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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長壽의 역설’ 피하려면...“젊었을 때 습관부터 바꿔라”

[장면1]
“나 자신이 일흔 살 되고 보니 옛날부터 드문 나이라던 시구가 맞는 말임을 알겠구나 자리에서 담소 나누는 이들은 모조리 새 얼굴 꿈속에서 단란하게 모인 이들만이 옛 벗일세 요동의 학처럼 고향 찾아와 슬퍼할 것까지는 없어도 빠른 말처럼 달리도록 누가 세월을 재촉하나? 남아 있는 몇 사람도 이제는 모이기 힘들어 새벽 별 드문드문 반짝이듯 흩어져 사누나“
(Bravo My Life, 2016/12월호에서 재인용)


이 시는 경현(警玄) 김효건(金孝建, 1584~1666))이 70세 넘어 쓴 ‘밤마다 꿈에서 죽은 벗을 본다’를 안대회 교수가 번역한 것이다. 오래 살다 보니 주변의 말동무들이 하나 둘 사라진 노년의 쓸쓸함을 담담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그는 83세, 아내는 93세, 아들은 94세를 산 장수 가족이다. 양반 집안이라 먹고 사는 문제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웠다 하더라도 쓸쓸함은 비켜갈 수 없었던 모양이다. 장수의 역설이라고나 할까!


[장면2]
광화문이 촛불로 타오르기 얼마 전 어느 날 오후! 늦은 점심을 위해 교보문고 뒤 현대화된 먹자빌딩 내 순두부집으로 들어갔다. 홀에 자리를 잡고 음식을 기다리는데 앞 테이블에 7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10여분이 반주를 곁들이며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모두 중절모와 가디건 등으로 한껏 멋을부린 모습이다. 누추함과 외로움은 찾아볼 수 없다. 서민의 따뜻한 노년이 예사롭지 않다. 김효건의 70대와는 완연히 다른 모습이다.


[장면1]은 조선 중기에 장수한 사람의 이야기고, [장면2]는 21세기 70대의 이야기다. 동년배이지만 시대의 간극만큼이나 상황이 판이하다. 노년을 바라보는 시각은 시대에 따라 고정된 것이라기보다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노년은 존재론적 문제라기보다 인식론적 문제에 더 가깝다.


노년을 부정적으로 묘사하기로 유명한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말한다. “노인들은 과거를 생각하고 과거 속에 살며, 희망보다는 기억에 의존한다. 그들의 과거는 길지만 미래는 짧고 불확실한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수다스러울 정도로 계속 과거에 대해 말한다.” 반면에 노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빅토르 위고는 <레미제라블>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은총이 주름 사이사이에 섞일 때 노년은 더할 나위 없이 근사한 것. 만개한 노년에는 뭔지 모를 새벽의 빛이 있다.”


 [장면1]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눈에 비친 노년은 쓸쓸하고 회고적이다. 반면에 [장면2]와 빅토르 위고의 눈에 비친 노년은 근사하고 희망적이다. 요즘의 70대가 빅토르 위고의 눈에 비친 노년이라면, 조선시대의 70대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눈에 비친 노년에 가까우리라!


요즘 70대는 한창 두 번째 청춘을 누리는 나이일 뿐이다. 그러나 아무리 이렇다 하더라도 누구에게나 그런 것은 아니다. 준비된 자만이 오늘날 두 번째 청춘을 누릴 수 있다. 특히 재무적 준비와 관계적 준비가 안 된 사람들에게 두 번째 청춘의 즐거움은 상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친구와의 만남에도 한번쯤 밥을 사야하는 돈 문제가 연루되어 있음을 감안하면 관계적 준비는 곧 재무적 준비의 종속변수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노년에 돈이 없으면 스스로를 집에 옭아매는 자발적 연금(軟禁) 상태에 빠지지만, 준비된 자들은 여유로운 연금(年金)생활을 누릴 수 있다.



준비되지 않은 자 앞에 놓인 무서운 노년에 대해 시몬 드 보부아르는 통렬한 일침을 놓는다. “사람들은 우리에게 퇴직생활이란 자유와 여가의 시간이라고 이야기한다. 시인들은 항해를 다끝마치고 도착한 항구의 감미로운 즐거움을 떠벌려 예찬한다.


그러나 이것은 염치없는 거짓말들이다. 대부분의 수많은 노인들에게 사회가 부과하는 생활수준은 너무나도 비참해서 ‘늙고 가난한’이라는 표현은 이제 중복 표현에 불과하다. 역으로 살펴보자. 극빈자의 대부분이 노인들이다. 여가시간이 많다고 해서 퇴직자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는 것은 아니다. 한 개인이 마침내 여러 가지 구속에서 해방되는 순간, 그는 그 자유를 활용할 수단을 빼앗긴다. 그저 쓰레기 신세가 된 그는 고독과 권태 속에서 그럭저럭 목숨을 부지하는 수밖에 없다.” (<노년> 서문에서)


퇴직자들이 안정적 자유와 알찬 여가의 시간을 보내려면 재무적 준비는 필수다. 특히 노후파산에 빠지면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다. 현역시절 파산에 빠지면 다양한 방법으로 파산상태를 극복하고 여유로운 노후를 기약할 수 있다. 하지만 안정적인 현역시절을 보내다 노후에 파산을 하면 하느님도 어쩔 수 없다.


노후빈곤의 수렁에 빠져 기나긴 노후가 원망스러울 뿐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노후파산과 하류노인이란 말이 유행이다. 세계에서가장 부유한 나라의 하나이며, 노인이 엄청난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인 일본에서 노후파산과 하류노인이 유행한다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노인의 금융자산이 일본과는 비할 바 아니고, 이미 노인빈곤율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될까?


나카무라 히로시(中村宏)의 <노후에 파산하는 자, 하지 않는 자>에 소개되어 있는 내용을 ‘노후파산 예비군’과 ‘노후파산 안전군’으로 바꾸어 보면 다음과 같다. ‘노후파산 예비군’의 습성은 버리고, ‘노후파산 안전군’의 습관은 받아들인다면 평안한 노년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손성동 프로필]

• 연금과은퇴 포럼 대표
-‘꿈꾸는 은퇴와 연금’ 블로그(blog.naver.com/ssdks6519) 운영
• 전)삼성금융연구소
•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 미래에셋은퇴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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