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은 17일 "176-2회 무보증사채를 보유한 사채권자를 대상으로 사채권자집회를 열어 만기 연장을 추진했지만 부결됐다"고 밝혔다.
이날 현대상선 본사에서 열린 사채권자집회에서 전체 사채권 1200억 원 가운데 74가 참석했지만, 가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부결됐다. 이번 안건은 전체 사채권의 3분의 1이상 참석, 출석 사채권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충족돼야 했다.
따라서 KDB산업은행 등 현대상선 채권단이 현대상선에 대한 조건부 자율협약을 안건으로 올리기로 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따르면 채권단은 오는 22일 실무자 회의에서 안건을 올리고, 29일까지 채권단 100%의 동의를 받으면 자율협약 개시를 의결하게 된다.
자율협약에 들어가면 채권단은 채권의 원금과 이자를 3개월간 유예하고, 실사결과를 바탕으로 출자전환을 포함한 채무재조정 방안을 수립한다.
현대상선에 대한 이번 조건부 자율협약 추진은 회사 자구안 및 해외 선주와의 용선료 조정 협상 등이 진전을 보임에 따라 금융기관들이 사채권자 채무재조정 등을 통한 회사의 정상화를 적극 뒷받침하고자 하는 것이다.
앞으로 채권금융기관 차원의 구체적 정상화 방안 도출을 통해 회사의 해외 용선료 조정 작업 및 사채권자 채무재조정 등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건부 자율협약은 용선료 인하, 사채권자를 포함한 모든 채권자의 공평한 채무재조정을 전제로 추진되는 것으로, 이중 하나라도 협상이 무산될 경우 자율협약은 종료가 되는 조건이다.
17일 현대상선 사채권자 집회 안건이 부결되었으나, 이는 과거 사례에 비추어 구조조정 과정에서 통상 겪는 진통이며 현대상선의 정상화 추진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산업은행 관계자는 밝혔다.
이번 부결에 따라 4월 7일자 공모사채에 대한 연체가 불가피해졌으나, 과거에도 (주)STX 사채권자 집회 부결 후 연체상태에서 재 가결된 사례가 있다.
회사는 용선료 협상 성사가 가시화되는 시점 등을 보아가며 적절한 시기에 모든 회차의 공모사채에 대한 사채권자 집회를 개최하여 형평성 있는 채무조정안을 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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