에서 신입사원 면접에서 나온 이야기다. 보험회사 재취업 의견에 담당 담임 목사가 격려해준 이야기라고 신입사원은 들려준다.

고객이든 신입사원이든 미팅 시에 종교나 정치이야기는 가급적 피하는 주제인데, 오늘 우연히 듣게 된 이 이야기가 마음 한 켠에 오랫동안 있던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했다. 지금은 장가 간 조카가 초등학생 시절이니 꽤 오래 전 일이다.

한창 교회를 개척하느라 바쁜 손위 동서(목사)는 여러모로 고생이 많았다. 특히 금전적으로 힘들 때라 가정에 우환이 생길 새라, 회사에서 배운 대로 조카들 질병이나 재해를 담보하는 보장성 보험을 조심스레 권한 적 있다.


당시 신앙심이 하늘을 찔렀던 동서(목사)의 한마디는 “동서, 걱정하지 말아. 우리 가정은 그분(하나님)께서 다 알아서 해주실 거야, 그분께 믿고 맡기면 되는 거야!”였다. 나는 그 말이 아직 목에 걸린 가시처럼 따끔거린다.


그런데 마침 신입사원이 면접 자리에서 목회자에 대한 인식을 확 바뀌게 하는 말을 들려준 것이다. ‘그래, 그(목사) 직업군(群)이 그런 것이 아니라 단지 한 사람 의견일 뿐인 것을!’ 나는 단편적 경험을 전부인 양 믿어온 그동안의 편견이 부끄러웠다.


신입사원 면접을 하는 중 미팅 룸 밖 문인숙 팀장이 자주 눈에 띄었다. 아마 급하게 상담할 일이 있음이 분명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가뜩이나 말이 빠른 문 팀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말을 쏟아냈다.


“지사장님, 이 앞 남대문시장에 속옷 전문 ‘KK(사)’라는 점포가 있어요, 사장님 부인이 제 친구거든요. 아들이 둘인데 서른 가까이 된 큰아들이 장애가 있어 부모 걱정이 많아요. 돈은 잘 버는데 큰아들이 저러니 돈이 다 무슨 소용이에요! 지사장님, 부부 사후 큰아들을 걱정하는 친구 부부를 돕는 뭐 좋은 방도 없을까요? 지사 이전으로 바쁘시니 마무리된 후 동행 한번 해주세요?”


내 대답을 듣기도 전에 말 만큼이나 행동도 빠른 문 팀장은 저만치 가고 있었다. 오늘은 신입사원 면접 때부터 보험의 본래 기능을 상기하며 가슴 뭉클했던 끝이라 장애가 심한 아들의 삶을 걱정하는 부모 심정이 이해되고도 남았다. 문 팀장과 면담 후 틈틈이 관련 준비를 시작했다. 문 팀장의 동행요청이 언제 있을지 모르니까.


먼저 2013.7.1일자로 개정된 ‘성년후견인제도[민법 940조의 4(성년후견감독인의 선임에 관한 법률 규정)]’는 후견인의 자격과 법적 근거, 직무 등 기본적 소임과, 성년후견인이 재산권을 함부로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한계까지 잘 담고 있어, 부모의 염려를 일정부분 해소할 수 있다.


문 팀장과 조우(遭遇)할 때마다 ‘KK(사)’ 동행이 생각나 괜히 혼자 마음이 바빠지곤 했다. 4월 30일, 비가 부슬부슬 오는데 문 팀장이 “지금 KK(사)에 사장님이 계시니, 가시죠!”한다. 사무실에서 남대문시장이라야 고작 10분 남짓이다.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준비해두었던 관련 자료를 다시 한번 훑어보았다.


또한 문 팀장을 통해 다시 최근 고객 상황을 점검하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문 팀장의 성격대로 사전준비없이 좀 급한 감이 들었으나 ‘타인을 통해 백번 전해 듣는 것보다 직접 만나보는 것이 나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부딪혀 보기로 했다.


상담이 늘 조용한 사무실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KK(사)’사장님과 우리는 남대문 옷가게 한쪽에 보조의자를 놓고 옆에 손님들이 왕래하는 와중에 마주 앉았다. 이런 면접일수록 핵심을 잘 정리해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메시지가 전달되어야 한다.


“사장님 장애인 아드님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희 어머니도 시각 장애인이셨던 터라 사장님 가족을 조금 더 이해할 것 같습니다. 그 아드님을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나서 단도직입적으로 세 가지를 설명했다.


첫째, 장애인에게 상속·증여시 5억까지 증여세과세가액에 산입하지 않는다는 점을 활용해 5억을 지금 증여하거나, 목돈이 없으면 5억을 목적자금으로 저축성 보험을 가입해 지금부터 적립해나갈 것을 제안하였다.


둘째, ‘장애인 복지법 32조’에 따라 보험금 수령 시 연간 4천만 원까지 증여세를 납부하지 않음을 설명하고 이에 합당한 즉시연금(바로받는연금)을 소개하였다.


셋째, ‘성년후견인’제도에 대해서도 설명해 드렸다.


다른 일반손님들이 계속해서 들어오고 사장님도 다른 약속을 미루고 면담에 응했던 터라 우리는 재방을 약속하고 귀소(歸巢)하였다. 처음 ‘KK(사)’ 상황을 듣고부터 짬짬이 장애인 관련 세제와 보험자료 등을 정리해왔던 터라 갑작스런 방문에도 당황하지 않고 핵심을 전달할 수 있어 다행스러웠다.


그동안 마음을 썼던 시간이 그 가정에 도움되었으면 좋겠다.

*마태복음 6장, 선한 일을 할 때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엄명용 : 유퍼스트 서울지사장  ommy0001@hanmail.net
전) 교보생명 연수원 및 지원단장(관악/성남/강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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