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보우 교수)대형 금융그룹회장 몇이 연봉을 반납하겠다고 나섰다. ‘일자리 창출’의 재원으로 한다는 것이다. 연이어 은행장들과 지방금융그룹 회장들은 20%, 여타 임원들은 10%를 반납하겠단다.
올 2분기 실업률은 지난 10여 기간 중 가장 높은 3.9%다. 청년실업률은 같은 기간 동안 최고수준인 10.2%다. 취업률을 단기간 내에 끌어올리기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사정이 이렇게 어렵다 보니 모두가 힘을 모으자는 데는 이의가 없다. 반납하는 급여 일부라도 모아서 다소라도 청년실업을 줄이는 데 일조한다면 바람직한 일이다.
다만 이런 활동이 자발적이라기보다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시선도 없지 않다. 세 그룹 회장이 동시에 치고 나오고 뒤이어 계층별로 반납하겠다는 연봉비율이 정해지는 수순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아주 닮았다.
당시에도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떠나는 임직원과의 고통을 분담한다 하여 임직원들의 급여 일부를 반납했다. 현란하게 출발하였지만 얼마 후 슬그머니 원위치 되어버렸다. 고통을 얼마만큼 함께 나누었는지도 알려진 바 없다.
이번은 금융위기와는 사정이 아주 다르다. 당시는 직장을 떠나는 이들에 대한 단속적 지원이었지만 ‘일자리 창출’은 앞으로 매년 급여가 지급되어야 한다.
금융회사 간의 합병이나 온라인 등 비대면 거래 등이 늘어나 도리어 인력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새로운 채용은 잉여인력을 더 떠안고 가야 하는 부담이 되기도 한다. 당장에 채용을 늘린다는 건 금융의 구조적 실업해법과는 거리가 있다.
얼마의 재원으로 어느 기간 어떻게 시행할 것이라는 플랜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러다간 금융위기 때와 같이 ‘연출된 쇼’가 되지 않을까 하는 예단도 생긴다.
정부의 청년실업 해소대책을 뒷받침하는 성의 표시로 하는 이벤트 얘기 말이다. 금융 서비스업은 상대적으로 인력수요가 많은 편이다.
장기적으로 일자리 창출은 이들 산업을 성장 발전시키는 일이 기본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이 평가한 우리 금융시장 성숙도는 세계 80위다. 아프리카의 가나와 비슷한 정도다. 갈 길이 멀어 보이지만 발전할 여지가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금융권의 연봉반납을 ‘쇼’라 절하할 뜻은 아니다. 금융발전이 일자리가 창출되는 근본을 생각할 때다. 말로 하는 혁신, 슬로건으로 하는 창조금융에서 벗어나야 한다. 당국의 간섭(intervention)은 시장을 성숙 발전시키는 창조혁신의 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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