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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위기십결(圍棋十訣)로 풀어본 보험마케팅

(조세금융신문=엄명용 유퍼스트 서울지사장) 내가 다니는 헬스클럽은 최근 날씨가 풀리면서 회원등록이 부쩍 느는 것 같다. 그 중 30여 대나 되는 러닝머신은 겨우내 나온 뱃살을 줄여보고픈 욕구 때문인지 사용하려면 순서를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재미있는 것은 러닝머신에 부착된 TV 시청만 보아도 ‘이용자의 성별과 연령층을 어림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대 젊은 층은 주로 예능프로를 보고, 주부계층은 드라마를, 4~50대 남자들을 스포츠, 그 중에서도 당구나 골프 방송을 즐겨본다. 70대 이상 남자 어르신들은 주로 바둑TV를 시청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운동을 좋아하는 나도 와이프 눈치 안 보고 내 취향껏 TV채널을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을 오롯이 즐기는 편이다. 매번 골프방송을 보는 편인데, 최근 인간계의 바둑 최강자 한국의 ‘이세돌’ 9단과 구글에서 만든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결이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오름에 따라 바둑채널을 자주 보게 되었다. 그런데 바둑채널을 볼 때마다 주변이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이거 나도 완전 뒷방 노인네(어르신들과 바둑인께 죄송) 취급을 당하는 게 아닌지 싶다.


위기십결(圍棋十訣)로 풀어본 보험마케팅

부득탐승(不得貪勝)

승리에 집착하면 이기지 못한다. 보험 컨설팅에 있어서도 너무 결과에만 집착하면 일을 그르칠 수 있다. 계약체결 만을 목표하면 클로징 실패시 심각한 멘탈(Mental)붕괴에 직면하게 되며, 보험인들의 치명적인 직업병인 ‘까말까?’병에 걸릴 위험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 입계의완(入界誼緩)

경계를 넘어 들어갈 때는 완만하게 삭감하라.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이 딱 맞는 표현이다. 고객의 수입과 지출을 고려한 합리적 보험설계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 공피고아(攻彼顧我)

상대를 공격하기 전에 나를 돌아보라. 고객을 만나기 전에 ‘나의 준비상태를 먼저 돌아보라!’는 뜻으로 충분한 사전준비과정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또 다른 의미로 보면 간혹 고객으로부터 “그렇게 좋은 것이면 넌 준비했느냐?”는 돌발적 질문에도 대비하라는 의미도 담겨있다. ‘소중한 것은 나부터!’는 언제나 진리이다.’ 보험사 직원들이 개인보장이 적다!’는 말은 참 아픈 말이며 현실이다.


▶ 기자쟁선(棄子爭先)

돌 몇 점을 희생시키더라도 선수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객은 나 말고도 여러 곳에서 컨설팅을 받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당신이 고객이라도 그럴 것이다. 컨설팅의 목표로 잡은 주타깃은 본인이 하고, 부가적인 틈새상품이나 기타 상품은 과감히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


▶ 사소취대(捨小取大)

작은 곳은 버리고 큰 곳으로 나아가라. 컨설팅을 함에 있어서도 우선순위와 완급조절이 필요하며, 주단위, 월 단위 계획수립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 봉위수기(逢危須棄)

위험을 만나면 모름지기 돌을 버릴 줄 알아야 한다. 상담을 하다 보면 우연히 제3자가 참석할 때가 있다. 이 경우 계획에 없던 제3자는 대부분 장애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다음을 기약하고 철수할 줄도 알아야 한다.


▶ 신물경속(愼勿輕速)

신중하게 움직이고 경솔하게 서두르지 말라. 컨설팅은 고객의 입장에서 단계적(step by step),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 동수상응(動須相應)

돌의 기능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착수하라. 컨설팅 과정에서의 모든 자료와 설명은 궁극적으로 결론을 강화하는 합목적성을 가져야 한다. 간혹 먼저 설명한 자료나 설명이 결론과 상치되어 자기모순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 피강자보(彼强自保)

상대가 강하면 먼저 자신을 지켜라. 고객의 강한 저항이 있어 컨설팅이 불리하게 전개되면 참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거절은 보험 영업의 시작이라지 않는가? 나의 멘탈(Mental)은 내가 지켜야 한다.


▶ 세고취화(勢顧取和)

세력이 약하면 화평을 취하라. 동행의 가치와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또한 개척시에도 팀별, 그룹별 활동의 가치를 말해준다 할 수 있겠다. 이세돌 9단이 1승 4패로 졌다.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게 승리를 내주는 것을 보며, 마치 인간이 기계에 정복당하는 느낌에 뒷목이 서늘해짐을 느낀 것이 오직 나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지구상에 인간을 이기는 종(種)이 나타나다니.


얼마 전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미래에 살아남을 직업’을 보면, ‘로봇이 당신의 직업을 대신 할 수 있는가?’를 핵심 키워드로 하여, ‘생각하는 기술이 필요한 창조적 사고’가 필요한 직업만 살아남는다고 한다. 보험 컨설팅! 과연 미래에 살아남는 직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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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낚시와 K-관세행정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