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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철 교수의 병의원 경영 컨설팅①]

우리 병원 친절하다고 광고했는데 실제로는 친절하지 않으면 어쩌시겠습니까?

<연재에 들어가며>
20년 전 경영학과에 처음 입학하여 경영학원론을 접했던 첫 날, 「경영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주제로 유명한 노교수께서 강의를 시작하셨다. 
오래 전이라 강의 내용을 모두 기억하지는 못 하지만, 인적 자원과 물적 자원을 구분하여 관리한다는 말씀을 가장 먼저 하셨다. 이런 이유로 경영학은 가정학이나 행정학과 그 경계가 모호해 질 때가 있다고 하셨다. 기업처럼 가정이나 행정조직 역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고, 부동산이나 각종 기기 등을 관리한다. 
  
그러나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은 분명히 가정이나 행정조직과는 달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셨다. 많은 국민들은 병원은 비영리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나 병원 역시 일부 대학병원, 국공립의료원, 재단법인 병원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 병의원이 개인의 영리를 위해 존재한다. 왜냐하면 아무리 작은 의원이라도 2억에서 3억 원씩 대출해서 위험을 무릅쓰고 개원을 하고 대출금을 갚아 가며 자신과 가족, 직원들의 행복을 위해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재무관리, 인사관리, 생산관리, 마케팅관리 등 4대 관리 분야가 있으며 이 외에 전략과 회계, 시스템이 중요하다는 말씀이 요지였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비롯하여 많은 경영대학들의 교수진 구성 역시 재무, 인사, 생산, 마케팅, 국제경영(전략), 회계, 경영정보(시스템) 등 7개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러 조직을 경험하면서 이 말씀들은 더욱 선명하게 떠오른다. 앞으로의 병의원 경영 컨설팅 이야기 역시 노교수님의 첫 날 강의 내용에서 크게 벗어 나지 않을 것이다. 다만 각 병의원 사정에 따라 적용하는데 있어서 실무적인 변화만이 있을 뿐이다. 
  
<병원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 교육과 인사관리>
한국 경제가 발전을 거듭할수록 기업이 늘어났고, 이에 발 맞춰 경영학에 대한 교육역시 많은 발전이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경영학하면 돈을 벌게 해 주는 기술 정도로 오해를 하고 있다. 특히 경영학을 체계적으로 학습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의료계는 병원의 수익성이 악화되면 그 대처로 경영 컨설팅을 급하게 찾게 되는 경향이 있다. 
지난 주에 강의를 하게 된 병원 역시 환자수가 줄어들자 경영 컨설팅을 찾게 된 경우였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우선 강의를 시작하겠다고 하자 뭔가 획기적인 대안을 기대했던 병원장은 내심 실망하는 눈치였다. 경쟁병원에 환자를 빼앗기고 있는데 최신 의료기기를 도입한다거나, 인테리어를 바꾼다거나, 또는 대대적인 광고를 하는 게 아니라 강의라니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너무 안이하지 않는가라는 의구심을 갖을지도 모르겠다. 
  
병원장에게 질문을 던졌다. 환자가 줄어 들 때 마다 최신 의료기기를 도입하시겠습니까? 인테리어 새 단장을 매번 하시겠습니까? 기기나 인테리어는 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일단 아니라고 한다. 그럼 우리 병원이 최고라고 광고를 해서 환자들이 많이 오게 되었을 때 실제로 최고가 아니면 어쩌시겠습니까? 여기에 대해서 병원장은 순간 말을 잃었다. 우리 병원 친절하다고 광고하였는데 실제로 의료진나 행정직원들이 친절하지 않다면 오히려 광고를 안하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병원은 서비스사업이기 때문에 환자와 직접 대면하는 구성원에 대한 교육이 그 어떤 투자보다도 중요하다. 그러나 어떤 교육을 할 것이냐는 물음에 친절교육이라고 대답한다면 그 교육 효과는 길어야 2주 정도이다. 2주 후면 다시 예전에 하던 대로 환자를 대할 것이다. 병원은 대부분 지극히 노동 집약적이고 규모가 영세하기 때문에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기 때문이다. 
  
병원은 구성원들부터 바뀌어야 하고 이에 대한 시작은 교육을 포함한 인사관리부터이다. 그러나 정확한 목표,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과 연계되지 않은 인사관리 기법들은 앞서 말한 친절교육처럼 2주만에 잊혀질 탁상공론이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다음 주부터 병원 경영학의 ABC가 무엇인지 병의원 필드에서 쌓인 컨설팅 경험으로 풀어 가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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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